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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미래에 지쳤다? 이것을 보라!

[함께 사는 길] <내일>

영화 좀 본 사람들이라면, 올해 개봉한 외화 <나우유씨미:마술사기단>(루이스 리터리어 감독, 2013)을 봤을지 모르겠다. 혹시 인터폴의 수사관 '알마 드레이'로 나온 여배우를 기억하시는가? 멜라니 로랑! 이 프랑스 여배우는 20편이 넘는 필모그래피를 지닌 프랑스의 유명 배우다. 그가 바로 이 기사가 다룰 다큐멘터리 영화 <내일(Demain, tomorrow)>의 감독이다.

그가 국제환경보호단체 <콜리브리스>의 창립자의 하나인 시릴 디온과 함께 연출한 <내일>이라는 환경 다큐멘터리는 2015년 12월 파리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회의에 맞춰 개봉됐다. <내일>은 프랑스에서만 환경 다큐멘터리로서는 놀라운 스코어인 11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불러 모았고 권위 있는 영화상인 '세자르상'의 최우수 다큐멘터리 부문에서 수상했다. <내일>은 현재 프랑스를 넘어 전 세계에 '다음 세계에 대한 영감'을 전해주고 있다.

다큐멘터리 <내일>은 한 편의 논문에 대한 충격적인 인상기로부터 시작된다. 2012년 <네이처>에 실린 논문 '지구 생물권의 상태변동연구'(Approching a State Sift in Eafth’s Biosphere)는 '우리가 습관을 바꾸지 않는다면 2040~2100년 사이 지구의 생태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고 인류 일부가 멸종할 수 있다'고 결론을 맺고 있다. 멜라니 로랑은 환경운동가 친구 시릴에게 이 논문에 관해 얘기를 듣고 충격에 빠진다. 기후변화로 생태계와 인간계가 혼돈에 빠지고 갈등과 파멸적 경쟁에 빠진 지구촌은 말 그대로 멸망의 길을 갈수도 있으며, 결국 지역적으로는 해당 지역 인류의 멸종까지 부를 수 있다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충격을 받은 사람들은 움츠러들어 무력화되거나 반대로 현실을 바꾸기 위한 분투를 시작한다. 멜라니 로랑은 후자를 택했다. 그녀는 환경운동가, 영화인 친구들 4명과 함께 예고된 묵시록의 미래를 바꿀 실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지구촌의 희망들을 찾아 여행에 나섰다.

▲ <내일> 스틸컷.

오늘날 우리가 겪는 문제들에 해결책과 대안을 보여주는 사람들을 찾아 나선 그 여행길은 10개 나라에 미쳤고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지구가 겪는 지속가능성의 파탄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부문이자, 즉각적인 생존의 시험대인 농업 부문의 희망은 '가까운 곳을 내 손으로 경작하라'는 모토와 그 실천에 있었다.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그녀는 도시농업 프로젝트로 지역의 먹거리를 지역에서 해결하는 망한 자동차산업도시의 진정한 부활의 씨앗을 목격한다. 영국의 소도시 토드모든에서는 도시의 가로에서부터 묘지까지 손바닥만 한 터라도 있으면 채소와 과일, 허브를 심어 가꾸고 누구나 무상으로 먹을 수 있는 '놀라운 먹거리 거리 텃밭' 프로젝트를 목격한다. 2018년에는 이 도시의 모든 먹거리를 자급자족할 수 있을 거라는 사실에서 급감하는 농업생산력과 기후변화의 습격으로 식량난에 시달릴 거란 불길한 예상 아래 떨고 있는 우리들은 희망을 보게 된다.

덴마크 코펜하겐을 찾은 멜라니와 친구들은 바람이라는 자연에너지로 100퍼센트 에너지 수입국에서 벗어나 에너지 독립국을 만든 시민과 그들의 뜻을 받들어 복무하는 의원들을 만나고, 아이슬란드에서도 지열과 수력으로 화석연료에서 벗어나 에너지 독립을 이룬 사람들을 만난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에너지 전환에 이르는 길은 지역의 자연 에너지를 100퍼센트 활용하는 것에 있었다.

▲ <내일> 스틸컷.

지구와 공존하는 경제체제를 인간은 역사상 발명한 적이 없다. 그 결과 우리들의 경제체제는 지구를 착취하고 또 그 결과 인간 또한 착취 받는 구조 아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자연-인간 이중착취구조의 경제체제의 핵심에 지역의 이윤을 지역 밖의 거대 자본이 빨아들이도록 고안된 화폐에 있다는 사실을 멜라니와 친구들은 발견한다. 지역 화폐 브리스톨 파운드로 40만 명이 넘게 사는 지역 경제를 살려내고 대안의 삶도 가능하도록 만든 영국 소도시 브리스톨 이야기, 독일 프랑스와 국경을 맞댄 스위스의 오래된 대학도시 바젤의 중소산업상공인들을 위해 만들어진 자체 화폐로 지역경제를 부흥시킨 스위스 바젤 비르 은행 이야기는 경제란 이윤이 지역 내에서 순환되어야 살아난다는 진실을 알려 준다. 지역 상품을 이용한 유기농 음식과 인도적으로 길러진 식재료를 지역별로 유통시키는 미국 BALLE(지역생활경제를 위한 사업연합) 네트워크의 건강한 먹거리와 지역 경제 활성화의 매칭 사업에서는 성공하는 미래 경제의 중심이 지역성에 있음을 확인한다.

그 모든 시도들이 올바르다 해도 추진할 동력이 제도로서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사상누각일 것이다. 그래서 멜라니와 친구들은 믿었던 절차적 민주주의로 자신들을 대의할 의원들을 뽑았지만 그들이 추진한 경제정책으로 파산에 직면한 아이슬란드 시민들이 대의제 민주주의를 직접 민주주의로 바꾸어가는 '아이슬란드 프라이팬 혁명' 시민들을 만나 민주주의의 미래를 그려본다. 그들은 또 인도의 소도시 쿠탐바캄에서 최하층민인 불가촉천민 출신으로 시장이 된 랑가스와미 엘랑고를 만났다. 그는 빈곤과 불결함의 대명사였던 그의 도시를 계급융화와 공정경영으로 완전히 탈바꿈시켰다. 그를 통해 멜라니와 친구들은 직접 민주주의를 열어가는 방법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

그 모든 변화가 지구 전역에서 지역적으로 다수 시도된다 해도 당대의 시도에 그친다면 지구촌의 지속가능성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시련에 처할 수 있다. 올바른 것, 미래를 기약할 수 있는 것은 어떻게 가능한가? 멜라니와 친구들은 핀란드의 성적을 매기지 않는 교육에서 그 해법을 찾았다. 재능을 키워주되 서열을 나누지 않는 다양성의 교육으로 자원 빈국 핀란드는 북유럽의 부국으로 거듭났다. 또한 모범적인 민주국가가 되었다. 멜라니와 친구들은 지구 곳곳에서 목격한 미래를 여는 혁신의 모범들이 교육을 통해 지구촌에서 되풀이되고 확산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 <내일> 포스터.
<내일>은 어린이들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쉽다. 또 대안의 삶과 사회운동에 대한 이해가 없는 이들조차도 영화 속 사람들의 대안적 실천에 공감하게 만들 만큼 희망의 에너지를 품고 있다. 실제로 대안을 현실로 성공시킨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우울한 미래 전망에 지친 이들에게 '가능하다! 이것을 보라!' 말하는 영화가 <내일>이다.

전국 230개 환경·소비자·여성단체로 구성된 국내 최대 에너지 NGO 네트워크인 '에너지시민연대'가 이 영화의 국내 보급에 한 팔 걷었다. 지난해 11월 4일 공표된 기후변화 파리협정 발효를 기념하여, 12월 <내일> 특별상영회를 개최한 것. 주한 유럽연합대표부와 주한 프랑스대사관이 후원했고 아트나인이 이날 상영회를 협찬했다. 에너지시민연대는 서울 상영회를 시작으로 부산, 대전, 광주 등 전국 상영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공익문화콘텐츠기획 그룹 <플랫폼C>가 수입·배급하는 <내일>이 각 기관, 단체들의 공동체 상영을 기다리고 있다. 이 매력적인 이야기의 첫 상영에 함께한 관객으로서 <내일>이 더 많은 시민들에게 상영되길 희망한다.

(공동체 상영 문의 : 플랫폼C 이은진 대표 platform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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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함께 사는 길>은 '지구를 살리는 사람들의 잡지'라는 모토로 1993년 창간했습니다. 사회적 약자와 생태적 약자를 위한 보도, 지구적 지속가능성을 지키기 위한 보도라는 보도중점을 가진 월간 환경잡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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