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교육정책'을 주제로 진행된 정례 라디오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전북 임실교육청에서 불거진 성적 조작파문이 부산, 대구, 서울 등 전국 각지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자 진화에 나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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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야당 등 정치권 일각에서 제도 자체를 즉각 폐지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대목을 두고는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분명한 것은 정확한 학력 평가 자료를 가져야 맞춤형 교육정책을 제대로 세울 수 있다는 사실"이라며 "이번에 나타난 문제를 보완해서 내년부터는 완벽한 평가 체제를 갖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주 공개된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결과는 우리 교육의 현 주소와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분명하게 보여 줬다"며 "중학교 3학년생의 10%, 고등학교 1학년생의 약 9%가 기초학력미달이라는 결과는 우리 모두에게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그런 가운데서도 새로운 움직임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며 "교육환경이 비슷한데도 인접 학교보다 성적이 좋은 학교도 있고, 상대적으로 여건이 열악한 산골 학교 가운데서도 도시학교 보다 성적이 더 좋게 나온 곳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발표를 계기로 학교와 선생님들 사이에 더 나은 교육을 위한 선의의 경쟁이 일어났으면 좋겠다"며 "정부도 앞으로는 열심히 노력하는 선생님들이 더 좋은 대우를 받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잘 가르치는 학교에 더 많은 지원을 하겠다"며 "발전이 더딘 학생들을 끌어안고 분투하는 학교에도 지원을 더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좋은 교육 없이 좋은 인재를 기대할 수 없고, 좋은 인재 없이 좋은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며 "앞으로 10년 또는 20년 뒤엔 교육 덕분에 대한민국이 세상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나라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함께 힘과 지혜를 모으자"고 덧붙였다.
한편 오는 25일 취임 1주년을 맞는 이 대통령은 이날 라디오 연설에서 이와 관련된 특별한 언급을 하지는 않았다. 다음은 이날 방송된 라디오 연설 전문이다.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얼마 전 저는 덕성여중에 다녀왔습니다. 불과 몇 년 만에 주변 학생과 학부모들조차도 기피하는 문제학교에서,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학교로 탈바꿈되었다는 언론의 기사를 보고 직접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사교육을 완전히 추방한 상태에서도 오히려 학생들의 성적이 많이 올랐고, 그런 기적의 뒤에 교장 선생님을 비롯한 모든 선생님들의 열정과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다는 보도에 그대로 앉아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대통령으로서 제가 꿈꾸는 교육현장의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학교를 방문해서 김영숙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많은 선생님들과 학생들, 그리고 학부모님들을 만났습니다. 모두의 얼굴엔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했고 그렇게도 행복해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특별히 한 어머니께서 하신 말씀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매달 영어 수학 논술 등 사교육에 들어가는 돈이 100만 원이 넘었지만, 지금은 학교의 방과 후 학습으로 해결되었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던 아이가 웃음을 되찾았고, 성적도 많이 올랐다고 했습니다. 덕분에 결혼 후 항상 적자이던 가계부가 처음으로 흑자가 되었다고 활짝 웃었습니다. 3학년 담임교사의 말씀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매일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학생들과 함께 하는 생활이 때론 피곤하기도 했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학원을 다니지 못하던 아이가 방과 후 학습을 통해서 희망하던 학교에 진학하는 모습을 보면서, 교사로서 큰 보람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그날 저는 정말 모처럼 행복했습니다. 선생님들의 열정과 학생들의 믿음, 긍정적인 변화를 바라보는 학부형들의 미소 속에서 우리 교육의 미래, 대한민국의 미래를 봤습니다. 물론 덕성여중 외에도 사교육의 거센 격랑 속에서 오히려 공교육의 존재와 입지를 다지고 있는 학교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시간을 빌어서 그런 학교와 모든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면서, 교육을 바로 세우기 위한 노력, 이 땅의 미래를 밝게 만들기 위한 노력이 전국의 모든 교육현장으로 확산되기를 소망합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주 공개된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결과는 우리 교육의 현 주소와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분명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중학교 3학년생의 10%, 고등학교 1학년생의 약 9%가 기초학력미달이라는 결과는 우리 모두에게 충격적이었습니다. 교과서 범위 안에서 출제된 비교적 쉬운 시험인데도 10명 가운데 1명은 20점도 맞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제가 더욱 놀란 것은 초등학교 단계에서는 미미한 수준인 이런 기초학력미달학생들이 중학교, 고등학교 단계에는 다섯 배 가까이 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새로운 움직임을 확인할 수가 있었습니다. 교육환경이 비슷한데도 인접 학교보다 성적이 좋은 학교도 있고, 상대적으로 여건이 열악한 산골 학교 가운데서도 도시학교 보다 성적이 더 좋게 나온 곳도 있었습니다. 선생님을 비롯한 모든 교육관계자들의 땀과 수고가 그런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이번 학업성취도 평가가 학교별로 처음 시행되다보니 일부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도 알고 있습니다. 철저히 조사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할 것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정확한 학력 평가 자료를 가져야 맞춤형 교육정책을 제대로 세울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번에 나타난 문제를 보완해서 내년부터는 완벽한 평가 체제를 갖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대통령으로서 저는 분명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교육의 진정한 목표는 인재양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와 선생님의 첫 번째 목표 역시 학생들을 훌륭한 인재로 키우는 일이 되어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나라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 학교가 희망이라고, 선생님들이 희망이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이번 발표를 계기로 학교와 선생님들 사이에 더 나은 교육을 위한 선의의 경쟁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정부도 앞으로는 열심히 노력하는 선생님들이 더 좋은 대우를 받도록 하겠습니다. 잘 가르치는 학교에 더 많은 지원하겠습니다. 발전이 더딘 학생들을 끌어안고 분투하는 학교에도 지원을 더 늘리겠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는 시험문제만 잘 푸는 그런 학생이 아닙니다. 창의력과 폭넓은 사고력을 갖춘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지적인 능력과 함께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가짐, 튼튼한 체력, 풍부한 예술적 감수성을 갖춘, 그런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교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저는 우리의 대학입시제도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인 방향과 내용은 다음에 말씀드릴 기회가 있겠습니다만, 오늘은 그 원칙만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입시에 있어서 대학의 자율성은 최대한 존중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자율은 사교육을 조장하는 방향이 아니라,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점수 위주의 선발방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점수는 좀 낮더라도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이 있는 학생들, 창의력과 인성을 갖춘 학생들이 입학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합니다. 정부도 선발방식을 다양화하고 선진화하기 위해 '입학사정관제'를 확대하는 등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각 대학 총장들의 모임인 대학교육협의회도 현재 이러한 취지를 살린 '입학시험제도개선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적어도 지금의 중학생들이 입시를 치를 때쯤엔 사교육의 도움 없이도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목표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좋은 교육 없이 좋은 인재를 기대할 수 없고, 좋은 인재 없이 좋은 미래를 기약할 수 없습니다. 저는 교육개혁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50년이란 짧은 기간 동안 교육을 통해,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10위권 경제대국으로 기적의 역사를 만들었듯이, 앞으로 10년 또는 20년 뒤엔 교육 덕분에 대한민국이 세상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나라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함께 힘과 지혜를 모읍시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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