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협의에 의해 백지화된 '밤 10시 이후 학원수강 금지' 문제가 여권 내부에서 재점화될 태세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과 이 방안을 추진해온 정두언 의원은 "안병만 교육부 장관, 임태희 정책위의장이 애초엔 좋다고 했었다"고 공세를 펼쳤다. 남경필 의원도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재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반면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차라리 청소년 야간 통행금지를 실시하라"고 냉소적 태도를 취했다.
정두언 "대통령도 공감" vs 임태희 "설마 대통령이 그랬겠냐"
정두언 의원은 20일 보도된 인터넷 매체 <데일리안>과 인터뷰에서 "곽승준 위원장이 의원 입법 발의를 요청했을 때 이미 논의들이 상당수 진행됐다. 18일 당정협의에 앞서서는 저녁에 안병만 교과부 장관을 만나 다시 확인했고 임태희 정책위 의장도 나에게 잘될 거라고 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곽 위원장이 공무원 생활을 오래 하지 않아서 관계부처 장관 등 여러 관계자들과 '마지막' 확인 작업을 하지 않은 미숙함은 있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 어쨌든 대통령이 그 방식은 문제 삼았지만 정책방향에 대해서는 추진할 뜻을 내비친 것 아니냐"고 이 대통령과 교감하에서 나온 방안임을 강조했다.
그는 당정의 반대로 이 방안이 좌초된 데 대해 "사실 반대를 하는 이유는 지역구 사정 때문"이라며 "사정이야 이해되지만 그렇다고 국가 주요 정책이 번복되는 것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심야교습금지 백지화에는 '로비'가 한 몫했다는 것.
정 의원은 또 "이주호 교육차관과 정진곤 청와대 수석이 절대 안 본다"며 "이게 무엇을 의미하겠나. 업무협의를 안 한다는 이야기"라면서 "가장 큰 문제는 책임이다. 책임지려는 사람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원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잘 될 거라고) 그런 적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임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미래기획위원회 곽승준 위원장이 학원 심야교습 금지에 대해 얘기하기에 '지금은 논의하기에 적절하지 않으니 5월에 논의하자'고 했다"며 "이후 당내에서 난상토론을 한 결과 반대가 훨씬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곽 위원장이 교수 출신으로 관료 경험이 없어서 (잘 모르고) 언론 인터뷰에서 그렇게 얘기했을 것"이라면서 "대통령도 설마 '학원을 오후 10시까지만 하라'고 했겠느냐"고 말했다.
나아가 임 정책위의장은 "그럴 바에는 차라리 청소년 야간 통행금지를 하는 게 낫다"면서 "사교육비를 줄이는 데는 공감하지만 공교육의 수준을 올려서 균형을 맞춰야지, 왜 시장원리에도 맞지 않게 사교육을 끌어내려서 하느냐"고 말해 현격한 인식차를 드러냈다.
교육부와 한나라당 일각의 조직적 반발로 인해 '심야 학원 금지 1라운드'는 곽승준-정두언 등의 패배로 종결됐지만 이들은 연장전에 돌입할 태세다. 찬성 여론은 높은 편이지만 결국 관건은 청와대의 의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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