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안보 관련 자문 인사로 캠프에 영입한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이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발포를) 지시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해 추가 논란을 예고했다.
전 전 사령관은 부인인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이 학교 공금 횡령 혐의로 법정구속된 데 이어, 본인의 사단장 취임 축하연에 성신여대 조교·교직원이 동원된 것이 이날 밝혀지기도 했다. (☞관련 기사 : [단독] 전인범 '갑질' 논란, 본인 취임 행사에 부인 학교 직원 동원)
전 전 사령관은 9일자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5.18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을 받고 "일선 군인들은 아무 죄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지휘 체계가 문란했던 점이 잘못이지 하사들이 무슨 죄가 있나. 특전사가 살인마처럼 비춰지는 건 바뀌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 전 사령관은 이어 "지금도 발포 명령을 누가 내렸는지 아무도 모르지 않느냐"라며 "하여튼 저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발포를) 지시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다만 "그러나 책임을 면할 수 없다. 그래서 그들이 감옥에도 가고 그런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자신이 전역할 때 5.18 당시 특전사령관이었던 정호용 전 의원을 '고마운 선배'로 언급한 데 대해 "저는 죄는 미워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자는 걸 중시하는 사람"이라며 "그 분의 잘못된 부분을 옹호할 생각은 없다. 그런데 그 분은 굉장히 인간적인 사람이고 아랫사람들을 배려하는 사람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야기한 것이지, 5.18과 관련해 그를 옹호하려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이 발포를 지시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그의 발언 내용은 1997년 대법원 판결에 비춰볼 때 논란의 소지가 크다.
당시 대법원은 전 씨 등에 대한 반란·내란죄 혐의 확정판결에서 "광주 재진입 작전(이른바 '상무충정작전') 계획은 1980년 5월 21일경부터 육군본부에서 여러 번 논의를 거친 후, 최종적으로 피고인 이희성(당시 육군참모총장)이 같은 달 25일 오전 김재명 작전참모부장에게 지시해 육본작전지침으로 이를 완성, 같은 날 12시15분 국방부 내 육군회관에서 피고인 전두환, 황영시, 이희성, 주영복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같은 달 27일 0시 1분 이후 이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며 "재진입 작전을 실시해 (시위대에 의해 점거된) 전남도청 등을 다시 장악하려면 무장을 하고 있는 시위대를 제압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이에 저항하는 시위대와의 교전이 불가피해 필연적으로 사상자가 생기게 되므로, 피고인 전두환 및 위 피고인들이 이러한 사정을 알면서 재진입 작전의 실시를 강행하기로 하고 이를 명령한 데에는 그와 같은 살상 행위를 지시 내지 용인하는 의사가 있었음이 분명하다. (중략) 재진입 작전 명령은 시위대의 무장 상태, 그리고 그 작전의 목표에 비추어볼 때 시위대에 대한 사격을 전제하지 아니하고는 수행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므로, 그 실시 명령에는 그 작전의 범위 내에서는 사람을 살해하여도 좋다는 발포 명령이 들어 있었음이 분명하다"고 판시했다.
더불어민주당과 '호남 적자' 경쟁을 벌여온 국민의당은 고연호 대변인 명의 논평을 내어 전 전 사령관의 발언을 "반(反) 5.18적 사고 방식"이라고 규정하며 "이러한 발언은 국가적 민주화운동과 희생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고 대변인은 "전두환과 정호용 등은 이미 법과 역사의 단죄를 받았는데도 이들을 공공연히 비호하는 것은 규탄받아 마땅하다"며 그를 자문역으로 영입한 문 전 대표에 대해 "광주시민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반성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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