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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에너지음료, 아무리 마셔도 피로는…

[살림이야기] 노동음료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

이것저것 처리하다 보니 오늘도 야근. 회식도 업무의 연장이라고 하니 오늘도 술. 늦은 시간까지 또렷한 정신으로 있기 위해 내일 출근할 걸 생각해 조금이라도 숙취를 덜기 위해 사람들은 이것저것 마신다. 대표적인 노동음료인 커피, 숙취해소음료, 에너지음료 등의 주요 성분과 이들이 실제로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본다.

커피는 하루 한두 잔으로

직장인이나 학생들이 졸음을 쫓으려고 가장 많이 찾는 음료가 커피이다. 커피에 든 카페인은 대뇌피질의 감각중추를 흥분시키는 작용을 해 일시적으로 정신을 맑게 하고 기억력, 판단력, 지구력을 높이는 효능이 있다. 하지만 과도하게 섭취하면 감각중추가 지나치게 자극되어 심박 수가 올라가고 두근거림이나 떨림이 나타날 수 있으며, 장기간 과잉 섭취하면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다. 또 카페인의 이뇨 작용은 소변량을 늘려 신장에 부담을 준다.

커피를 두세 잔 마시면 보통 한 시간 이내에 수축기 혈압은 3~14mmHg, 이완기 혈압은 4~13mmHg 올라간다. 이러한 혈압 상승은 정상인보다 고혈압 환자에게 더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므로 나이 든 사람이나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힘든 일을 하기 직전엔 커피를 마시지 않는 게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이 커피에 민감한지 확인하는 방법이 있는데, 커피를 마시고 3분 이내에 혈압을 측정해서 5~10mmHg 이상 올라가면 주의해야 한다.

반면 커피를 많이 마시면 고혈압 환자가 될 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 아예 안 마시는 것보다는 한두 잔 마시는 게 좋으나 서너 잔 이상 마시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렇게 상반된 연구 결과들이 나오는 이유는 커피에 카페인 외에 혈압을 떨어뜨리는 작용을 하는 퀴니딘, 클로로젠산 등의 성분도 들어 있기 때문이다. 보통 커피 하면 카페인만을 떠올리지만 커피에는 1000가지가 넘는 화학물질이 들어 있다. 아직까지 정확히 파악되고 있지 않지만, 이 중 일부는 건강에 이롭고 일부는 해로울 것이다.

커피 종류나 브랜드, 커피잔의 크기나 제조 방식에 따라 카페인 함량이 다르다. 커피 전문점에서 마시는 473밀리리터(ml) 아메리카노 한 잔에는 보통 300밀리그램(mg)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 이는 237ml 한 잔에 95mg의 카페인이 든 레귤러커피의 약 1.5배, 64mg의 카페인이 든 인스턴트커피의 약 2.3배에 해당하는 함량이다. 그러므로 어떤 커피를 주로 마시는가에 따라 카페인 섭취량은 크게 다를 수 있다. 참고로 녹차 한 잔에 든 카페인양은 20~50mg으로 인스턴트커피의 절반 정도이다.

▲ 음료 회사들은 피로 회복, 정신력 강화 등을 돕는다는 식으로 광고한다. 좋은 성분이 많이 들어간 것 같지만 결국 카페인과 당류가 다량 함유된 음료다. 정신이 반짝 드는 효과를 위해서 이들에 의지한다면 언젠가는 신체 균형이 깨질 수 있다. ⓒ프레시안

숙취는 자야 풀린다


술 마신 다음 날이면 두통, 어지러움, 갈증, 구토와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을 '숙취'라고 하는데,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아세트알데하이드라는 성분으로 인해 생긴다. 알코올을 간이 분해할 수 있는 양보다 많이 마시면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쌓여 숙취를 일으키는 것이다. 숙취해소음료에는 혈중 알코올 분해를 촉진하여 숙취 유발 물질 농도를 낮추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아스파라긴산, 타우린, 밀크티슬, 글루메이트, 커큐민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음료는 술 마시기 30~60분 전에 미리 마셔 둬야 술이 들어왔을 때 가장 효과적으로 알코올 분해를 도와준다. 그러나 숙취 해소에만 조금 효과가 있을 뿐 간 건강에는 직접적인 효과가 없다.

숙취를 해소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잠이다. 몸 안에 들어온 알코올의 90%를 간이 배출하는데, 잠자는 동안에는 다른 신체 활동이 없어 간이 알코올 대사에 전념하는 덕분이다. 잠을 충분히 자면 술이 빨리 깬다. 또 알코올을 분해하는데 필수적인 영양소인 탄수화물과 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 손상된 간세포를 회복하기 위해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도 잊어선 안 된다. 밥이나 죽으로 탄수화물을 보충하면서 지방을 제거한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으로 만든 반찬을 함께 먹는 게 좋다. 물을 수시로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물론 술을 적당히 마시는 것이 가장 좋은 숙취 해소법이다.

아무리 마셔도 피로는 떠나지 않아

'국민 피로 회복제'라고 불릴 만큼 사람들에게 널리 사랑받는 박카스 한 병(100ml)에는 타우린 2000mg, 이노시톨 50mg, 니코틴산아마이드 20mg, 질산티아민 5mg, 인산리보플라빈나트륨 5mg, 염산피리독신 5mg, 무수카페인 30mg, 안식향산나트륨 60mg, 당류가 들어 있다. 요약하면 타우린, 비타민B군, 카페인과 식품첨가물, 설탕 등인데 일반 음료와 달리 칼로리나 당 함량 등이 표시돼 있지 않다. 비타500은 '마시는 비타민C'라는 별명을 가진 음료이다. 주요 성분은 정제수, 액상과당, 농축사과과즙, 비타민C 500mg, 퓨라칼(칼슘 12% 이상) 50mg, 합성착향료(드링크향), 구연산, 타우린, DL-사과산, 오렌지추출물이다. 카페인은 들어 있지 않지만 역시 액상과당과 합성착향료가 들어 있다.

고카페인 음료인 에너지음료는 시험 기간이나 야근할 때 주로 찾는다고 하는데 레드불, 핫식스 등이 있다. 미국의학협회지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이들 음료는 교감신경계 호르몬인 노르에피네프린을 증가시켜 정신을 깨어 있게 한다. 에너지음료를 마신 그룹의 노르에피네프린 수치는 73.6% 올라갔다. 그러나 과량으로 음용할 경우 암, 심장병 등 심혈관계 질환에 영향을 끼친다.

에너지음료가 교감신경을 자극하여 각성 효과를 내는 건 카페인이 주성분이기 때문이다. 음료 회사들은 에너지음료가 피로 회복, 정신력 강화 등을 돕는다는 식으로 광고하지만 이는 대부분 카페인 때문으로 커피를 마실 때 얻는 효과와 큰 차이가 없다. 레드불의 성분을 살펴보면 카페인, 타우린, 비타민B, 자당, 포도당으로 구성되어 있고 250ml 한 캔에 카페인 62.5mg이 함유되어 있다. 핫식스의 구성 성분은 정제수, 탄산가스, 액상과당, 과라나추출물, 타우린, 구연산, 비타민C, 가시오가피추출농축액, 홍삼농축액, 이노시톨, 합성착향료, 홍차추출분말, 혼합아미노산, 비타민 프리믹스E 등이다. 250ml 한 캔에는 80mg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 좋은 성분이 많이 들어간 것 같지만, 결국 카페인과 당류가 다량 함유된 음료로 일시적인 각성 효과를 내는 데 불과하다. 정신이 반짝 드는 효과를 위해서 에너지음료에 의지한다면 언젠가는 신체 균형이 깨질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에서 시중에 유통 중인 에너지음료 35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한 캔당 평균 카페인 함량이 67.9mg이었다. 체중이 50kg인 청소년의 1일 섭취 권고량의 절반을 넘어선 수준이다. 에너지음료를 마시고 카페인에 중독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특히 에너지음료는 커피와 달리 고(高)카페인을 단숨에 섭취하게 돼 위험이 더 크다. 따라서 노약자, 임산부, 청소년, 어린이 등 카페인에 약한 계층은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카페인 과잉 섭취를 막기 위해 1일 섭취 권고량을 발표했다. 성인은 400mg, 임산부는 300mg, 청소년과 어린이는 체중 1킬로그램(kg)당 2.5mg 이하이다.

많은 사람이 커피나 에너지음료 등을 마시면 일의 능률이 오를 거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이들은 오히려 이뇨 작용을 촉진해서 몸속 수분을 배출하게 하고, 이것이 반복되면 만성 탈수에 빠지게 된다. 만성 탈수는 피로감, 어지럼증, 소화불량, 변비, 근육경련, 불면증, 우울증 등을 불러올 수 있다. 수분 부족은 물을 마셔야 해결된다. 어떠한 방법도 이를 대신할 수 없다. 물을 물로 보지 말고, 노동음료 대신 물을 마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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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은 우리나라 대표 생협 한살림과 함께 '생명 존중, 인간 중심'의 정신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한살림은 1986년 서울 제기동에 쌀가게 '한살림농산'을 열면서 싹을 틔워, 1988년 협동조합을 설립하였습니다. 1989년 '한살림모임'을 결성하고 <한살림선언>을 발표하면서 생명의 세계관을 전파하기 시작했습니다. 한살림은 계간지 <모심과 살림>과 월간지 <살림이야기>를 통해 생명과 인간의 소중함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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