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주자인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대표가 야권 내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연달아 강한 비판을 내놨다.
안 전 대표는 1일 대구시의회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지금 문재인 전 대표는 자신이 대세라고 직접 말하고 자신만이 정권교체인 듯 말했다"며 문 전 대표의 전날 기자 간담회 발언을 겨냥했다. (☞관련 기사 : 문재인 "내가 대세 맞다…패권 가져본 적 없다")
안 전 대표는 "하지만 우리는 일찍 찾아온 대세론에 취해서 교만해진 나머지 선거에서 패배한 무수히 많은 사례들을 알고 있다"며 "또 본인 입으로 직접 '대세론'을 말하면서도 자기만으로는 어렵다며 '야권 통합'을 이야기하고, 지난 대선 패배(에 대해서)는 '안 도와줘서 졌다'는 말을 동시에 하고 있다. 억지로 대세론으로 만들려는 초조함이 묻어난다"고 비판했다.
안 전 대표는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을 이기려면 다음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문재인보다 더 젊고, 더 개혁적이고, 더 정직하고, 신세진 것 없어서 더 깨끗하고, 더 정치적 돌파력이 있고, 더 책임져 왔고, 더 미래를 준비할 수 있고, 그러면서도 정권교체 성격이 분명해야 한다"며 "제가 감히 그 적임자라고 말씀드린다. 민주당과 문재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후보가 저 안철수"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이번 대선은 결국 문재인과 저 안철수의 대결이 될 것이고 저는 이 선거에서 이길 자신이 있다"고 재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전날과 지난달 29일에 이어 이날도 '2012년 대선에서 사퇴한 후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를 흔쾌히 돕지 않아 대선에서 야권이 패배했다'는 주장에 대해 적극 반박했다. 그는 "이곳에 오니까 지난 2012년 12월 14일 대구백화점 앞에서 문 후보 지원 유세를 했던 생각이 난다. 그때 비가 많이 와서 비닐 우의를 입고 많은 사람들과 함께 지원 유세를 했다"며 "지금 인터넷에서 동영상도 찾아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런데 지금도 '제가 안 도와줘서 졌다'는 흑색선전이 난무한다"며 "저는 당시에 어떤 조건도 걸지 않고, 전국을 돌면서 40번 이상의 지원 유세를 했고 세 번의 공동 유세를 했다. 선거 전날 자정 가까이 강추위 속에서도 강남역 앞에서 지지를 호소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 전 대표 본인도 언제는 도와줬다고 했다가 언제는 아니라고 했다고 말을 바꾼다. 2013년 책(<끝이 시작이다>)과 2017년 책(<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 말이 달라졌다"며 "제가 투표를 마치고 투표 종료 후에 외국으로 간 것에 대해서도 사전에 다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마치 그것 때문에 진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거듭 해명했다. 그는 "오늘 이 곳 대구에서 문 전 대표에게 다시 한 번 더 묻겠다. 정말 제가 돕지 않아서 정권교체에 실패했다고 생각하시느냐? 지금도 지지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만큼 계속 피하지 마시고 분명히 말씀을 해 달라"고 문 전 대표에게 적극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문 전 대표가 직접적으로 '안 전 대표가 도와주지 않아서 졌다'고 말한 바는 없다. 문 전 대표는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 이 부분에 대해 "(대선에서 패배한 가장 큰 이유는) 저 자신이 부족했던 것"이라며 '만약 안철수 의원이 미국으로 가지 않고 함께 선거운동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표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대담자의 질문에 "그런 식의 아쉬움들, 이랬더라면 저랬더라면 하는 많은 아쉬움들이 있지만 알 수는 없다. (안 의원이 왜 미국으로 갔는지) 제가 안 의원이 아니니까 그 이유는 알 수 없다. 그것은 그 분의 몫 아니겠느냐"고 했다. 그러나 문 전 대표 지지자들 가운데에는 그런 '아쉬움'을 표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고, 이에 대해 안 전 대표와 국민의당은 지난달 하순부터 적극 반박하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이고 있다.
한편 안 전 대표는 전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제안한 '개헌 추진 협의체'에 대해서는 "지금 국회에서 개헌특위가 가동되고 있는데 밖에 새로 개헌 협의체를 구성하자는 제안은 이해하기 어렵다. 또한 대선 전 개헌은 시간이 촉박해서 사실상 어렵다"고 일축했다. (☞관련 기사 : 하루도 못 넘긴 반기문표 '개헌 협의체' 제안) 그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하고 미래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서 개헌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것이 몇몇 엘리트들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저는 개헌을 대선 공약으로 걸고, 국민적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2018년 지방선거에서 함께 투표해야 한다(는 입장)"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 전 총장은 과거, 현재, 미래에서 모두 다음 정권을 맡을 적임자가 아니다"라고 반 전 총장과 선을 그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먼저 (반 전 총장이 대통령이 되면) 과거 청산은 힘들다는 것이 많은 국민들의 판단이다. '오락가락 행보'를 하다가 결국 박근혜 정부를 도운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다"며 "그리고 무엇보다도 문재인을 이길 수 없는 후보이다. 이는 귀국 이후 행보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 나아가 혹시 대선에서 기적적으로 이긴다고 해도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는 분은 아니다. 미래를 대비할 수 없다"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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