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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반기문 대권열차, 충북에서 동승자는 누구?

[언론 네트워크] 새누리 의원 5명 및 이시종 지사 합류 유력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73)의 귀국을 앞두고 충북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반 전 총장은 12일 귀국해 전남 진도의 팽목항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등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첫 주말인 14~15일은 고향인 음성과 충주 방문이 예정돼 있다. 음성군 원남면에는 생가가 있고 학교를 다닌 충주시에 어머니와 본가가 있다.

반 총장이 태어난 음성군에서는 음성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등 지역 민간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음성체육관에서 귀국 환영대회를 개최할예정이다. 반 전 총장이 초·중·고를 졸업한 충주에서도 민간사회단체에서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열기로 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귀국 충주시민환영대회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충주체육관에서 5천여명이 참석하는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한 반 전 총장의 귀국일정이 확정되면서 지역 정치권 인사들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향후 도내 정치권 인사들의 이합집산 가상도를 그려본다.

▲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글로벌시민포럼 창립대회에서 참석자들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지지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충북인뉴스

1. 이시종 지사, 이미 한발 딛고 올라섰다?

반기문호 합류 여부를 거명할 때 제일 먼저 지목받은 주인공이 이시종 지사다. 18대 대선 이후 이 지사는 차기 대선구도에 대해 일관되게 '반기문 대망론'을 펼쳐왔다. 익명의 모 정치인은 "몸은 더불어민주당에 두고 있지만 마음은 이미 반기문당으로 간 분이다. 어쩌면 정치적인 계산을 떠나 어떤 당위론에 빠진 듯도 싶다"고 평했다. 정파적 이해관계를 떠나 같은 고향·대학(서울대) 출신으로 같은 시기 고위 관료를 지낸 정서적 연대감이 뿌리깊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이 지사는 "이젠 충북 출신의 또 공무원 출신의 대통령이 나올 때가 됐다"며 반 총장의 지지를 언급했다. 최근 일부 지역언론 인터뷰에서 반기문 대권캠프 합류와 더불어민주당 탈당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제기됐다. 이에대해 이 지사는 "마음으로 잘 됐으면 하는 심정이지만 거기까지는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뚜렷한 답을 피하고 있다. 향후 '반풍'의 정치적 향배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일단은 관망하겠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일부 정치권에서는 이 지사가 이미 '반기문호에 한발 딛고 올라섰다'고 보고 있다. 그 근거는 정치공학적 셈법에 따른 분석이다. 우선 2014년 지방선거에서 이 지사는 새누리당 윤진식 후보를 만나 힘들게 승리를 거뒀다. 또한 올해 대선에서 정치적 텃밭인 충주가 반풍에 휩쓸릴 경우 차기 민선지사 3연임 도전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기왕의 선출직 7전 7승 불패신화를 유지하는 방안으로 차기 정부 입각에 승부수를 띄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만약 반기문 정권이 출범한다면 이 지사는 초대 국무총리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익명의 정치권 인사는 "반 전 총장이 제3지대 후보론을 주창하더라도 어차피 범여권 주자일 수밖에 없다. 대통합의 상징적 포석으로 야권 유력 정치인을 끌여들여야 하는데 현 구도에서 이시종 충북지사가 1순위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반 전 총장 개인의 신뢰까지 얹혀지면 몸값은 최고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새누리 국회의원, 정우택은 탑승 못한다?

새누리당이 친박·비박으로 갈려 분당하면서 도내 정치권에도 예상밖의 상황이 벌어졌다. 충북권 5명의 새누리당 의원이 모두 잔류를 선택했고 정우택 의원은 원내대표로 선출되는 이변(?)이 벌어졌다.

하지만 도내 새누리당 의원들이 잔류한 구심력의 중심은 '정우택'이 아닌 '반기문' 이었다. 실제로 이종배·경대수·박덕흠 의원이 작년 성탄절 직전 은밀하게 뉴욕으로 날아가 반기문 총장을 면담하고 왔다. 면담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나온 얘기가 '공산당만 아니면 총장님을 따라가겠다'였다. 당시 3명의 의원들이 건넨 덕담이 '충성맹세'로 비유되면서 SNS상에 비난댓글이 쏟아지기도 했다.

반 총장은 귀국 직후 민심탐방 형식의 단독 행보를 하면서 여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전략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비박-반문의 기치를 내걸고 정치권 대통합론 또는 개헌론을 화두로 제시할 것이다. 대통합의 틀 속에 국민의 당, 개혁보수신당과 선거연대의 틀을 만들어 갈 수도 있다. 새누리당의 경우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면 공당의 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탄핵결정 이전에 반 전 총장의 정치행보에 따라 대규모 탈당사태를 예상하기도 한다.

하지만 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정우택 의원은 침몰하는 새누리호의 마지막 선장으로 남을 공산이 크다. 물론 친박 좌장 서청원 의원과 인명진 비대위원장이 힘겨루기에서 인 위원장이 밀려날 경우 원내대표 공동책임론으로 함께 탈당을 선언할 수도 있다. 당초 정 의원이 희망한 최선의 답안은 친박을 몰아낸 새누리당과 비박 개혁보수신당이 반기문 깃발아래 다시 모이는 것이다. 이럴 경우 정 의원의 역할은 반기문 대권가도에 공적으로 남을 수 있고 논공행상에 오를 수도 있다.

하지만 헌재의 탄핵결정 때까지 당이 재정비되지 못하고 원내대표로 발이 묶일 경우 반기문호에 승선할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당내 리더십의 한계가 드러나고 박대통령 수호천사로 지역구 신뢰도 잃은 마당에 꽃가마를 보낼 대권주자는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3.새누리당 시장·군수, '무조건 무조건 이야~'

도내 새누리당 소속 기초단체장은 청주 이승훈 시장, 충주 조길형 시장, 음성 이필용 군수, 보은 정상혁 군수, 옥천 김영만 군수, 영동 박세복 군수, 단양 류한우 군수 등 7명이다. 공천권을 좌우할 지역구 국회의원의 행보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그렇다면 7명 모두 반기문 빅텐트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반 전 총장의 연고권을 내세워 진작부터 선양작업을 펼쳐온 충주와 음성군은 과도한 행정개입이 선거법 위반 시비를 낳을 우려도 크다. 이미 음성군의 반기문 홍보 홈페이지가 선관위 권고로 폐쇄됐고 충주시의 각종 기념 조형물도 논란에 휩싸였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3명이 포진한 청주시는 이승훈 시장의 반기문 지원사격이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지역의 정치 성향과 정당 조직력 등을 감안하면 단체장 행보에 대한 견제와 감시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지역적 연고가 없는 이 시장이 대선 국면을 지렛대로 삼아 당심 획득의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남부 3군은 박덕흠 의원의 주도하에 농촌지역의 보수적 표심을 적극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충북도의회 전반기 의장을 지낸 충주 이언구 도의원의 행보도 주목된다. 이 의원은 뉴욕에서 자유롭게 반 전 총장과 만날 수 있는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작년말 도내 국회의원 3명의 면담도 이 의원이 주선했다는 후문이다. '글로벌 반기문 협의체'를 만들어 시군 조직까지 확대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밖에 전국 JC 회장 출신인 손인석씨(45)도 최근 '반하다3040' 조직을 결성해 반기문 캠프에 적극 가담하고 있다. 2012년 총선에서 정우택 의원의 성상납 의혹 등으로 갈등을 빚어 정적관계가 되기도 했다. 이밖에 반 전 총장과 서울대 동문이며 외무고시 선후배로 50년 우정을 나눠온 청주 출신 정태익 한국외교협회 명예회장도 측근으로 꼽힌다. 정 회장은 지난 연말 개혁보수신당(바른정당)에 입당해 반 전 총장 영입을 위한 창구역으로 관심을 모았다.

프레시안=충북인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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