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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목항의 크리스마스…시민들의 발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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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목항의 크리스마스…시민들의 발길이 있다

[언론 네트워크] 진도 팽목항 '세월호 분향소' 지키는 시민들

12월 24일 새벽4시, 어둠이 가라앉은 이 시각 진도군 팽목항은 많은 사람들로 빛을 내뿜고 있다. 불빛의 주인공은 바로 팽목항을 지키는 사람들. 2년 전 304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 참사 이후 2년이 지났지만 아직 9명의 희생자들을 수습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연내 마무리하겠다던 세월호 인양이 불가능하다고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하지만 미수습자 가족들과 세월호 유가족들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묵묵히 이곳 팽목항을 지키고 있다.

▲ 12월 24일 새벽4시, 어둠이 가라앉은 이 시각 진도군 팽목항은 많은 사람들로 빛을 내고 있다. ⓒ충북인뉴스

자천타천 '세월호가족휴게소'의 1등 요리사라 불리는 김명봉(37)씨는 이곳에 상주하면서 세월호 가족들의 식사를 책임진다. 김 씨는 "이곳에서 유일하게 상주하며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이라며 웃어보였다.

▲ '세월호가족휴게소' 1등 요리사 김명봉씨. ⓒ충북인뉴스
왜 이곳에서 자원봉사를 시작하게 됐냐고 묻자 김 씨는 "원래는 안산에서 봉사활동을 했었다. 처음엔 팽목항에 대해서 알지 못했는데 알고 보니까 이곳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이 더 많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그때부터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지난 7월부터 팽목항에서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김 씨는 앞으로도 봉사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김 씨는 "시간이 될 때까지는 이들과 함께 하고 싶다. 세월호가 어서 인양이 되고 문제가 해결 될 때까지"라고 말했다.

▲ 진도군 팽목항 인근 조도 주민 오명삼씨. ⓒ충북인뉴스
진도군 팽목항 인근 조도 주민 오명삼(41)씨는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밝혀질 때 까지 계속 나올 것이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역은 시야가 좀 어두울 뿐이지 잠수 활동을 하기에는 무리가 없다. 정부의 구조 활동이 의문스러운 이유다"라며 "우리 지역의 일이고 침몰된 세월호에서 나오는 기름 등 부유물로 인해 어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씨는 "하루빨리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고 어민들도 정상적인 조업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선체가 인양되고 미수습자들의 수습될 때 까지 이곳을 지킬 계획"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성호 침몰사건으로도 많이 알려진 조도는 1942년 당시 70여명의 주민들이 여객선침몰사고로 목숨을 잃기도 했었다. 당시에도 세월호참사와 마찬가지로 여객선 선장의 무책임함으로 피해가 커졌다.

▲ '0416 노란리본 클럽' 김태우 대표. ⓒ충북인뉴스
진도 팽목항 세월호 분향소의 중추적인 지원역할을 하는 '0416 노란리본 클럽'은 팽목항에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다. 김태우(41) 노란리본 클럽 대표는 "노란리본을 단순히 나누자는 모임에서 시작됐다. 이후 리본 제작과정에 필요한 재료와 사무실 물품을 지원했다"며 "나중엔 머그컵 사업을 통해 2000여 만원의 수익을 만들어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팽목항 봉사자들 사이에서는 큰형님으로 통한다.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며 봉사자들을 친동생처럼 아우른다. 6월 달부터 팽목항 분향소 봉사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노란리본 클럽은 앞으로도 지원을 지속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세월호가 인양되고 미수습 된 아이들이 돌아올 때 까지 우리는 이곳을 떠나지 않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일반 시민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았다. 연휴에도 불구하고 가족단위의 시민들이 분향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고 세월호가족휴게소에 들러 식사를 같이 하는 등 가족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시민 A씨는 "내 가족과 같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도와줄 것은 없지만 이렇게 잊지 않고 항상 응원하고 기도하겠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어 가족들과 함께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B씨도 "많은 국민들이 행복해하는 크리스마스때 우리의 이웃이 가슴아파하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 볼 수 없었다"며 방문 이유를 설명했다.

팽목항을 지키는 사람들. 수습되지 못한 이들이 다시 돌아오는 그 날까지 지금의 활동을 멈추지 않겠다는 그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을 입을 모아 말한다. "저 분들이 있기에 우리가 지금 까지 버틸 수 있었다", "이미 우리는 한 가족"이라고.

▲ 불쑥 찾아온 취재진에게도 아침을 차려주는 자원봉사자들. ⓒ충북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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