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티베트 라싸 사태 때 중국 당국이 사망자를 18명이라고 밝힌 데 비추어 본다면 이번 충돌은 그보다 훨씬 더 격렬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외신들은 시위가 신장 제2도시 카슈가르(카스. 喀什) 등 다른 지역으로 번지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단기간 많은 사상자를 낸 이번 사태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신장위구르 자치구 지역를 역사적으로, 경제·문화적으로 들여다 봐야 한다. 이미 외신들은 이 지역에 살고 있는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이 중국 정부에 의해 구조적인 차별을 당했다는 점을 주목하며 이번 충돌을 분석하고 있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6일 기사에서 공식적인 자치구로 인정받고 있는 신장위구르에서 분리주의자들의 저항운동을 경계해 중국 당국이 치안뿐만 아니라 위구르족의 인구까지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의 배경을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 신장위구르 자치구 인구 2000만 명 중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위구르인들은 무슬림인 투르크인들이다. ⓒ로이터=뉴시스 |
■ 위구르족은 어떤 사람들인가?
위구르족은 중국 대륙 서부에 있는 신장 지역을 근거지로 하고 있다. 이들은 이슬람 문화를 바탕으로 하는 투르크인(터키 민족)들이다.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인구 2000만 명 중에서 위구르인은 800만 명이다.
위구르 사회는 전통적으로 농업과 무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특히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국경과 맞닿은 도시 카슈가르는 몇 세기 동안 위구르인들의 무역 거점이었다. 이곳은 유럽과 중국을 잇는 실크로드의 중요한 길목이었다.
■ 위구르 분리운동의 역사는?
신장위구르 자치구가 오랫 동안 중국의 지배 아래 있었지만, 위구르인들은 전통적으로 자신들은 중앙아시아 민족들과 문화적·종교적으로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급기야 20세기 초 위구르인들은 현재 신장 지역을 동(東)투르키스탄이라는 독립국으로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1949년 공산당이 중국의 정권을 잡고 난 후, 이 지역은 그 통제력 하에 완전히 편입됐다.
최근 위구르족은 광범위한 지역에서 저강도의 분리주의 운동을 벌이고 있다. 산발적으로 중국 상점을 공격하거나 정부 상징물들을 부시는 방식이 그것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2001년 미국 9.11 사태 이후 점차 위구르족을 테러리스트 집단으로 묘사하기 시작했다. 또한 근거가 거의 없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알카에다와 연계되어 있다고도 말한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수 백 만의 위구르족 주민들이 테러리스트와 연루됐다는 혐의로 중국 당국에 탄압받고 있거나, 억류되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 주황색으로 그려진 중국 본토 북서부 노란색 지역이 신장위구르 자치구로 프랑스 면적의 3배와 맞먹는다. |
현재 많은 위구르인들은 당국이 한족 중심의 정책을 펴면서 자신들의 문화와 정체성을 억압한다며 분개하고 있다.
예컨대 당국은 이슬람교 사원인 모스크가 신자들을 대상으로 기도 시간을 알리는 방송을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중국 공산당은 이슬람 성직자인 '이맘' 임명에 막대한 영향력을 휘두루고 있다. 이슬람 성지 메카 순례를 위한 자체적인 순례단 조직은 불법으로 규정되고 있기도 하다.
이 밖에 위구르인들은 한족을 신장 자치구로 이주시키는 정부 정책에 대해 자신들의 문화를 한족 문화에 희석시키고, 위구르족의 경제력을 뒤처지게 하려는 목적이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물론 모든 위구르인들이 중국의 지배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위구르 공동체의 일부 지배층 인사들은 지역 행정이나 공산당 조직에서 한자리씩을 차지하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주석인 누얼 바이커리(努爾白克力)가 있다.
■ 중국은 왜 신장을 중시하는가?
건조한 산악지대인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면적은 중국 국토의 6분의 1에 해당한다. 프랑스 전체 면적의 3배나 되는 넓이다.
면적에 비해 인구 분포가 조밀하지 않지만, 광물자원과 석유가 매우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다. 특히 중국의 가장 큰 천연가스 산출 지역이다. 또한 이 지역은 인구 과밀의 중국 동부 지역에 공급되는 물자들을 비축하는 기지로도 쓰이고 있다.
게다가 1960~70년대 여러 차례 핵실험의 무대가 되었던 신장 지역은 군사 전략적으로 러시아, 몽골,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인도와 국경을 이루는 요충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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