이명박 대통령이 11일 입원 중인 김대중 전 대통령을 병문안했다.
이날 오전 서울 세브란스병원 20층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쾌유를 비는 기도를 한 뒤 "기도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했다. 다만 이날 이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을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
"워낙 집념이 강하시니까…"
이 대통령은 "(기도는) 인간이 할 수 없는 것을 의지하는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앞에서, 뒤에서, 안 보이는 곳에서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를 향해 "(김 전 대통령이) 충분히 일어서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경우를 많이 봐 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희호 여사는 "와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사의를 표했다.
이 대통령은 의료진을 향해 "최선을 다 해 달라"고 당부하는 모습이었다. 이에 대해 박창일 원장은 "매 고비마다 잘 이겨내시고, 저희도 고비마다 열심히 하고 있다"고 김 전 대통령의 병세를 전했다.
이 대통령은 "본인이 워낙 집념이 강하시니까…, 최선을 다 해 달라"라고 거듭 당부했다.
자신과 김 전 대통령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이 되고 국무회의에 처음 갔더니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소개를 어찌나 잘해 주시는지, 소개를 전례없이 해 주셔서 기억을 한다"며 "청계천이 다 된 다음에는 자동차를 타고 둘러보셨다고 하더라. 잊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병상을 지키고 있는 박지원 의원을 향해선 "국가적 원로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충분히 일어설 수 있으실 것"이라고 덕담을 하기도 했다.
靑 "지난 주말부터 문병 검토했었다…문병하는 게 당연한 도리"
이 대통령의 이날 병문안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병세가 지난 주말 고비를 넘긴 데 따라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동관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오전 국무회의 이후 이 대통령이 직접 "가보는 게 도리"라고 의지를 드러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변인은 "지난 주말부터 문병을 검토했었지만 상태가 위중하신 상황에서는 자칫 김 전 대통령이나 가족들께 폐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다"며 "마침 상황이 호전됐다는 소식을 듣고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측근들을 향해 김 전 대통령을 "민주화, 민족화해에 큰 발자취를 남긴 정치 지도자"라고 평가한 뒤 "문병을 하고 쾌유를 비는 것은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병문안에는 맹형규 정무수석, 이동관 대변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김인종 경호처장, 김창범 의전비서관 등이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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