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靑, DJ 맹공 "어이없다…아프리카 반군지도자냐"

안상수 "김대중 씨는 제발 침묵을 지켜달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남북관계 등을 거론하며 강한 어조로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하고 나선 것을 두고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한꺼번에 반격에 나섰다. 당청이 이처럼 한 목소리를 낸 것은 참으로 오랜만이다.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독재자' 발언을 하셨는데, 국민화합에 앞장서도 국론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주셔야 할 국가원수가 적절치 못한 발언으로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오히려 분열시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반박했다.

"북핵은 DJ의 '퍼주기' 때문"

이 대변인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정정길 대통령 실장 주재로 열린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이와 관련한 비난이 쏟아졌다고 소상히 소개했다.

이 대변인은 "대체적인 반응은 '지나치다', '어이없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무책임한 발언"이라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한 참석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자유, 서민경제, 남북관계를 지키는 데 모두 들고 일어나야 한다'는 말씀을 했는데,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고 화합을 유도해야 할 분이 선동을 조장하는 것 같아서 전직 대통령의 발언이라고 믿기 어렵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참석자는 "오늘날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 때부터 원칙없이 퍼주기 한 결과"라면서 "북한의 핵개발은 6.15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됐는데, 국외자처럼 논평하고 (현 정부를) 비난할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날 회의에선 "북한의 인권문제나 세습문제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국민의 뜻에 의해, 특히 530만 표라는 사상 최대 표차로 합법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마치 독재정권인 것처럼 비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민주주의 역행을 말씀하셨는데, 국회를 포기하고 장외정치를 하는 야당을 꾸짖어야 할 입장 아니냐"는 발언도 나왔다.

특히 "현 정부는 앞 정부(참여정부)가 대못질한 기자실을 원상복귀시켰고, 빈부격차도 앞선 정부에서 더 심화됐었고 현 정부에선 완화되는 추세"라면서 "이런 상황을 놓고도 (김대중 전 대통령이)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론까지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대변인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참모들만 '흥분'했다는 이야기다.

한나라 "시대착오적 발상과 발언에 경악"

한나라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아프리카 후진국 반군 지도자"에 빗대며 맹비난했다.

장광근 사무총장은 같은 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전날 김 전 대통령의 6.15기념식 메시지를 두고 "마치 아프리카 후진국의 내전이 벌어지고 있는 나라의 반군 지도자 선동발언을 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착각했다"고 비난했다.

장 총장은 "김 전 대통령의 시대착오적 발상과 발언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이명박 대통령을 실질적으로 독재자로 규정하고 정권타도를 실질적으로 선동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이같이 말했다.

장 총장은 또 "북한이 억울함 당하고 있다며 마치 김정일 위원장 편드는 듯한 대목에서는 아연실색했다"며 "북한의 저런 태도는 (김 전 대통령의) 일방적 퍼주기식 대북정책으로 인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문 정국 정서에 기대서 곁불쬐기 정치"라며 "많은 국민들이 말없이 분노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총장은 노 전 대통령 추모 열기를 두고 "광풍"이라고 표현하는 등 최근 잇따라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모두발언을 통해 "제발 김대중 씨는 대다수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는 발언들을 그만 두고 침묵을 지키기 바란다"며 "지금은 그냥 가만히 침묵을 지켜주는 것만이 대한민국을 도와주는 길"이라고 맹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