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측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지연전술로 '2말 3초' 선고 기일이 예상보다 늦춰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야권 대선주자들 사이에서 '탄핵 총력 집중론'이 부각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한 목소리로 '탄핵 집중론'을 꺼내들었으나 둘의 뉘앙스는 묘하게 다르다. 문재인 전 대표는 '대선 논의' 돌입보다는 '탄핵 집중'을 강조했고, 이재명 시장은 정치인들이 다시 광장에 나와야 한다는 데 주안점을 뒀다.
문재인 전 대표는 7일 대전 서구 대전시의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지금은) 정말로 탄핵 자체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으로 되고 있어서 저는 정치권이 좀 더 긴장해서 탄핵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아직은 대선 정국을 말하기에는 조금 이른 시기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재명 시장의 대선 후보 토론회 제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나온 답변이다.
문 전 대표는 "새해 들어서 촛불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행태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검찰 수사를 거부하더니 지금은 특검 수사도 거부하고, 또 탄핵 절차를 지연시키기 위해서 갖은 수단을 다 쓰고 있다. 그래서 당초 2월 말 3월 초면 탄핵 결정이 나리라는 예상이 불투명해졌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아직 탄핵도 되지 않았는데 정치권이 너무 다른 쪽으로 관심들을 돌리는 바람에 촛불 민심과 동떨어지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면서 "정치권은 좀 더 탄핵 정국에 집중하고, 또 촛불 시민들도 촛불을 더 높이 들어서 탄핵이 반드시 관철되도록 함께 힘을 모아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날 아예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탄핵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재명 시장은 "정치권에 호소한다. 반동의 흐름이 시작되고 있다. 광장으로 돌아와 국민과 함께해 달라. 국민 여러분,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결정될 때까지 다시 광장으로 돌아와 함께 싸워달라"고 호소했다.
헌법재판소를 향해서는 "시간을 끌지 마십시오. 조속히 2월 안으로 탄핵 결정을 해달라. 그것이 바로 국민의 뜻이고 헌재 재판관 여러분의 의무"라고 말했다. 이날 헌재까지 찾아간 이유에 대해 그는 "헌재가 지금 한 명이 결원된 상태이고, 3월이 되면 또 결원된다. 그 이전에 탄핵이 결정되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뜻이라고 말씀 드리러 나왔다"고 부연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 대행이 청와대 압수수색을 사실상 거부하는 데 대해서 이 시장은 "만약 초기 12월 정도의 상황이었다면 청와대가 압수수색을 거부하기란 상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황교안 대행이나 새누리당의 태도, 여러 거리 상황을 보면, 기득권, 국정농단 세력의 복귀 시도가 현실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탄핵 시계는 절대 멈춰서는 안 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헌법재판소에 요청한다. 헌재는 무리한 증인 신청으로 탄핵 일정을 늦추려는 박근혜 대통령 측의 꼼수에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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