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는 29일 오전 10시 서귀포시 성산읍주민센터에 모여 제2공항 건설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주민들은 '투쟁', '제2공항 NO!', '제2공항 결사반대' 등의 깃발을 꽂은 수십대의 차량을 타고 성산읍주민센터에 모여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한 제2공항 건설 계획을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에는 온평리 제2공항 반대대책위와 함께 제주도내 15개 시민사회 단체로 구성된 '제2공항 전면 재검토와 새로운 제주를 위한 도민행동'도 함께했다. 또 10년째 해군기지 갈등을 겪는 강정마을회도 동참했다.
성산읍 제2공항 반대위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한영길 신산리장은 "2016년을 보내면서 성산읍 주민들이 차량에 깃발을 꽂고 피켓을 손에 들고, 머리에 띠를 두르고 한 자리에 모였다. 주민들을 개·돼지로 보는 국토교통부와 제주도정의 관료주의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제2공항 반대 도민행동 공동상임대표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는 "제주 공항이 포화라고 하는데, 항공사들이 그동안 벌어들인 돈으로 좀 더 큰 항공기를 투입하면 어느정도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주민 목소리를 외면해 추진되는 제2공항 계획이 철회될 때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결의했다.
강정마을회도 함께했다.
고권일 강정마을회 부회장은 "이곳에 와도 되는지 주저했다. 많은 사람들이 성산읍이 '제2의 강정마을' 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있다"며 "외부세력을 끌어들이고, 정부 사업에 반대하면 변질된 집단으로 오해받고, 고립되고, 탄압받을 것 아닌가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강정마을은 10년째 싸우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대규모 시설이 들어서는 순간 자연이 파괴된다. 맑고 깨끗한 강정천을 찾던 은어들이 해군기지가 들어선 뒤 사라졌다. 30년 사용 목표로 만들어진 색달동 쓰레기 매립장이 20년만에 가득찬다고 한다. 고향을 지키는 것이 제주를 살리는 것이다. 성산 주민들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온평 비대위 관계자도 단상에 올라 "성산 일대 클린하우스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을 보면 주민들보다 타 지역 사람들이 더 많다. 지금도 이런데, 제2공항이 들어서면 더 심각해 질 것"이라며 "보상만 해주면 끝이라는 생각은 절대 안된다"고 말했다.
성산읍을 지역구로 하는 고용호 제주도의원은 "가슴아프다.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한다고 하면서 언제 주민들의 말을 들었나. 국토부와 제주도정은 주민들을 대화 상대로 보지도 않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성산 주민들은 성명을 통해 "제주도정은 현혹·위장된 언어로 주민들을 우롱하지 말라.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한 '민관협의기구'는 유통기한이 지난 낡은 시대 방식"이라며 "'무한 소통'한다는 제주도정에 '무한 투쟁'으로 맞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주민들은 시골 아낙, 촌부들이지만, 제2공항 문제를 넘어 제주의 가치와 새로운 제주 미래를 위한 대장정을 시작했다. 도민들도 길동무가 돼 진정한 제주 백년대계를 설계하자"고 호소했다.
주민들은 집회가 끝나고 차를 타고 성산읍 일대를 돌며 차량 선전전에 나서기도 했다.
프레시안=제주의소리 교류 기사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