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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혹' 국민의당, 前 공천위원장이 문재인 캠프로 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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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혹' 국민의당, 前 공천위원장이 문재인 캠프로 이적

전윤철 전 감사원장 '文캠'행, 국민의당과 '호남민심·인재영입' 경쟁 선제점

국민의당 공천관리위원장을 지낸 전윤철 전 감사원장이 이번 대선 국면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돕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김경수 의원은 2일 <프레시안>과의 전화 통화에서 전 전 원장이 문 전 대표 캠프에 합류하기로 했다며 "전날(1일까지) 문 전 대표가 수 차례 요청을 했고, 전 전 원장이 오늘(2일) 결심을 했다"고 밝혔다.

전 전 원장이 일부 언론 인터뷰에서 "고민 중"이라고 말한 데 대해 그는 "수락을 하셨다"며 "직함 등 구체적인 것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공동선대위원장직을 맡게 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후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전 전 감사원장은 문 전 대표와 함께 정권교체에 헌신하기로 했다"며 "전 전 원장은 지금의 대한민국은 정권교체 외에는 대안이 없는 상황이고, 그 절박함이 좌고우면할 때가 아니라는 판단에서 이같이 결심했다고 한다"고 추가 설명했다. 그는 "오래 관계를 유지해 온 문 전 대표의 삼고초려도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당사자인 전 전 원장도 <연합뉴스> 등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기본적으로는 "고민하고 있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노무현 정부 때 문 전 대표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실장으로, 내가 감사원장으로 같이 일한 인연이 있다. 여러 국정 현안을 같이 논의하다 보니 공유하는 가치가 많고 인간적인 관계도 있다. 가까운 사이인 문 전 대표가 오래 전부터 도와 달라고 해서 고민 중"이라고 긍정적 태도를 보였다.

문 전 대표의 전 전 원장 영입은, 문 전 대표의 약점으로 거론된 '호남 민심'에 호소한다는 차원에서 상승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 국민의당과의 인재 영입 경쟁에서 선제점을 올린 효과도 있다.

전 전 원장은 전남 목포 출신으로, 김대중 정부 당시 기획예산처 장관을 거쳐 대통령 비서실장, 경제부총리를 지낸 대표적 호남 명사 중 하나다. 노무현 정부 때에도 2003년 11월부터 2008년 5월까지(임기 4년 후 연임) 사실상 정권 내내 감사원장을 지냈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 핵심 인사들과는 자주 충돌했으며,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 석상에서도 거리낌 없이 소신 발언을 해 '전핏대'(목에 핏대를 세운다는 의미)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특히 전 전 원장은 지난해 4.13 총선 당시에는 국민의당에서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다. 당시 전 전 원장은 천정배 의원이 준비하던 신당인 '국민회의' 창당준비위원회를 거쳐, 국민회의가 국민의당에 합류한 이후 공관위원장으로 영입됐다. 안철수 전 대표는 영입 당시 직접 전 전 원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감사원장을 역임하는 동안 강력한 추진력과 리더십을 발휘해 국민께 큰 인상을 남겼다"고 그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전 전 원장은 이에 대해 "총선 때는 당의 국회의원을 심사한다기보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어떤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차원에서 심사를 맡았던 것"이라며 "그 이후로는 당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남 민심을 놓고 민주당과 경쟁하고 있는 국민의당은 공식적으로는 태연한 기색을 보였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낮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을 받고 "저와도 통화했고 그런 의사를 피력했다"며 "(전 전 원장은) 우리 당 당적을 보유하지 않고 있었다. 그 분이 정치 활동을 하는 분이 아니고, 훌륭한 분인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당 당세(黨勢)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일축했다.

박 대표는 전 전 원장과의 통화 내용에 대해 "참여정부에서 함께 일했기 때문에 문 전 대표로부터 여러 번 '러브콜'을 받아서 그 쪽으로 가겠다고 했다"며 "그런 것은 자기 자유이기 때문에, 그 분이 결정할 문제이지 우리가 얘기할 필요 없다"고 자못 '쿨'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물밑에서는 당혹감이 전해져 온다. 전 전 원장의 측근인 한 국민의당 의원은 "어제(1일) 저녁에도 전 전 원장을 만났는데, 나는 (결정을 내리기까지) 좀더 기다려 봐야 할 것 같았다는 느낌이었다"며 다만 "문 전 대표 쪽에서 집요하게 정성을 많이 들이는 것만은 틀림없어 보였다"고 전했다.

한 국민의당 당직자는 "1일 최고위원회의 때 전 전 원장을 당 윤리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안건에 대한 회의 자료까지 만들었었는데, 당무위 결정을 거쳐야 해서 발표를 잠시 보류했던 것"이라며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고 당황한 기색을 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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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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