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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기 끝내 'OUT'…"정당한 공권력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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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기 끝내 'OUT'…"정당한 공권력 행사"

고개 숙이면서도 '준도심테러' 맹비난…"여론몰이식 경찰비난 타파해야"

용산참사와 관련해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가 10일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용산사고의 도의적 책임을 지고 경찰청장 내정자와 서울경찰청장직에서 사퇴하기로 결심했다"면서도 그는 끝내 이번 참사가 '정당한 공권력 행사'였다고 강변했다. 떠나는 마당에까지 철거민들의 망루농성을 '준도심테러'로 규정하기도 했다.

▲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가 10일 기자회견에서 자진사퇴 의사를 밝히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불법폭력행위에 대한 정당한 공권력 행사과정"

김 내정자는 이날 오전 서울지방경찰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장에서 다소 침통한 표정으로 "이번 용산 철거 현장 화재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며 "슬픔에 잠겨있을 가족 여러분에게도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입을 열었다. 고개도 숙였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김 내정자는 이어진 기자회견 내내 '불법·폭력행위', '화염병과 염산병', '여론몰이식 매도' 등의 용어를 동원해 가며 이번 진압작전이 정당한 공권력 행사였다고 거듭 항변했다.

김 내정자는 "어제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로 용산 화재사고의 실체적 진실은 명백히 밝혀진 것"이라면서 이번 참사를 "극렬한 불법폭력행위에 대한 경찰의 정당한 공권력 행사과정에서 발생한 예기치 못한 사고"라고 규정했다.

김 내정자는 "수도 한복판에서 화염병과 벽돌, 염산병이 무차별로 날아들어 건물이 불타고 교통이 마비되는 준도심테러와 같은 불법행위가 더 이상 재발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법질서 서야 인권도, 민주주의도 있다"

▲ ⓒ연합뉴스
특히 김 내정자는 "경찰의 엄정한 법집행이 '강경'과 '과잉'으로 매도당하거나 논쟁거리가 되는 서글픈 현실은 조속히 극복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는 "사회적 정의의 실현보다는 목전의 정치적 이익과 정략적 판단에 따라 여론몰이식으로 경찰을 비난하고, 불법폭력의 심각성보다 경찰의 과오만을 들춰내는 비이성적 습성을 하루 빨리 타파해야 한다"면서 "공권력의 상징인 경찰에게 힘을 모아주시고, 믿어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내정자는 "민주사회에서 폭력은 의사소통의 수단이 될 수 없고, 어떤 이유로도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법질서가 바로 서야 국민의 안전도, 인권도, 민주주의도 있다"고 거듭 항변했다.

이어 김 내정자는 "정당한 법 집행을 한 경찰에 대한 책임만을 강요하는 일각의 주장에 많은 고민을 거듭했다"면서 "공권력이 절대로 불법 앞에 무릎 꿇어서는 안 된다는 조직 내외의 요구가 많다는 것도 잘 알고 있지만, 사상 초유의 경제위기를 비롯한 국가적 현안이 산적한 시점에서 저 개인의 진퇴를 둘러싼 논쟁과 갈등이 확산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면서 자신이 사퇴의사를 굳힌 배경을 설명했다.

사실상의 '경질'…민심수습 효과도 미미할 듯

사태 발생 직후 청와대가 김 내정자가 보여 준 '버티기'와 '여론몰이' 이후에도 사퇴여론이 수그러들지 않자 검찰의 무혐의 수사결과 발표 이후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히며 여권과 경찰조직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모양새를 취한 셈.

표면상으론 '자진사퇴' 형식이었지만, 실제로는 사실상 청와대와의 교감 하에 나온 조치로 보인다. 김 내정자가 청와대에 자진사퇴 의사를 밝힌 것은 지난 9일 밤인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미 청와대 참모들은 김 내정자의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의 '면죄부' 수사결과를 두고 유가족이나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 반발은 물론 야당에서도 특검도입을 요구하는 등 논란은 이미 확산일로를 내달리고 상황. 사태발생 21일 만에 사퇴의사를 밝힌 김 내정자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확신범'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낸 만큼 그의 때늦은 사퇴가 과연 민심수습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느냐는 회의론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그의 후임으로는 조현오 경기경찰청장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많다. 부산 출신의 조 청장이 기용될 경우 'TK편중'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있는 데다, 그가 이 대통령이 특히 신경을 쓰고 있는 시위 진압의 전문가라는 점도 플러스 요인으로 꼽힌다.

조 청장은 부산고와 고려대를 졸업했고, 서울 종암경찰서장과 경찰청 감사관, 경찰청 경비국장, 부산지방경찰청장 등을 지냈다.

또 다른 후보였건 강희락 해양경찰청장의 경우에는 해양경찰청장이 경찰청장으로 수평이동한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다. 이밖에 서울경찰청장에 내정된 주상용 대구경찰청장과 이길범 경찰청 차장, 김정식 경찰대학장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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