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017년 1월 1일 신년 기자 간담회를 연 자리에서 세월호 참사를 두고 "작년인가, 재작년인가요"라고 발언한 것이 논란을 낳고 있다. 세월호 참사는 2014년 4월 16일, 즉 작년도, 재작년도 아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일 40분 전에 통보한 청와대 출입기자 대상 간담회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그런 것 중에 하나가 이번에 소추 그것도 됐고, 또 특검에도 대상이 된 세월호 문제인데, 그것도 그동안에 처음에는 작년인가, 재작년인가요, '세월호 참사가 벌어졌는데 대통령이 밀회를 했다' 이런 정말 말도 안 되는, 누가 들어도 얼굴 붉어질, 어떻게 보면 나라로서도 '대한민국이 그래?'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거든요. 근데 그게 사실 같이 또 한 몇 달을 기정사실같이, 아니 어떻게 밀회를 하겠습니까? 그게 입에 담기도 창피한 일이고. 그게 또 슬그머니 꼬리를 감추더니만 그 다음에는 그 시간 동안 굿을 했다고 또 한참, 또 그게 기정사실로, 그래서 참 너무너무 어이가 없었고.
그 다음에는 수술을 했다고 그래 갖고 한참 지금 되고. 그래서 이건 하다가 또 아니면 말고, 하다가 아니면 말고, 끝도 없어요. 그래서 청와대 게시판인가, 거기 사이트 홈페이지에다 '이것이 팩트다' 해 갖고 사실은 대통령이 이때 여기를 갔고, 이때 여기 가서 누구 만났고, 다 발표할 필요도 없는 거예요."
박 대통령이 "작년인가, 재작년인가요"라고 언급한 것은 '밀회를 했다'는 소문인데, 이 소문의 진원지 자체가 2014년 8월로, 세월호 참사 4개월 후다. 같은 해에 벌어진 일이다.
가토 다쓰야(加藤達也) 일본 산케이신문 사회부 편집위원이 '박근혜 대통령 (세월호)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 누구와 만났을까'라는 칼럼을 실은 것은 지난 2014년 8월 3일이다.
이 '필화 사건'으로 '밀회설'이 언급된 시점과 세월호 참사 시점이 비슷한데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이 그 시점조차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게다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실수를 한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박 대통령은 당시 기자 간담회에서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벌어진 세월호 참사 당일 일정을 "정확하게 말씀 드릴 수 있"다고 강변하면서 "그날 저는 정상적으로 이 참사, 이 사건이 터졌다 하는 것을 보고받으면서 계속 그것을 체크를 하고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당시 출근을 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한 뒤 "그날은 마침 일정이 비었기 때문에 그것을 하고 있었는데 그런 보고가 와서, 제가 무슨 재난 전문가는 아니지만 대통령 입장에서 '한 사람이라도 빨리빨리 필요하면 특공대도 보내고, 모든 것을 다 동원해 가지고 한 사람도 빠짐없이 구조하라' 이렇게 해 가면서 보고받으면서 이렇게 하루 종일 보냈어요"라고 했다.
세월호 참사 시점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그날의 '심경'까지 박 대통령은 세세하게 설명했다.
박 대통령 변호인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당시 기억을 잘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4월 16일은 수요일이었다. 대통령의 발언과 업무 하나하나가 기록이 되도록 시스템이 돼 있지만, 유독 4월 16일은 국가적 재난이 벌어졌음에도 청와대의 기록은 지나치게 부실하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