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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일, 로비 대가로 '빚 탕감' 받았나?

검찰, 천신일 불러 18시간 30분 조사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는 20일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을 위해 세무조사 무마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을 불러 사실상 밤샘 조사를 했다.

검찰은 전날 오전 10시께 천 회장을 소환했으며 하루를 넘겨 이날 오전 4시30분까지 무려 18시간30분 동안 조사를 벌였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천 회장이 조사를 받은 뒤 피의자 신문조서를 꼼꼼하게 읽어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검찰은 천 회장을 상대로 지난해 7∼11월 박 전 회장이 세무조사를 받을 때 한상률 당시 국세청장에게 세무조사 중단을 청탁하고 박 전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는지 집중 추궁했다.

박 전 회장은 천 회장의 회사에 투자한 수억원을 회수하지 않는 `채무면제' 방식으로 세무조사 무마 로비에 따른 대가를 치른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천 회장은 또 2003년 세중나모인터랙티브를 합병하는 시점부터 박 전 회장 지인들의 명의를 빌려 주식을 차명보유한 뒤 세 자녀에게 주식을 파는 방식으로 증여세를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천 회장의 세금포탈 액수가 모두 80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정확한 금액을 계산 중이다.

천 회장은 조사를 받은 뒤 취재진의 질문에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세중나모여행 관계자 30여명의 경호를 받으며 빠르게 빠져나갔다.

검찰은 천 회장에 대한 조사 내용을 검토한 뒤 곧바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21일께 재소환해 조사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조만간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을 위해 세무조사 무마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종찬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지난 18일 피내사자 신분으로 이 전 수석을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이 전 수석이 2003년 3월 서울고검장에서 물러난 뒤 동생 이름을 빌려 박 전 회장으로부터 빌린 7억원을 돌려주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자금 거래 내역에 대해 추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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