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열린 토론회에서, 먼저 박지원 원내대표가 포문을 열었다. 박 원내대표는 "좋은 헌법으로 개헌을 한다고 하면 여기에 모든 것을 융화시켜서 새로운 시대로, 새로운 질서로 이어나갈 것으로 본다. 경제건, 사회건, 검찰개혁이건, 사법부 개혁이건 무엇이든지 다 이루어질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물리적으로 개헌이 가능할까 하는 것은 우리들의 숙제"라고 회의론을 폈다.
박 원내대표는 "국회에서는 오는 29일 개헌특위를 구성하기로 했기 때문에 철저히 논의를 하겠지만, 그 통과 여부에 대해서는 숙제로 남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동철 비대위원장은 "박 원내대표께서 '개헌을 해야 된다'고 하면서도 시간적 제약에 대해서 말씀을 하셨는데, 개헌은 시간의 문제가 아니고 의지의 문제이고 사명감의 문제"라고 정면 반박했다.
김 위원장은 "국회가 의지와 사명감을 가지고 간다면 시간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현재의 6공화국 헌법도 개헌특위가 설치돼서 공포할 때까지 4개월밖에 걸리지 않았고, 실질적 논의는 2개월밖에 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개헌은 모든 자료가 축적된 상태이기 때문에, 우리가 의지만 가지고 한다면 두 달이 아닌 한 달도 저는 가능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공수처 설치. 공정위 강화, 전관예우 처벌" 주장
토론회에서 국민의당 유력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개헌 문제는 언급하지 않고 경제·사회 분야의 개혁을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탄핵이 끝이 아니고 시작"이라며 "(탄핵은) 공적인 가치들로 우뚝 선 새로운 국가와 사회의 모습을 만들어나갈 아침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종소리다. 국회는 만인 앞에 평등한 법으로, 오직 국민을 위한 위대한 나라의 기틀을 닦을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우리 사회의 기득권에 깊이 뿌리내린 부패와 타락의 근원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아니 그보다 훨씬 크고 강한 정의로운 의지와 실천이 필요하다"며 "국회는 국민의 명령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 부패한 관료, 재벌, 검찰의 공생사슬을 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를 설치하고, △공정거래위원회를 '경제 검찰' 수준으로 강화하고, △전관예우에 가담한 현직관료를 처벌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의영 서울대 교수(정치학), 장하성 고려대 교수(경영학),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 등이 발제를 했고, 백승헌 변호사, 권은희 의원이 토론자로 나섰다.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이번 탄핵 사태를 계기로 한국 사회의 정치·경제 등 각 분야에서 근본적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기업 중심의 경제 구조가 개혁돼야 한다고 지적했고, 김 교수는 '촛불 시민'들의 의사를 정치에 반영할 수 있도록 정당정치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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