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화재 피해를 본 대구 서문시장을 전격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일부 시민은 환호했지만 화마로 상처 입은 상인들은 분노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대구 지역 유력 일간지 <매일신문>은 박 대통령이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한 1일 기사에서 "(박 대통령의 방문에) 일부 시민들은 환호했지만 화마로 상처 입은 상인들은 '이 와중에 사진 찍으러 왔냐?'며 분노의 목소리를 쏟아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상인 가운데 한 명은 박 대통령의 방문을 두고 "'표 찍어 달라고 할 때는 그렇게 오랜 시간 머물며 읍소하더니 이번에는 아무 말도 없이 고작 10여 분을 머물다 간다'고 혀를 찼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이 신문은 "서문시장은 박 대통령과 정치적 인연이 깊은 곳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1998년 달성군 국회의원 보궐 선거로 정치에 입문한 이후 고비가 찾아올 때마다 서문시장을 찾았고, 많은 시민과 상인들은 환호로 화답해 줬다"면서 "하지만 이번 방문에는 상황이 달랐다. 민심의 이반을 이곳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서문시장은 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이던 2012년 대선 직전과 대통령인 지난해 9월 대구 방문 때, 찾았던 곳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여론이 악화된 점을 의식한 듯 기자단과 동행하지 않고 수행 인원을 최소화했다.
이 신문은 "박 대통령은 차에서 내린 뒤 기다리고 있던 김영오 서문시장 상가연합회장과 함께 15분가량 화재 현장을 둘러 본 뒤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면서 "박 대통령의 뒤로는 환호와 성난 비난의 목소리가 한데 뒤섞였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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