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시장은 26일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저는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히며 "그 동안 대한민국을 새롭게 바꾸겠다는 열망으로 열심히 노력했지만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고 자평했다.
박 시장은 "성찰과 단련의 계기로 삼겠다"며 "비록 후보로서의 길을 접지만, 앞으로 국민의 염원인 정권교체를 위해 더불어민주당 당원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권교체 이후 민주개혁세력의 단결을 통해 새로운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며 "저는 다시 시민 속으로 들어가겠다. 서울시장으로서 서울을 안전하고, 시민들이 행복한 세계 최고의 글로벌 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박 시장은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재선에 성공한 후, 같은해 후반기 등 한때 야권은 물론 전체 대선주자 가운데 선두를 달린 적도 있었다. 특히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에도 중앙 정부의 무능을 비판하는 지자체장으로서 부각되며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총선을 전후로는 각 당의 '간판'이었던 문재인-안철수 전 대표가 야권 1, 2위를 탈환했고, 박 시장은 '야권 3위'로 처졌다.
특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사태 이후, 정권 교체 자체에 대한 열망이 높아지면서 야권에 '문재인 대세론'이 형성됐고, SNS 상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 발언으로 인기를 얻은 이재명 성남시장이 '돌풍'을 일으키면서부터는 야권 3위 자리도 내줘야 했다.
올해 연초부터는 문 전 대표를 겨냥해 날카롭게 각을 세우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으나, (☞관련 기사 : 박원순, 광주서 "대북송금 특검, 호남 자존심에 상처"…연일 文 겨냥) 지지율은 계속 정체 상태였다.
또 지난 24일부터는 김부겸 의원과 손을 잡고 '야권 공동정부-공동경선'을 주장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공동 경선' 제안을 일축하고 오픈프라이머리를 골자로 하는 경선 룰을 채택, 같은날 오후 전격 발표해 버렸다.
박 시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문에는 당초 "(불출마는) 당의 경선 규칙 결정과는 관계가 없다는 점은 분명히 밝혀두고자 한다"는 내용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으나, 실제 회견에서는 이 부분이 빠진 것도 눈길이 간다.
다만 박 시장의 불출마 회견 이후, 그의 측근인 박홍근 의원은 "경선 룰 협상이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고, 박 시장도 그 문제 때문이 아니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탈당설 등이 돈다는 질문에 대해 "전혀 그렇지 않다. 탈당 고려한 바는 한 번도 없다"고 일축했다. 박 시장은 회견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더불어민주당 당원으로서 노력하겠다"고 하기도 했었다. 박 의원은 "박 시장은 어제 저녁에 결심을 굳혔다"며 "차기 지방선거 등은 지금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박 시장을 도왔던 김상희 의원은 "박 시장은 이번 대선을 통해 '공동정부'를 구성해 국민이 원하는 민주주의 개혁을 완수해야 한다는 소신에 변함이 없다"며 "이제 후보직을 놓았고, 박 시장이 그것을 주도해 나가리라 생각한다. 다른 후보들과 당이 이것을 받아서 공동정부 논의를 시급하게 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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