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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카드대란 데자뷰?…가계 신용 위험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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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카드대란 데자뷰?…가계 신용 위험 최악

대출 규제 본격 강화될 듯

올해 은행 대출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가계 신용위험 수준이 2003년 카드 사태 이후 최악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를 보면, 국내 시중은행의 올해 1분기 대출태도지수는 –19였다. 대출태도지수란 금융업체 대출 성향을 보여주는 자료로 –100부터 100 사이 수치로 나타난다. 전망치가 마이너스면 앞으로 대출심사를 강화하겠다는 금융회사가 완화하겠다고 응답한 회사보다 많음을 뜻한다.

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지난 2015년 4분기 이후 줄곧 마이너스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은행권 대출 심사 강화는 가계 주택자금을 중심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제주체별 대출태도지수를 보면, 올해 1분기 가계주택 대출에 관한 은행권의 대출태도지수는 –30이었다. 대기업(-13), 중소기업(-13), 가계일반(-10)에 비해 월등히 깐깐한 태도다.

정부가 본격적으로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기로 한 데다, 은행권이 주택 담보가치 하락세를 대출 심사에 반영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은행이 대출 관련 통계를 인용해 산출하는 신용위험지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 실물 경제가 대출 심사 강화에 따른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은행의 차주별 신용위험지수는 전분기(2016년 4분기) 22에서 크게 오른 40이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국내 경제가 크게 흔들린 2008년 4분기(44) 이후 8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부문별 신용위험지수를 보면, 대기업 신용위험지수가 30이었고 중소기업은 43이었다. 특히 가계 신용위험지수는 전분기 13에서 크게 오른 37이었다. 가계 경제 붕괴 가능성이 그만큼 커졌음을 뜻한다. 해당 지수가 오르면 금융회사는 관련 경제주체를 대상으로 한 대출 심사를 그만큼 강화한다.

실제 시중은행은 지난해 말경부터 대출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미국 금리 인상 여파를 곧바로 금리 상품에 반영했다. 앞으로 대출 금리 인상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은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신용위험이 커질 것으로 내다본 이유로 "경기회복 지연에 따른 수익성 부진과 자금사정 악화,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상환부담 증가, 보호무역주의 대두에 따른 수출 부진 및 채산성 악화"를 들었다.

가계 신용위험 상승 전망의 이유로는 "부채 누증에 따른 취약계층의 재무건전성 악화, 소득 개선 제약과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채무상환능력 약화"를 꼽았다.

ⓒ한국은행 제공

비은행금융회사 역시 올해 1분기 들어 보수적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비은행금융회사별 대출태도지수를 보면, 상호저축은행이 –12였고 상호금융조합은 –33이었다. 생명보험회사 역시 –21로 대출 심사를 보수적으로 하겠다는 응답이 많았다.

신용카드회사의 대출태도지수는 6을 기록했다. 신용카드회사의 대출태도는 지난 2014년 4분기 –6을 기록한 후, 줄곧 플러스였다.

대출 심사가 강화되더라도 실물 경제의 위기 구조는 변화하지 않는다. 이미 한국의 주요 경제 주체가 대출에 의존해 버티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300조 원 수준이던 가계부채는 지난해 말 1500조 원대로 부풀어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말 기준 가계와 중소기업 부채 비율은 각각 170%대, 110%대다.

한은의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 28일부터 12월 9일까지 은행 15개, 상호저축은행 16개, 신용카드사 8개, 생명보험사 10개, 상호금융조합 150개 등 199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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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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