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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요지부동'…여당 의원들과 '쇄신만찬'도 무산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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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요지부동'…여당 의원들과 '쇄신만찬'도 무산위기

"먼저 쇄신안 가져 와라" vs "끝내 거부되면 집단행동"

청와대는 요지부동이다. 한나라당 내 쇄신파들은 쇄신 요구가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연판장, 농성 등 집단적인 행동을 예고하고 있지만, 청와대는 기존의 '버티기 모드'에서 단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금주 중으로 예정됐던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의원들과의 만찬 간담회도 개최 자체가 불투명하게 됐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7일 "먼저 한나라당의 쇄신안이 나온 뒤 이 대통령과 의원들의 만찬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청와대 정무라인, 상황판단 제대로 하고 있나"

한나라당 내에서 먼저 통일된 '쇄신안'을 마련한 뒤 이 대통과 소속 의원 전원이 만난 자리에서 이를 자연스럽게 결의하는 모양새를 갖자는 것.

그러나 쇄신론자들이 여권 쇄신의 '출발점'으로 제기하고 있는 박희태 대표의 사퇴 및 조기 전당대회 개최에 대해 박 대표 본인을 비롯해 당 내 부정적인 기류가 만만치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주 안에 통일된 쇄신안이 마련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결국 이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아예 만찬 자리 자체가 무산되거나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혼선 저변에는 여당의 쇄신요구를 바라보는 청와대 주변의 부정적인 기류가 짙게 깔려있다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연일 대북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행보를 두고는 "국면전환용 인사는 없다면서 국면전환을 위한 '북풍(北風)'은 활용하겠다는 것이냐"는 비난도 일고 있다.

앞서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 역시 "일단 (한나라당의) 자기정리가 돼야 하는 게 아니냐"라고 반문하면서 "물러나라는 이야기만 있지, 쇄신의 논리와 명분, 줄거리, 밑그림이 안 서 있지 않느냐"고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바 있다.

물론 내부에선 '위기의식 부재'의 위험성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현 정국에 대한 청와대 정무라인의 '상황판단'을 두고도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4월 재보선 직전에도 정부라인은 끝까지 희망적인 보고서를 냈던 것으로 안다"면서 "밑에서 '참패 가능성' 등을 경고하는 보고서를 올려도 '윗선'에서 이를 되돌려보내는 일도 적지 않다고 하더라"고 전하기도 했다.

결국 당시 재보선은 한나라당의 '5대0' 전패로 귀결됐다.

"선거가 그렇게 중요한가"라지만…

상대적으로 민심에 민감한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 사이에 벌써부터 오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 참패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청와대 내부에선 "그게 뭐가 그리 큰 문제냐"는 분위기까지 감지된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노무현 정부에서의 재보선도 한나라당의 '전승행진'으로 이어지지 않았느냐"면서 "선거 결과에 일희일비하는 것보다는 경제회복, 올바른 남북관계 정립 등 장기적인 목표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 역시 퇴임을 앞두고는 이에 대한 '후회'를 토로한 바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노 전 대통령은 퇴임을 두 달 앞둔 지난 2007년 12월2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송년 만찬회에서 열린우리당 해체 과정에 대한 쓰린 속내와 함께 자기 반성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기자간담회는 비보도를 전제로 이뤄졌고 <프레시안>을 비롯해 이 자리에 참석했던 언론사들 역시 이를 보도하지 않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직후 알려지게 된 것.

이 자리에서 나온 노 전 대통령의 언급은 다음과 같았다.

"내 책임이다. 지지도가 낮아 보궐선거 깨지면서 무너졌다. 뼈아프다. 열린우리당의 난파는 보궐선거에서 못이겨 시작됐다.(중략) 이젠 정치적으로 회복할 수도, 노력할 방법도 없다. 대통령을 그만 두면 정치적 후원이라도 하려 했는데 뭐가 있어 후원을 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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