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발전소 폭발사건을 다룬 재난영화 ‘판도라’에 국민적인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강원 삼척지역 시민들이 전국에서 가장 폭발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16일 영화진흥의원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 15일까지 판도라를 관람한 관람객은 178만5399명으로 나타나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또 삼척지역 유일한 개봉관인 가람영화관에 지난 7일 개봉한 재난영화 ‘판도라’를 관람한 시민들이 판도라 영화는 삼척의 이야기라며 사회단체들이 시가지 곳곳에 판도라 영화 관람을 안내하는 현수막을 부착했다.
삼척핵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와 삼척환경시민연대, 근덕핵발전소반대투쟁위 등 사회단체 명의로 된 현수막에는 ‘영화 판도라는 우리의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핵발전소 폭발사고 판도라 영화를 관람합시다’라는 문구를 담았다.
이런 열기 때문에 삼척지역의 유일한 개봉관인 가람영화관은 평소 하루 4회 상영 횟수를 평일 5회, 주말 6회로 늘려 밀려드는 관람객들을 맞고 있다.
삼척지역은 ‘핵발전소 반대투쟁의 성지’로 국내는 물론 일본과 대만에까지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국내 최초로 지난 2014년 10월 9일 핵발전소 유치찬반 주민투표를 정부의 반대 권고에도 불구하고 삼척지역 사회단체 주도로 실시한 투표에서 주민들은 85%의 압도적인 핵발전소 유치반대 의지를 분명히 과시했다.
또 32년 전부터 삼척시 근덕면 주민들을 중심으로 핵발전소 반대투쟁을 줄기차게 이어온 곳이고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핵발전소 건설반대를 공약으로 내건 무소속 김양호 후보가 상대후보를 압도적 표차로 당선된 지역이다.
시민 이옥분씨는 “판도라 영화를 보면서 과거 삼척원전 반대투쟁에 나섰던 선배와 이웃들의 활동을 공감하면서 많은 눈물을 흘렸다”며 “시민들이 오랜 세월 힘들게 싸워온 투쟁보다 영화 한 편이 더 큰 호소력과 교훈을 남기는 영화”라고 말했다.
또 그는 “반핵활동 전문가의 강연보다 판도라 영화 한편의 메시지가 던지는 효과는 엄청나다”며 “이 영화를 본 시민들은 핵발전소를 반대와 찬성을 떠나 모두 모두가 공감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가람영화관 관계자는 “판도라 영화는 비록 가상이지만 삼척의 과거 이야기를 다룬 것처럼 비쳐지기에 시민들이 영화를 관람하면서 탄식과 눈물을 흘리고 있다”며 “삼척시민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공감하고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를 피부로 느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박정우 감독의 ‘판도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에 이어 한반도를 위협하는 핵발전소 사고까지 예고 없이 찾아온 초유의 재난을 막기 위한 사람들의 사투와 가족애를 그린 재난영화다.
기획 단계부터 제작이 완성되기까지 4년의 세월동안 장고한 기획으로 탄생한 영화 ‘판도라’는 정치권과 원전마피아의 반대 공작 등 우여곡절을 겪은 뒤 지난 7일 개봉됐다.
특히 이 영화가 현실감을 더하는 것은 우리나라 핵발전소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동국대 김익중 교수(전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의 감수를 통해 가상 영화로 제작됐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판도라가 어촌 마을 삼척은 물론 전국적으로 흥행몰이에 성공하고 있는 것은 ‘최순실 게이트’와 ‘세월호 사건’, 일본의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 9.12 경주지진 등의 여파가 복합적으로 맞물린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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