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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선 출마 시사 ..."대법원 판결 남았으니 자중하며 기다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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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선 출마 시사 ..."대법원 판결 남았으니 자중하며 기다려라"

16일 정치자금법 위반 항소심서 무죄 판결 ... 경남지역 야당, 노동계 일제히 규탄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정치자금법 위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을 하자 경남지역 야권과 노동계가 일제히 입장을 밝히며 규탄하고 나섰다.

서울고등법원 형사2부는 16일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받은 혐의와 관련한 홍 지사 항소심 판결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1심에서는 1년6월의 징역과 추징금 1억 원 선고를 받았다.

홍 지사는 이날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지금 대한민국은 대통령 탄핵과 함께 촛불과 태극기로 국론이 분열되는 등 모든 분야가 천하대란의 위기에 처해 있다”며 “대란대치의 지혜를 발휘해 국민들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다면 어떤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해 그동안 줄곧 거론돼 오던 대선 출마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열어뒀다.

▲홍준표 경남도지사에 대한 정치자금법 위반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와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 도민운동본부가 16일 오후 경남도청 서부청사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제공=단디뉴스

홍 지사의 무죄 판결과 입장 발표문이 나오자 경남지역 야권과 노동계는 일제히 성명을 내고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면서 자중하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이날 “1심 재판부는 여러 가지 직·간접적인 사실을 통해 범죄 사실을 입증하고 실형을 선고했다”며 “2심에서 무죄를 받았다고 해서 경거망동 하지 말라”고 논평을 냈다.

민주당 경남도당은 또 “전국 유일의 무상급식 중단, 진주의료원 폐업 등 각종 갈등을 유발하며 도민과 대립해왔을 뿐만 아니라 주민소환이 추진되기도 했다”며 “도지사로서의 자격을 상실한 상황”이라고 평했다.

정의당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한창민 대변인의 브리핑을 통해 “매우 유감스러운 판결”이라며 “2심 판결이 나자마자 대권 도전을 시사한 것은 참으로 양심도 없는 꼴불견”이라고 평했다.

정의당은 또 “누가 봐도 자격 미달인 홍 지사가 대권 운운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며 “고집불통과 독선적 행태로 경남도민들의 분노를 야기했던 사람이 할 말이 아니다”라고 했다.

노동당 경남도당은 “성완종 리스트는 일종의 임종진술임에도 증거 능력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홍 지사가 항소심 판결만을 믿고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면 경남 도정을 망친 것도 모자라 나라 전체를 망치겠다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므로 정치적 자숙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도 성명을 내고 재판부의 무죄 선고에 대해 큰 실망감과 유감을 밝혔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돈을 준 사람은 있는데 받은 사람은 없는,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의 전형이 되풀이됐다”며 “사법부는 이완구 전 국무총리에 이어 홍 지사까지 무죄를 선고함으로써 권력자들에게 면죄부를 줬다”고 평했다.

또 “돈을 전달했다는 고 성완종 회장의 대리인에게도 무죄가 선고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라며 “이번 판결은 사법 정의를 다시 한 번 고민하게 한다”고 밝혔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과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 도민운동본부도 이날 오후 경남도청 서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을 규탄했다.

노조와 운동본부는 “홍 지사는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며 “지금 당장 홍 지사가 해야 할 일은 진주의료원을 강제로 폐업하게 하고 서부청사로 용도변경을 한 데 대해 경남도민에게 사죄하는 등 자신이 저지른 적폐부터 청산하는 일”이라고 요구했다.

한편, 홍 지사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경남도 서울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한 발 물러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홍 지사는 “(대선 출마 선언은) 급한 게 아니다”라며 “내가 말한 대란대치는 지혜 있는 사람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이는 내가 나간다, 안 나간다, 그런 문제가 아니다. 또 그런 순간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대통령 탄핵 가부 여부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대선 문제를 거론하는 건 성급하다”며 “(탄핵 가부가 결정되고 나면) 그때 가서 생각하겠다”고 덧붙였다.

홍 지사는 이날 경남도 서울본부에서 머물다 17일 오후 경남도로 내려올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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