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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현장조사 거부…'문간'에서 돌아온 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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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현장조사 거부…'문간'에서 돌아온 의원들

여야 "비선 실세는 밤낮 드나드는데 국회의원·언론은 막나" 한목소리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청와대 현장 조사가, 청와대의 완강한 거부로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은 청와대 문 앞에서 경호실 관계자들과 입씨름만 벌이다 돌아와야 했다.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은 16일 오후 3시경부터 청와대 현장 조사를 위해 연풍문 면회실에서 경호실과 협의를 벌였으나, 경호실이 '청와대 경내 진입 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 결국 오후 5시경 협의가 무산됐다.

특위 소속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방금 경호실과 협의가 무산됐다"며 "경호실장은 경호실 건물은 물론 청와대 안으로 진입해 국정조사를 하는 것조차 거부한다. 경호실은 '청와대 경내가 아닌 면회실에서만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한치의 양보도 없다"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의원들은 당초 '취재진이 조사 현장에 동행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기자들 없이 속기사만 들이자'는 것까지 양보했는데 수용이 안 됐다"며 "면회실에서 협의만 하다 되돌아간다"고 했다. 그는 "역시 최순실과 함께 오지 않으니 청와대 진입은 불가능하군요. 최순실은 들어가는데 국민의 대표들은 못 들어가는 이런 청와대, 이제 심판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당초 국조특위는 청와대 현장 조사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이나, 최순실 씨 등 이른바 '비선 실세'들의 청와대 출입 내역 등을 확인한다는 방침이었다.

국조특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박범계 의원은 조사를 시작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2014년 4월 16일을 중심으로 '보안 손님'들의 (출입)기록, 관저 출입기록, 제1·2부속실 출입기록, 그리고 세월호와 관련된 상황 보고서, 문자 메시지 등의 전파 기록, 청와대 경호 수칙 등 여러 자료들을 요구하고, 경호실장을 상대로 분명히 질의하겠다"며 "정송주 씨 등 두 사람의 미용사가 (2014년 4월 16일) 오후 3시 이후에 와서 머리를 얼마 동안 했고, 화장을 얼마 동안 했는지 물어볼 것이고, (관저 경호 담당 경찰관인) 구순성 행정관을 통해 4월 16일 (당일 행적) 기록에 대한 질의도 하겠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이날 조사가 끝내 무산되며, 특위 위원들이 준비한 조사 내용도 수포가 됐다.

앞서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아침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 안으로 들어올 수는 없다는 입장은 변할 수 없는 것"이라며 "국회와 경호실이 현장 조사를 오면 어디서 어떻게 만날 것인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이와 관련,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도 조사 전 기자들과 만나 "관저 확인을 위한 현장 조사는 경호실에서 현재까지 완강하게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박범계 의원도 "위원들과 전문위원 3명이 들어가 있는데, 청와대는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청와대 앞으로 가는 취재진의 행렬도 일부 가로막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대한 기자들의 항의를 받고 "연풍문 앞도 청와대 경내"라며 "필요시 출입을 막을 수 있는 규정이 있다"고 출입 제한이 정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비선 실세들은 밤낮으로 마음껏 드나들었던 이 곳을, 국정조사 위원들에게는 철벽을 치고 언론 기자들의 출입도 막는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청와대 경호실 차장이 '세월호 당일 청와대를 출입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했는데, 청와대 스스로 미용사 두 사람이 와서 머리를 했다고 했다"며 "이는 경호차장의 위증에 해당한다"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이날 청와대 경내로 들어가지 못한 국회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이 청와대 경호실과 협의를 벌인 연풍문은 이른바 '연풍문 회의' 등으로 세간에도 많이 알려진 곳이다. 연풍문은 청와대 출입문 중 하나로, 비서실 업무동과 가장 가까운 문이다. 단순히 담장에 뚫린 문이 아니라 아예 한 동의 건물로 지어져 있고, 이 건물 앞문이 청와대 밖과, 뒷문이 청와대 경내와 통한다. 건물에는 농협 출장소와 회의실 등이 있다. 청와대 경내로 들어올 수 없는 타 부처 직원들과의 회의 장소 등으로 자주 이용된다.

▲청와대 연풍문. ⓒ청와대


한편 국조특위는 이날 오전에는 최순실 씨의 단골 성형외과였던 김영재의원을 방문 조사했다. 특위는 최 씨의 진료·시술 내역 등을 입수하는 한편, 세월호 참사 당일 김영재 원장의 차트 필적이 평소와 달랐다며 그날 김 원장의 행적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관련 기사 : "세월호 참사일 오전 성형외과 차트 필적, 평소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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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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