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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 홍보지침' 파문, 청와대의 기이한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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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 홍보지침' 파문, 청와대의 기이한 침묵

공식 언급 단 한 차례도 없어…숨는다고 가라앉을까

청와대 행정관이 관련된 것으로 확인된 '연쇄살인 활용파문'을 두고 청와대의 '침묵'이 6일째 이어지고 있다.

의혹이 처음 제기된 지난 11일 이후 공식적인 언급을 회피하고 있는 청와대는 16일까지도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대로 사안 자체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형국이다.

해당 행정관은 '자진사퇴'…청와대는 6일째 '침묵'

이번 사태와 관련해 지금까지 청와대는 단 한차례도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의혹이 처음 불거진 지난 11일에도 '익명'을 요구한 핵심 관계자가 기자들과 만나 "공식적으로 문건을 보내거나 지침을 내린 적이 없다"고 일축했을 뿐이었다.

이 관계자는 다음 날 "공식적으로 공문을 보낸 게 없다"고 같은 입장을 되풀이하면서도 "내부적으로 경위파악을 하고 있다"고 말해 의혹에 기름을 끼얹었다. 이어진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선 "한국말도 못 알아듣느냐"며 불쾌하다는 태도까지 엿보였다.

이후에도 책임있는 답변은 듣기 어려웠다. 청와대의 다른 한 관계자는 13일 기자들과 만나 "자체 조사결과 국민소통 비서관실 행정관이 경찰청 관계자에게 개인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일로 확인됐다"고 의혹이 사실이었음을 시인했다. 해당 행정관에 대해선 '구두경고' 조치가 내려졌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이메일의 내용과 발송시기 등 구체적인 정황에 대해선 확인을 거부했다. 기자들의 질문도 회피했다.

결국 '구두경고'를 받은 이 모 행정관은 지난 15일 사의를 표명했다. 청와대 측은 "이모 행정관이 자신의 부적절한 행위로 물의를 빚은 데 책임을 지고 사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면서 "청와대는 이 행정관이 오늘 사직서를 제출함에 따라 적절한 행정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만 밝혔다. 대변인이나 홍보기획관 등 책임있는 당사자들은 여전히 입을 다문 채였다.

16일에도 대변인의 정례 브리핑은 열리지 못했다. 다만 김은혜 부대변인이 같은 날 열린 '녹색성장위원회' 관련 이명박 대통령의 마무리 발언을 간략하게 전했을 뿐이었다. 이어 녹색성장위원회 김형국 공동위원장의 배경설명이 이어지는 동안 김 부대변인은 '소리소문 없이' 브리핑실을 떠났다.
▲ 청와대가 용산참사 비난여론을 덮기 위해 군포 연쇄살인 사건을 활용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가운데 청와대는 6일 째 '침묵모드'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대변인이나 홍보기획관 등 책임있는 당사자는 물론이고 일선 계자들도 모두 입을 다물었다. ⓒ연합뉴스
韓 총리의 '종결선언'…과연?

파문의 '종결선언'은 한승수 국무총리가 대신 했다.

한 총리는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청와대 행정관이) 부적절한 이메일을 보냈던 모양이고 그것으로 당사자가 사표를 냈다"며 "이 문제는 일단락 됐다"고 주장해 야당 의원들로부터 야유를 받아야 했다.

그러나 의혹은 그대로 남았다. "이모 행정관의 개인행동일 뿐"이라는 청와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윗선 개입의혹'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문제의 메일을 지난 3일에 받았다는 경찰 측의 설명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3일은 군포 연쇄살인 사건이 검찰로 송치된 시점이다. 경찰 측은 "사건이 이미 검찰로 송치돼 지침대로 움직이고 말고 할 게 없었다"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파문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점을 뒤로 잡은 게 아니냐"는 의구심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해당 메일을 경찰청 홍보담당관뿐 아니라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인사청문 준비팀도 받았다는 의혹도 아직 살아 있는 이슈다. '김석기 인사청문팀'도 해당 메일을 받았다면 "행정관의 개인행동일 뿐"이라는 청와대의 해명은 더욱 힘을 잃게 된다. 당사자들이 메일을 주고받을 때 공용 이메일을 사용했는지 여부도 확인돼야 할 대목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같은 의혹들에 대해 '모르쇠'로 일축한 채 입을 닫고 있다. "청와대의 대응방식이 오히려 의혹을 키우고 있다"는 비난이 적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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