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 달러' 盧전대통령 조카사위 계좌로 들어간 듯

자금 성격이 관건…봉하마을 "우리와 무관"

박연차 회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 친인척 쪽으로 500만 달러를 쥐어줬다는 의혹이 더 구체화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조카 사위(구속 기소된 노건평 씨의 사위)인 연 모 씨가 태광실업 홍콩 현지법인 APC계좌를 통해 500만 달러를 받았다는 것.

연 씨는 노건평 씨의 큰딸 남편으로 지난 2003년 박 회장이 설립한 벤처기업에서 이사로 근무한 인연이 있다.

봉하마을 쪽은 연 모 씨에 대한 자금 유입 사실 여부와 별개로 "우리나 노건호 씨와는 무관한 일"이라는 입장이다.

"박연차 회장이 노건평 씨와 오히려 더 친하고, 그 돈은 투자금 형식의 돈인 것으로 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하지만 '그냥 친하다고 거액을 줬겠냐. 누구를 보고 돈을 줬는지는 뻔한 것 아니냐'는 반론도 있다.

실제로 박 회장과 노 전 대통령간의 돈 거래도 활발했다. 박 회장은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노 전 대통령에게 불법 대선자금을 제공했다가 기소됐고 노 전 대통령 퇴임 직후 15억 원을 빌려주기도 했다.

또한 창신섬유 강금원 회장이 봉하마을 개발사업에 수십 억 원을 투자하는 등 노 전 대통령 주위에 적잖은 돈이 모인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노 전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는 "그런 것이 오히려 반증이다"고 말했다. 그는 "차용증 주고 15억 원을 빌릴 정도로 깔끔하게 처리했는데 불과 그 며칠 전에 다른 뭉칫돈을 받았겠냐"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이름이 직접 거론되면서 검찰도 극히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친노진영에 대한 수사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압박은 차원이 다르기 때문.

하지만 검찰 입장에서 의혹이 제기된 이상 그냥 덮고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박연차 회장의 APC계좌에 대한 수사가 한참 진행되면서 또 다른 건들이 터질 가능성이 적지 않은 상황이지만 '500만 달러가 누구 몫이냐'가 최고 관심사안으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