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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와 롯데 사이에 '핫라인'을 허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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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와 롯데 사이에 '핫라인'을 허하라!

[기자의 눈] 제2롯데월드, 두바이식 '민원접수' 아닌가?

두바이가 위험하다!

국제 신용평가기관 무디스 인베스터스 서비스가 두바이의 6개 국영기업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어디 두바이만 상황이 어려울까만 그 쪽이 좀 특수한 건 사실이다.

무디스는 블룸버그 통신을 통해 "두바이는 경기를 타는 부문에 대한 집중과 높은 취약성 그리고 제한적인 재정능력으로 역내 다른 곳보다 세계 금융위기에 더 큰 타격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IMF로부터 -4% 성장전망을 받아든 한국도 비슷한 평가를 받고 있다. 재정능력은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편이지만 몇 가지 업종에 집중된 과도한 수출 의존성과 취약한 내수기반을 보면 '경기를 타는 부문에 대한 집중과 높은 취약성'의 주어를 두바이 대신 대한민국으로 둬도 무방할 정도다.

"두바이가 위험하다"는 경고등이 켜진 지도 이미 몇 달이 지났지만 한국은 여전히 두바이 코드의 그림자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제2롯데월드다.

'두바이 벤치마킹'의 결정판, 휴대폰 핫라인 102명 선정

두바이가 각광을 받을 당시 '두바이 마케팅'의 선두주자는 바로 이명박 대통령이었다. 이 대통령은 한나라당 경선 후보 당시였던 2007년 4월 두바이를 방문했었다.

세이크 모하메드 빈라시 막퉁 국왕까지 만나고 돌아온 이 대통령은 "대화 도중 국왕이 외국인 투자자의 전화를 직접 받는 모습을 봤다"면서 "(나와) 세이크 모하메드가 세계적 CEO로 인정받는 다는 공통점이 있다"고까지 말했다.

대통령 당선 이후 벤치마킹은 이어졌다. 당선자 시절 대기업 총수들을 만난 그는 "(애로가 있으면)직접 연락해 달라"며 휴대폰 받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인수위는 대기업 총수 8명, 대기업 경제연구소장 5명, 단체및 협회장 33명, 금융기관장 17명, 중소기업주 39명 등 핫라인 대상자 102명을 선정했고 이 대통령은 "잠잘 때도 머리맡에 핫라인용 휴대폰을 놔두고 언제든지 애로를 듣겠다"고 했다.

물론 핫라인 대상자의 구체적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다.

일사천리로 진행된 제2롯데월드 허용

▲ 제2롯데월드는 두바이 코드 MB 정책의 결정판으로 평가받을 것이다
지난해 4월 28일 '1차 투자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민관합동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조석래 전경련 회장은 사돈인 이 대통령에게 "제2롯데월드 건설을 허용해달라"고 건의했다.

서울시장 시절 국방부의 반대 의견에도 시 차원에서 승인했던 이 대통령은 "나도 그 문제는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고 본다"고 화답했다.

이상희 국방부 장관이 난색을 표했지만 이 대통령은 "(서울공항 대신)인천 공항이나 김포공항을 이용하면 되는 것 아니냐"면서 "날짜를 정해놓고 그때까지 해결할 수 있도록 검토하라"고 말했다. 사실상 게임은 이 때 끝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후 지난해 9월 18일 '2차 민관합동회의'에서는 이 대통령의 복심인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여러 대안을 놓고 검토 중이며 연말까지 결정하겠다"고 보고했다. 공교롭게도 그날 제2롯데월드에 반대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진 김은기 전 공군참모총장이 물러났다.

그리고 지난달 7일 공군과 국방부도 "문제없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대불공단 전봇대 제거에 이은 제2의 '성공사례'

위험성과 특혜논란이 끊이지 않지만 청와대와 국방부, 공군의 입장은 단호하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대선 때부터 이 대통령은 대기업으로부터 부정한 돈을 단 1원도 받은 일이 없다"고 일축했고 국방부 장관을 지낸 김장수 한나라당 의원이 "나한테 작년에는 안 된다더니 그간 과학과 전술이 그렇게 발전했냐"고 지적해도 공군은 "이젠 다르다"는 입장이다.

믿어주자. 이동관 대변인의 발언도 매한가지다. 이 대변인은 "부정한 돈 한푼 안 받았다는 자신감에서 취임 후 전경련도 가고, 해외순방에도 기업 총수도 함께 하고, 정상회담에선 대통령이 앞장서 마치 경제 사절단장처럼 기업의 민원도 해결하고 했던 것이다"고 자신있게 말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의 대학 동기로 절친한 사이인 장경작 롯데총괄사장이 이 대통령 핫라인 대상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안전에도 문제가 없고 특혜도 아닌데 대통령이 기업의 '민원'을 해결해줬다는 것은, 이 정권의 기준으로 보면 아주 자랑할 만한 일이다. 15년 간 끌어오던 문제가 이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대불공단 전봇대 뽑히듯 해결된 것 아닌가? 성공사례로 전파할 일이다.

장경작 사장이 핫라인 102명 안에 포함되어있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포함시켜 관련 '민원'을 적극 해결해할 일이다. 서울공항 활주로 각도 조정 및 안전장치 비용을 두고 국방부와 롯데의 이견이 적지 않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런 민원도 이 대통령에게 전화로 전달할 일이고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해결하면 된다. 두바이식 아닌가? 그래도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이동관 대변인이 이미 적절한 답을 내놓은 바 있다. '의심생암귀(疑心生暗鬼 : 의심이 생기면 귀신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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