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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파워'도 옛말?…권영세, 전여옥에 낙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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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파워'도 옛말?…권영세, 전여옥에 낙승

한나라당 '바닥 민심' 드러낸 서울시당위원장 경선

"당의 분열 세력을 확실히 막아내겠다"며 이재오 전 최고위원에게 칼 끝을 겨눈 중립파 권영세 의원이 범친이계 강경파인 전여옥 의원을 넉넉히 따돌리고 한나라당 서울시당위원장에 선출됐다.

23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서울시당대회에서 한나라당 서울시당 대의원 2335명은 권 의원에게 1062표를 몰아줬다. 전 의원은 805표를 얻는데 그쳤다. 이로 인해 정치적 행보를 강화하고 있는 이재오 전 최고위원은 물론 친이계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9월 조기 전당대회론도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권영세 "이제 자의적 공천은 없다"

권 의원은 유세에서부터 "오늘 우리는 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분열의 흐름에 당을 내 맡기겠느냐"고 사실상 이재오 전 최고위원을 겨냥했다.

경선 도중 강남 지역구의 한 의원은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막판에 총력을 기울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이 선거 결과는 초반부터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이재오 전 최고위원 쪽이) 후보를 잘못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당선 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천이 계파갈등의 원인"이라며 "한나라당 쇄신위 안을 서울시당 공천 과정에 적극 반영하겠다. 자의적 공천, 계파 공천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번 경선의 의미는 서울 지역의 최대 주주인 이재오계가 패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이재오 파워'도 옛날만 못 해?

권 의원은 지난 17일 출사표를 던질 당시 "상대 후보와 싸움이 아니라 배후에서 국민의 엄중한 요구를 외면한 채 정권이 어떻게 되건 사리사욕을 위해 당내 분열을 획책하는 배신과 공작 그리고 음모 세력과 싸움"이라면서 "18대 공천을 난도질한 것 뿐 아니라 이번 지방선거 공천도 전횡하려는 세력과의 싸움"이라고 이재오 전 최고위원을 직공한 바 있다.

서울시장 경선이 진행되는 동안 권 의원 캠프에는 일부 친이직계 내지 소장파 의원들의 보좌관들이 합류하기도 했다. 서울에서 친박계나 중립파의 영향력이 크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친이계 분화 현상이 목격됐다는 이야기다. 이번에 당선된 서울시당위원장은 내년 지방선거 공천에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각 세력이 지대한 관심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볼 때 "전여옥 의원의 과도한 '매파 성향'이 표를 깎아먹었을 것"이라는 '후보 개인의 패배'라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이번 경선은 한나라당의 '바닥 민심'도 이재오 전 최고위원을 떠났다는 해석까지 가능하다.

9월 조기전대론 타격 입을 듯

패배한 전 의원 주위에 포진했던 이재오계와 정몽준 최고위원측은 9월 조기전당대회 선호파로 분류됐고 권 의원 옆에 선 친박계 및 중립파는 '9월은 너무 빠르다'는 입장이었다.

조기전대론을 재점화한 정두언 의원 등은 "청와대와 내각이 새로 개편되는 만큼 당도 개편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디어법 강행처리→내각·청와대 개편→8.15 경축사로 모종의 '국민통합한 제시→대규모 국면전환 프로세스에 보조를 맞춰야 된다는 것.

하지만 친박계의 부정적 입장이 분명하고 9월은 정기국회가 개회하는 시점이라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는 주장도 많다. 중립성향의 의원들도 내년 초 전당대회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날 경선 결과로 인해 '9월 전대 불가론'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재오 조기복귀론'에도 일정한 타격을 미칠 수밖에 없다. 권 의원도 경선 승리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개인적으로 나는 9월 전당대회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전여옥 '감성유세'도 별무소용

이날 전여옥 의원은 전세가 불리하다는 점을 간파한 듯 자신의 유세 시간 대부분을 '감성 자극'에 할애했다.

그는 지난 2월 민가협 회원들과 폭행시비를 언급하며 "병원으로 달려오신 80 넘은 어머니가 '아가, 내 착한 딸아, 엄마손이 약손이다'고 나를 어루만져 80넘은 어머니가 우시고 50 넘은 늙은 딸도 하염없이 울었다"며 "저희 어머니 오늘 하루 웃게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전 의원은 "저희 아버지는 '어떻게 나온 딸인데'라며 계집애 소리 한 번 안했다. 민가협 여자가 제 눈을 후벼파고 계집애라고 했다. 저 아버지께서 천당에서 그걸 못 보도록 기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여옥이 지난번에 무시무시한 테러를 당했다. 민주화운동보상법이 얼마나 잘못됐느냐. 스무살 경찰들이 저 폭도들에 의해 죽음을 맞았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별 호응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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