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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전농 상경 시위·행진 허용, 트랙터는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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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전농 상경 시위·행진 허용, 트랙터는 금지"

"질서 유지인 배치하며 평화 시위 다짐…금지 이유 찾기 어렵다"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의 '상경 시위'를 허용하라는 법원 결정이 나왔다. 다만 트랙터를 비롯한 중장비 동원 시위는 금지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김병수 부장판사)는 25일 서울 종로경찰서가 트랙터 등을 이용한 시위를 금지한 데 반발해 전농이 낸 집행 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전농은 계획대로 이날 행진과 집회를 모두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재판부는 행진에 중장비를 동원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했다. 법원 결정에 따르면 전농은 세종로 공원 앞 도로에 방송용 차량 1대를 제외한 화물차와 트랙터, 그 밖의 농기계 등 중장비를 주·정차할 수 없고, 행진 구간에서 중장비를 운행할 수도 없다.

신고한 구간에서 행진한 이후에는 이미 지나온 구간을 재차 행진할 수도 없다. 또 전농은 25∼30일 집회를 계속 진행하겠다고 신청했지만, 법원은 27∼30일에 대해서는 경찰의 금지 처분을 유지했다.

중장비 동원과 관련해서는 "집회 및 행진 시간이 퇴근 시간을 포함하고 있고, 장소도 평소 교통량이 많아 화물차나 트랙터가 행진에 동원된다면 공공의 이익을 훼손할 정도의 극심한 교통 불편이 야기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전농 소속 농민들은 오랜 기간 화물차와 트랙터를 이용해 상경함으로써 이미 상당 부분 취지가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집회와 행진에 반드시 화물차나 트랙터가 필요하다고 보이지않는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전농이 신청한 집회와 행진의 시간·장소에 비춰볼 때 주변 교통에 장애가 예상되지만, 참가 인원이 800명에 불과하고 전농이 질서 유지인 80명을 배치할 예정이며 평화적인 집회 및 시위를 다짐하고 있다"고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최근 같은 목적으로 근처에서 개최된 다른 집회 및 시위도 평화적으로 개최된 바 있었던 점에 비춰볼 때 집회를 전면적으로 금지할 합리적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전농은 트랙터를 비롯한 농기계와 화물차 1000여 대를 이용해 서울 도심으로 진입, 이날 오후 5시께 정부서울청사 근처에서 열리는 전국농민대회에 참가한 뒤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경찰은 수많은 차량이 도심 한복판에 몰리면 극심한 차량 정체가 우려된다는 점 등을 들어 농민대회를 금지한다고 통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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