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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공무원이 야구 대표팀보다 애국심 부족"

'공직사회' 기강잡기…"개혁 못하면 스스로 물러나야"

이명박 대통령은 18일 "나라를 생각하는 애국심, 그런 정신이 오히려 (야구 대표팀보다) 공직자에게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점검 워크숍'에서 "프로팀의 선수와 감독의 정신보다 공공기관의 공무원, 공직자가 더 국가를 앞세우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방침에 대항하고…민간회사 노조보다 못 해"

이 대통령은 "WBC 야구 대표팀의 김인식 감독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선수들의 목표는 개인에 앞서 국가에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프로들에게도 나라가 먼저 있다. 대한민국을 위해 이겨야겠다고 그 야구감독은 부르짖었다"며 "나라를 생각하는 애국심이 있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18일 오전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점검 워크숍'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청와대

'노사관계'에 대한 지적도 빠지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노사문화에 있어 정부방침에 대항하고 내 신상에 도움이 안 된다고 반발한다는 것은 민간회사의 노조원보다 더 못한 것"이라며 "길거리에 나오고, 반개혁적인 벽보를 붙이고…, 그런 공직자는 자격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공공기관만큼 안정된 직장이 어디 있느냐, 민간기업과 비교해 보라"면서 "민간기업은 시장을 개척하지 않으면 발전할 수 없는 냉혹한 입장이고 회사가 문을 닫을 수도 있기 때문에 CEO가 밤잠을 못 잔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그런데 여러분은 부도가 날 염려가 없다"며 "그런 안정된 조건 위에서 여러분은 개혁을 해야 한다. 할 수 있다. 해야만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이 대통령은 "(공공기관장) 여러분이 맡은 조직은 스스로 개혁하고 자신이 없으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했다.

"언론핑계 대지 말라, 그런 장애물 없던 적 있었나"

'여의도 정치'에 대한 불신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해외에 나가 정상들을 만나 보면 (경기부양책을) 함께 하겠다고 하는데 국내에서의 일을 걱정하는 사람이 없다"며 "하지만 우리는 국회에서 통과될까, 누가 반대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부터 하게 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같은 여당이 안 도와주네, 하는 여러 말이 있지만 그런 것을 탓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우리에게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법안 통과에 어느 노조는 국회에 안 되게 하는 로비를 한다고도 하고, 은근히 부추기는 CEO(공공기관장)도 있다고 한다"며 "그래서는 안 된다. 그런 정신으로 나라를 어떻게 하느냐"고 말했다.

정부에게 비판적인 언론들을 '장애물'로 치부하기까지 했다. 이 대통령은 "언론 핑계 대지 말라"며 "언제 그런 장애없이 순조롭게 발전한 일이 있었느냐"고 반문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여러 힘든 역경 속에서 발전한 나라"라면서 "앞으로 더 큰 장애가 있을 수 있지만, 핑계로 삼지 말고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감사원 "노사관계로 방만경영 부르면 경영진 해임"

한편 이날 워크숍에서 김황식 감사원장은 "공공기관의 방만경영이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나 탈법적인 노사협약에 따라 유발된 경우에는 감사원법 등에서 규정하고 있는 '경영진에 대한 해임요구권'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면서 보조를 맞췄다.

김 원장은 "그 동안의 감사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살펴보면 공공기관의 방만경영은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나 책임감 부족, 노사합의를 빙자한 탈법적 노사관계에서 주로 비롯됐다"면서 "올해 개별 공공기관의 선진화계획 이행실태 및 탈법적 노사협약 실태 등을 상시 점검하고 내년에 대규모 특별감사를 실시한 뒤 그 결과로 나타나는 방만경영 등에 대해서는 경영진에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워크숍에서 오는 2012년까지 정원 감축과 민영화를 통해 공공기관 직원 3만5000명을 줄이는 방안을 골자로 한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을 보고했다.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 수석은 별도의 발제문을 통해 이날 워크숍 이후를 '공기업 선진화 2기'로 규정하고 △보수, 직급과 조직, 사업구조 등 3대 거품빼기 △노사관계 선진화 △일류서비스 제공 등을 3대 목표로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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