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한나라 초선 40명 "엄기영 사장이 책임져라"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한나라 초선 40명 "엄기영 사장이 책임져라"

한나라, '왕당파' '강경파' 본격 행동…'누더기 쇄신'의 말로

김영우, 강승규, 조해진 등 친이 직계가 중심이 된 한나라당 초선 의원 40명이 23일 오후 공동성명을 발표하며 "MBC의 제작책임자와 최고경영자는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며서 엄기영 MBC사장의 퇴진을 주장했다. PD수첩 자체에 대한 공격을 넘어서 엄 사장을 정조준한 것으로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의 공세와 맞아떨어진다.

이날 성명 내용 자체는 MBC에 국한된 것이지만 40명의 초선의원들이 결집한 데는 한나라당 내 친이진영 구도 변화가 담겨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소위 '왕당파'로 분류되는 이명박 대통령의 한나라당 친위부대가 본격적인 행동에 착수한 것이다.

빗발치는 국정쇄신 요구에 반발하며 청와대를 엄호했던 '48인 성명'이나 민본21에 대항하는 성격인 '선진화를추구하는 초선모임(선초회)'이 이날 창립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제2, 제3의 행동이 따를 수 있다"

▲ 쇄신논의가 지지부진해지면서 한나라당의 우경화가 뚜렷이 감지되고 있다ⓒ뉴시스

이날 초선 40명은 검찰이 발표한 작가의 개인 이메일 일부를 인용해 MBC PD수첩을 맹비난하며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사실을 왜곡하고 과장함으로써 사회적 혼란과 갈등을 자행한 제작진은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PD수첩 제작진의 취재와 보도과정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자체 정화기능을 발휘하지 못한 MBC의 제작책임자와 최고경영자는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사실상 엄기영 사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YTN기자 출신인 김영우 의원은 "(엄 사장이) 본인의 거취를 포함한 여러 가지 고려를 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또 김 의원은 "우리의 제언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의견표명이나 행동이 따를 것"이라고 추가 압박을 예고했다.

'검찰의 PD 수첩 작가의 이메일 공개가 정당하다고 보냐'는 질문에 대해 김 의원은 "그 문제는 표현의 자유라는 쟁점을 흐릴 수 있어서 크게 논의하지 않았다"면서 "법정에서 정당성이 가려질 것"이라고 답했다.

이들의 주장은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의 주장과 일치한다. 청와대와의 교감 하에 준비된 행동으로 보이지만, 강승규 의원은 "의원들이 의견을 표명하는데 청와대와 의논할 필요는 없다"면서 "공교롭게 내용이 겹친다면, 그것은 이 문제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답했다.

여당 의원들의 행동이 재판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강 의원은 "PD수첩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야당이나 시민단체의 주장만 많이 보도되고 있는데 오히려 우리가 이런 의견을 피력하는 것이 소통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친이 분화, 김영우· 강승규·조해진이 선두

이날 성명에는 이명박계 쇄신파로 분류되는 권택기, 김용태 의원도 이름을 올렸고 친박계 의원도 소수 동참했지만 김영우, 강승규 의원 등 '왕당파'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친이직계인 안국포럼의 분화 현상은 더욱 뚜렷해졌다. 정두언, 정태근, 권택기 의원 등은 쇄신파로, 김영우, 강승규, 조해진 의원 등은 반대쪽에서 세를 결집하는 형국이다. 김영우 의원은 '민본21'을 탈퇴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국정흔들기 중단하라'는) 48인 성명과 오늘 성명이 연장선은 아니다"면서도 "많은 부분이 중첩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동안 민본21이나 쇄신특위에 참여한 일부 초선의원들은 정치적 의견을 자주 표명했지만 다른 많은 의원들은 그런 장이 없었다"면서 "이번이 그런 계기가 될 것이라고 앞으로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공식출범한 '선진화를 추구하는 초선모임' 역시 같은 맥락의 움직임이다. 18명 의원이 참여한 이 모임은 창립선언문에서 친박진영과 쇄신파를 강하게 비난했다.

이들은 "한나라당은 거짓선동과 불법폭력으로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수구좌파의 책동에 결연히 맞서기보다는 차기만을 생각하는 파워 게임에 골몰하고 있다"면서 "급기야 선진화라는 시대적 소명도 망각한 채, 부자감세와 민주주의 후퇴라는 좌파의 허황된 주장에 투항하려는 움직임마저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 내 '침묵하는 다수' 꿈틀, 우향우 필연적

이같은 움직임은 청와대를 엄호하려는 세력과 보수적 정체성 훼손을 우려하는 세력의 결합으로 해석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과 비슷한 의견을 가지고 있는 의원들의 숫자가 다수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민심이반 현상과 겹쳐 지금까지 큰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선발대'의 본격적인 행동과 더불어 친이계 강경파가 결집될지 주목된다.

당장 6월 국회에서도 강경론이 득세할 전망이다. 또한 국정기조 전환과 개각 요구를 일축한 청와대와 '교감'도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움직임이 어떤 파장을 낼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거창했던 한나라당의 쇄신논의가 엉뚱한 방향으로 종결되는 수순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MBC엄기영 사장의 '거취 표명' 요구 의원 40명 명단.

강명순, 강석호, 강성천, 강승규, 권택기, 김금래, 김성회, 김소남, 김영우, 김용태, 김태원, 김효재, 박보환, 박준선, 배은희, 백성운, 손숙미, 신지호, 안형환, 안효대, 원희목, 유일호, 유정현, 이두아, 이범래, 이애주, 이은재, 이정선, 이종혁, 이철우, 이춘식, 이한성, 임동규, 장제원, 정미경, 정양석, 정해걸, 조전혁, 조진래, 조해진

선진화를 추구하는 초선의원 모임 소속 18명 명단

나성린, 이범래, 신지호, 이은재, 유일호, 배은희, 안효대, 강석호, 강성천, 박보환, 여상규, 유정현, 이두아, 장제원, 김동성, 김성회, 조전혁, 이정선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