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 조카 장시호 씨가 자신과 관련된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 장 씨는 이모인 최 씨를 앞세워 삼성그룹을 압박, 삼성으로부터 16억 원대 후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의 심리로 29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장 씨의 변호인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와 강요 부분은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변호인은 "사실관계를 다투는 것은 아니지만 (삼성 측이) 강요 때문에 후원금을 냈는지는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장 씨는 최 씨, 김 전 차관과 공모해 자신이 운영하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삼성이 16억2800만 원을 후원하게 압박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강요)를 받고 있다. 또 한국관광공사 자회사인 GKL(그랜드코리아레저)에도 압력을 넣어 2억 원의 후원금을 받아 낸 혐의도 받고 있다.
최순실, 김종 혐의 전면 부인
반면, 최순실 씨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이러한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최 씨 측 변호인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게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도움을 달라고 요청한 적은 있지만, 특정 기업을 지목해 후원금을 받아달라고 한 적은 없다"면서 GKL에서 2억 원의 후원금을 받은 사실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한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변호인은 "최 씨는 민간인으로서 비(非) 신분범"이라며 "신분범(김 전 차관)의 범행에 가담할 때는 그 범행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하지만 최 씨는 김 전 차관이 권리를 남용해 후원금을 내게 했는지에 대한 인식이 없었고 고의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변호인은 또 장 씨가 영재센터에 지원된 국고 보조금을 가로채고 법인 자금을 횡령한 것에 대해서도 "몰랐다"고 부인했다.
김종 "대통령 지시, 거부할 수 없었다"
이러한 반응은 김종 전 차관 측도 비슷했다. 최 씨와 공모한 적이 없고, 삼성 측을 압박한 적도 없다는 것. 김 전 차관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삼성전자가 16억여 원을 후원하도록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총괄사장을 압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차관 측 변호인은 관련해서 "(최 씨에게서) 후원해 줄 곳을 알아봐 달라는 부탁을 받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변호인은 "뜬금없이 김 전 차관이 최 씨를 위해 삼성이 지원하게 할 이유가 없다"며 "김재열 사장을 만났지만 영재센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관련 후원금은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차관 측 변호인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메모를 보면 박근혜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김재열 사장으로 하여금 영재센터 지원을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공기업 GKL이 영제센터에 2억 원을 후원하게 한 혐의에 대해선 "영재센터 후원을 검토해달라고 한 건 인정하지만, GKL 설립 목적에 부합하는 일"이라며 "스포츠 영재 육성을 후원하는 게 직권남용에 해당하는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지시사항이라 피고인으로서는 거부할 수 없었다"며 선을 그었다.
이날 재판에 최씨와 장씨, 김 전 차관 등은 모두 출석하지 않았다. 또한, 이들은 모두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에 관한 재판은 내년 1월 17일 공판기일로 본격 시작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