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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법 '5인방', '1등공신'인가 '만고역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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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법 '5인방', '1등공신'인가 '만고역적'인가?

'악역' 마다 않은 최시중·고흥길·나경원·안상수·김형오

17대 국회에서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이 법안을 발의해 불씨를 피웠던 미디어법이 18대 국회가 개원된 지 1년 여 만인 22일 오후 드디어 강행통과 됐다.

'세계 방송 시장 진출', '일자리 창출' 등 미디어법 찬성론자들조차 믿지 않았던 명분은 사라진 지 오래고 미디어법은 홍준표 의원의 말처럼 "이명박 정부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촛불집회 국면 이후 본격화된 이 법안이 우여곡절 끝에 통과되기까지는 이른바 '미디어법 5인방'의 맹활약이 있었다.

총괄기획자 역할을 한 'MB의 멘토'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상임위 직권상정으로 첫 관문을 열어젖힌 고흥길 문화방송관광위원회 위원장, 여론조사 반영 요구에 "국민들은 잘 모른다"는 버티기로 일관한 나경원 의원, 돌격대장 노릇에 충실했던 안상수 원내대표, 직권상정으로 화룡점정한 김형오 국회의장이 그들이다. 조·중·동 기자 출신 3명, 판검사 출신 2명이 결합한 '황금 라인업'이다.

'총괄기획' 최시중

당·정·청에 즐비하게 포진한 조·중·동 출신 인사들의 맏형인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 지지율이 떨어지고 미디어법에 대한 일반 여론이 악화될 때도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언론노보
<동아일보> 정치부장 출신인 최 위원장은 6월 임시국회 개회 직후인 지난달 30일 방송통신위원회 하반기 전략회의에서 "국회에서 미디어법 개정에 대해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사실상 '지침'을 내렸다.

그는 지난 9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한 당시에도 반대가 많았지만 지도자의 집념으로 돌파했다"면서 "지도자는 새로운 정책을 구현함에 있어 여론에 끌려가기보다 여론을 끌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 한승수 총리,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 등 현 정권 핵심부 노년층의 이같은 세계관 앞에서 '대화와 타협'은 설자리가 없었다.

최 위원장은 법안 통과 이후 '미디어 빅뱅' 과정에서도 조·중·동 간 교통정리 등 방향타를 잡을 전망이다.

'문방위 철벽' 고흥길, '미디어법 전도사' 나경원

18대 국회 문방위에는 언론인 출신이 많다. 특히 한나라당 16명 의원 중에선 10명이 언론사 기자 출신. 그 중에서 7명이 조·중·동 O.B(old boy)들이다. "문방위 안에 조·중·동 소위원회가 있다"는 말이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이들을 이끌고 있는 고흥길 위원장은 중앙일보 편집국장 출신이다. 1997년 이회창 신한국당 고문의 비서실장으로 정계에 진출한 이후 2000년부터 내리 3선에 성공한 고 위원장은 '삼성 X파일'에도 등장한다.

고 위원장은 지난 2월 미디어법을 문방위에 기습 상정해 물꼬를 텄다. 이어 문방위를 중심으로 전개된 야당의 미디어법 반발을 철벽처럼 막아냈다.

▲ 나경원 의원ⓒ나경원 의원 홈페이지
가정법원 판사 출신인 나경원 의원은 미디어법 정국을 통해 확실히 존재 증명에 성공했다.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의 특보로 정계에 입문한 이후 재선에 성공한 나 의원은 한나라당 6정책조정위원장을 맡고 있다.

각종 토론회와 방송에 대표선수로 꼬박꼬박 출연할 정도로 나 의원이 대내외적인 '미디어법 전도사' 역할을 담당했다. 나 의원은 야당과 야당 측 미디어발전위원회 위원들의 '여론조사 반영' 주장에 대해 "국민들은 잘 모른다"는 명언으로 대응하기도 했다.

그는 협상 막바지 협상 막바지 한나라당이 한 발 물러설 조짐을 보일때 도 완강한 방어선을 구축해 수미일관하는 모습을 보였다.

'야전사령관' 안상수, '화룡점정' 김형오

검사 출신으로 자타가 인정하는 강경파인 안상수 원내대표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원내대표 경선 당시 짐짓 '나는 강경파가 아니다'고 너스레를 떨었던 안 원내대표의 본색이 드러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본회의장 선제점거 '예행연습'이 있었던 지난 19일 의총에서 안 원내대표는 "국민 여러분들께서 조금 마음에 드시지 않는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적어도 공당이라면 국민들께 약속한 6월 임시국회에서의 처리는 약속대로 지켜야 한다"고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안 원내대표는 22일에도 선제점거를 총지휘했다. 이날 한나라당 의원들이 선점한 국회본회의장에는 한나라당 행정실 직원이 '출석부'를 들고 출석상황을 일일이 체크하는 모습도 보였다.

일각에선 '안상수 먹튀론'이 나오기도 했다. 안 원내대표가 야당의 반발을 무릎쓰고 법안을 조기에 처리한 이후 원내대표직을 사퇴하고 내각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관측이지만 실현가능성이 그리 높아보이진 않는다는 중론이다.

▲ 김형오 국회의장ⓒ김형오 홈페이지
위의 네 사람이 마련한 용 그림에 눈동자를 그려넣은 사람은 바로 <동아일보> 출신의 김형오 의장이다.

최단시간 내에 최다 직권상정 기록을 수립하고 있는 김 의장은 지난해 말부터 3차에 걸친 입법전쟁이 벌어지는 동안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미디어법이 무슨 민생법안이냐"는 글을 올려 야당 측 주장을 수긍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표의 발언으로 인한 한나라당 혼란상이 정리되자 "단상점거를 하는 쪽엔 반드시 불이익을 준다"고 공갈포로 민주당을 견제한 이후, 한나라당이 점거에 성공하자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직권상정한다"고 상황을 정리했다.

"모든 책임을 지겠다"던 김 의장은 이윤성 국회부의장에게 사회권을 넘겨 대미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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