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의 아파트 건설 과정에서 분양 승인을 도와주는 대가로 수십억원의 금품을 받은 국회의원과 체육단체장, 공사업체로부터 수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도시개발조합장이 검찰에 적발됐다.
수원지검 특수부(김경태 부장검사)는 아파트 시행업자로부터 분양가 승인 청탁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용인시 씨름협회장 이모(56)씨와 볼링협회장 송모(47.H산업개발 대표)씨 등 2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은 또 폐기물처리업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 배임수재)로 용인 동천구역 도시개발조합장 최모(63)씨, 아파트 시행사 전무 이모(50)씨와 김모(46)씨, 차장 정모(40)씨 등 4명을 함께 구속 기소했다.
아파트 시행사 대표 박모(54)씨, 폐기물처리업체 대표 백모(54)씨, 시행사 간부 양모(39).진모(38)씨 등은 회사 자금을 횡령했거나 뇌물을 주고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임두성, 아파트 시행업자로부터 수십 억 받은 혐의
검찰은 아울러 아파트 시행업자로부터 수십억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로 한나라당 임두성(60.비례대표)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용인시 씨름협회장 이씨와 볼링협회장 송씨는 2007년 9월~2008년 2월 용인시 동천동 A아파트 시행업체 B사 대표 박씨로부터 용인시장 등 공무원에게 청탁해 분양가 승인을 도와주는 명목으로 6차례에 걸쳐 40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도시개발조합장 최씨는 2006~2008년 폐기물업체 C사 대표 백씨로부터 공사 수주 대가로 7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B사 임직원 이씨 등 3명은 백씨로부터 공사 수주를 도와주고 폐기물량 과다 산정 등 부정 행위를 묵인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5천만~3억3천여만원을 받았다.
검찰 수사 결과 B사는 다른 아파트에 비해 높게 책정한 아파트 분양가를 승인받는 과정에서 용인시장에게 로비할 수 있는 창구를 물색하다 시장 측근으로 알려진 이씨와 송씨를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씨와 송씨가 분양가 승인 직전 용인시 공무원과 만나 분양가 승인에 협조해 줄 것을 부탁하는 등 승인 과정에서 개입한 정황을 밝혀냈으나 공무원에게 돈이 건너간 단서는 찾지 못했다.
검찰은 임 의원이 아파트 시행업자로부터 거액을 받고 분양가 승인과 관련해 실제로 공무원에게 로비했는지 등에 대해 수사 중이다.
B사는 2007년 5월 2천여가구의 아파트 사업계획을 승인받은 뒤 같은 해 8월 3.3㎡당 1천794만원에 분양 승인을 신청해 1천726만원에 승인받았다.
당시 용인시가 분양가 1천400만원선에서 건설업체들과 '분양가 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인근 아파트는 1천468만~1천549만원에 분양 승인을 받았으나 A아파트는 신청 16일 만에 3.3㎡당 68만원을 깎는 선에서 승인을 내줘 고분양가 논란과 함께 로비 의혹이 불거졌다.
검찰 관계자는 "지역 토호세력과 개발조합장이 이권에 개입한 사례"라며 "다른 지역 도시개발과 재개발사업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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