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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응천·박관천 "최순실이 관저에 살고 잔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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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응천·박관천 "최순실이 관저에 살고 잔다더라"

<세계일보>, 뒤늦게 조응천·박관천 '취재 메모' 공개

지난 2014년 11월 28일 '정윤회 문건'을 처음으로 보도했던 <세계일보>가, 보도 직전인 그해 11월 3일부터 12일까지, 총 5차례 걸쳐 진행했던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관천 전 민정수석실 행정관과의 인터뷰 내용을 13일 지면을 통해 뒤늦게 공개했다. 조응천 의원, 박관천 전 행정관은 당시 공직기강비서관, 행정관으로 있다가 옷을 벗은 상태였다.

인터뷰 내용을 보면, 조 의원 등은 당시 문고리 3인방(이재만 전 총무비서관,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 정호성 부속비서관)의 비위 의심 보고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박근혜-정윤회-최순실의 국정 농단 의혹을 캐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조사에 따르면, 문고리 3인방은 전횡 및 각종 이권, 인사 개입 등에 전방위적으로 활약했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현재 구속된 것은 정호성 전 비서관 뿐이다.

조 의원 등은 문고리 3인방의 전횡을 차단했다고 생각했는데도, 최종적으로 부당한 일처리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주목, 그 '윗선'을 캐려 했으나 금기를 건드렸다는 이유로 옷을 벗게 된 것으로 해석된다. 후에 밝혀진 일이지만, '윗선'에는 최순실 씨가 있었다.

이들이 '문고리 3인방'을 감찰한 이유는 "말이 많았으니까. 온갖 이권에 개입하고 불미스러운 보고가 (경찰과 검찰, 국정원 등 기관에서) 계속 올라왔다(박관천)"였다. 구체적으로 "이재만(비서관)과 관련해선 대우건설 관련 얘기가 나와 산업은행 쪽을 불러 경고했다. 안(봉근)은 계속 얘기가 나왔고, 정(호성)도 사고가 있었다. 그로 인해 구두 경고했다(박관천)"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재만 전 비서관의 '대우건설 취업 사기' 의혹과 관련해 "이재만은 '자신은 모른다'고 해 (이재만을 판 사람을) 죽였는데 왜 (대우건설에) 들어갔는지 그게 이상한 것"이라고 했다. '죽였다'는 표현은 해당 인사에 대해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는 것으로 추정된다. '암행어사'격인 공직기강비서관의 '비토'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 누구나 '비선'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안봉근의 경찰 인사 전횡 "대통령이 '경찰 인사는 네가 해라'고 했다더라"

경찰 인사에 개입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던 안봉근 전 비서관에 대해 조 의원은 "안봉근이 술을 얻어먹고 다닌다는 그런 소문이나 최근 VIP와 관련된 사적인 내용을 얘기한다는 소문이 있었다. 이런 건 내밀하기에 확인하려면 작업이 많이 필요하다"라고 말하며 '확인하려다가 퇴출된 건가'라는 질문에 "그렇지"라고 답했다. 관련해 박관천 전 행정관은 "안봉근은 형이 (경북) 경산인가에서 업자들에게 공사를 따게 해주겠다고 하면서 돈 받고 룸살롱을 다니고 했다"고 말했다.

안봉근 전 행정관과 관련해 조 의원은 "작년(2013년) 요맘때 강신명(치안비서관) 후임으로 허영범(당시 경찰청 수사기획관)이가 온다는 거야. 그래서 허영범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봤다. 그러고 나서 '허영범은 죽어도 안 된다'고 썼지. 그래서 난리가 났고 (안봉근이) '책임질래?'라고 해 '책임진다'고 했다"라고 증언하며 "할매(박 대통령 지칭)가 '경찰 인사는 네가 해라'고 안봉근에게 시켰대. 경찰 인사는 안봉근이 했다고 소문이 났잖아. 결국 허영범이 못 들어오고 구은수(당시 경찰청 외사국장)가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이 때 '항명'에 대한 대가는 컸다. 조 의원은 "그랬더니 나중에 '민정(수석실)에 있는 경찰 열몇명(11명)을 다 나가라'고 하더라. 나가는 건 좋은데, 후임을 단수로 찍었다. 상당수가 MB(이명박 정부) 때 정보장사 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할매한테 가 '이런 OO를 받으면 어떻게 되느냐,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그래서 무산시켰다"고 했다.

조응천 의원은 이같은 정보를 얻은 배경을 설명하며 "망이 있었다. 기업체나 언론사 정보망 등에 들어온 거지. 그래서 '이런 게 있는데 알아보자'고 하다가 죽었다. 정(호성)과 이(재만)는 펄쩍 뛰고 안(봉근)을 죽이려다가 내가 죽었지"라고 말했다. 문고리 3인방의 비위를 캐다가 본인이 밀려났다는 것이다.

안봉근 전 비서관의 경우는 인사 전횡에 깊숙히 개입했다가 "할매(대통령을 지칭)한테 완전 쪼였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 수 없는 전횡들은 청와대 주변에서 계속 일어나고 있었다는 게 조 의원과 박 전 행정관의 증언이다.

보이지 않는 비선 "최순실이 관저에서 손님 안내를 한다더라"

이처럼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은 이 정부에서 많이 일어났다. 조 의원은 "이 정부 특징은 안 보인다는 거다. 그러니까 명확히 누가 날 죽였고, 지금 누가 장난을 치고 있으며, 명확히 누가 득을 보고 있는지, 나중에 문제가 됐을 때 누가 책임을 지는지가 나조차도 100% 거기다고 못 한다. 숨어서 한단 말이죠"라고 했다.

조 의원은 당시 '비선'으로 정윤회 씨를 지목했다. 그러나 최순실 씨에 대한 의심도 동시에 품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 씨가 박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이어서, 일개 사업가에 불과한 최 씨에 대한 의심을 크게 하지는 않았던 모양이었다.

조 의원은 최 씨에 대해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

"최순실이가 요새 (청와대 대통령) 관저에서 아예 산다더라. 왜 자꾸 BH에 들어가느냐고 뭐라 하니까 이제 아예 안 나온다는 거다. 거기서 잔다더라. BH에 들어간 사람들이 관저에 가니까 최순실이 안내를 하고 한다는 거야. (최순실은 왜 거기서 자는가) 101 경비단 사람들한테 알아보라"

'곧 비선 문제가 터지지 않겠는가'라는 질문에 박관천 전 행정관은 "내년 말쯤이면 터질 것 같다. 역사는 반복되는 것 같다. 환관이 득세한 왕조의 말로가 어땠는가. 요즘 그런 생각을 자꾸 하게 된다. (내년 말도 멀다.) 나는 세월을 낚고 있겠다"고 했다.

결국 최순실 게이트는 박 대통령이 탄핵 당하게 되는 계기로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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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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