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 '낙하산 총장' 의혹, "윗선의 뜻"?

김영래 전 공천위원을 총장으로…靑 "만나긴 했지만 압력은 없었다"

청와대가 세종대 신임 총장 선출문제에 직접 개입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동아일보> 3일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김정기 교육비서관은 지난 달 19일 주명건 전 재단이사장을 만나 "후임 총장으로 김영래 아주대 교수가 선임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김 비서관은 '윗선의 뜻'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靑 "만나긴 했지만 압력은 없었다"

김영래 교수는 지난 해 18대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을 맡았던 인물이다. 한국정치학회 회장과 한국 NGO학회 회장도 역임했다.

김대중 정부시절 의문사진상규명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던 세종대 양승규 현 총장의 임기는 오는 17일 끝난다.

그러나 세종대의 경우 정상적인 이사회를 열 수 없는 상태여서 후임 총장 선임 문제를 논의하고 의결할 공식 절차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다. 지난 노무현 정부 시절 파견됐던 임시이사들의 임기는 지난 해 6월 모두 끝난 상태다.

이에 청와대 측은 개정된 사립학교법에 명식된 긴급처리권을 염두에 두고 조속한 '낙하산 총장' 선임을 종용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긴급처리권은 이사들의 임기가 만료된 경우 새 이사회가 구성될 때까지 기존 이사진이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한 권한이다.

이같은 의혹에 대해 청와대 대변인실은 해명자료를 통해 "세종대는 그동안 학내 분규와 관련해 교육부는 물론 청와대로도 많은 민원이 접수되었던 대학"이라며 "김정기 교육비서관은 3월 중순 세종대 전 이사장을 만나 그 동안 청와대 등 정부에 접수된 세종대 관련 민원 내용을 전했을 뿐 특정인물을 총장으로 선임하라고 압력을 가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교육과학기술부도 경기대 총장 선임에 적극 개입하려 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일부 교직원들에 따르면 엄상현 교과부 학술연구정책실장은 지난 달 10일 이태일 경기대 총장을 만나 차기 총장 후보사퇴를 종용하는 한편, 현승일 전 한나라당 의원을 차기 총장으로 언급하는 등 적극 개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 전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6.3 동지회 소속이다.

그러나 경기대 총장선출을 위한 후보자 추천위원회는 지난 2일 현 전 의원을 포함한 후보자 6인에 대한 면접과 투표절차를 진행한 결과 현 전 의원을 탈락시켰다. 이날 경기대 학생 400여 명은 경기대 수원캠퍼스에서 '낙하산 총장, 현승일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