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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 목화와 유기농 목화, 선택은?

[작은것이 아름답다] GMO 목화가 미래가 될 수 없는 이유

빠른 유행에 기댄 의류산업은 대량 소비에 이은 대량 폐기를 일으키고 있다. 단일 경작을 통한 목화 대량생산에 뿌리를 둔 산업 구조이기 때문이다. 생산성을 높이는 데만 초점을 두고 다국적 종자기업을 앞세워 유전자조작 GMO 목화를 확대했다. 이로써 생 물다양성이 사라지고 심각한 환경 파괴를 통해 지구 생태 지속가능성을 해치고 있다.

▲ 목화 재배는 흙, 공기, 지하수를 오염시키는 화학물질에 의존한다. 내성이 생긴 해충과 슈퍼잡초 때문에 갈수록 더 강력한 제초제, 살충제를 쓰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목화 생산 농민들은 지속해서 고통을 겪고 있다. ⓒ작은것이아름답다(김기돈)

환경문제는 인간 삶과 경제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세계가 환경문제에 주목하는 이유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환경 지속가능성'을 위해 환경운동에 함께하기 시작했다. 지속가능성이란 '특정한 과정이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다. 현재는 이 개념이 사전에 담긴 뜻에서 생태적 의미로 확장되고 있다. 생태학에서 지속가능성이란 '생물 다양성이 유지되고 생태계가 보존되도록 생태 작용, 기능, 생산을 미래까지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최근 의류산업에서도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대량폐기를 일으키는 '패스트패션(fast fashion)'을 지양하고 있다. 빠른 유행에 기댄 의류산업은 단일경작을 통한 목화 대량생산에 뿌리를 둔 산업구조이다. 생산성을 높이는 데만 초점을 둔 탓에 생물다양성이 사라지고 심각한 환경파괴를 통해 지구생태 지속가능성을 해치고 있다. 의류산업 안에서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반성이 일어나고 있다. 지속가능한 친환경 방식으로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친환경 섬유와 의류에 에코라벨을 부착하는 것이 그 가운데 하나다. 에코라벨(ecolabel)은 '제품 생산 모든 과정에서 자원이나 에너지를 덜 쓰고 오염물질을 덜 배출하는 제품을 선별해 국가가 친환경 상품임을 공인하는 마크'로 환경라벨, 에코마크, 환경마크로도 불린다. 대표 에코라벨로 웨코텍스 표준(100Oeko-Tex® Standard 100 Plus), 국제 유기농 섬유 표준(GOTS, Global Organic Textile Standard), 한국 유기농 섬유 표준(KOTS, Korea Organic Textile Standard), 에코퀄리티(EQ, Eco-Quality) 인증이 있다. 소비자들이 친환경 인증표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인증시험을 거쳐 수출입 제품에서 발생하는 환경유해물질이 기준치 아래일 때만 인증서를 발급한다. 유럽은 신화학물질 관리 정책(REACH)을 통해 유해성에 따라 등록과 평가, 허가와 제한 같은 규제를 둬 화학물질 관리감독을 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섬유제품에 대한 환경관련 품질평가를 필수항목으로 지정해 다루고 있다.

GMO 목화, BT 목화가 늘어난다

'유전자변형 생물'은 의류와 섬유 산업 분야에서도 논쟁이 되는 주제 가운데 하나다. GMO 목화는 오로지 목화 생산성을 높이려고 만들었다. 유전자조작 면화를 가장 많이 재배하는 나라는 인도이다. 생산하는 목화 95퍼센트가 GMO이다. 특히 'BT 목화'라고 부르는 유전자조작 목화를 주로 재배하고 있다. BT는 '바킬루스 투링기엔시스(Bacillus thuringiensis cotton)' 약자로 유전자를 조작해 토양미생물을 추가한 유전자변형 목화다. 추가된 토양미생물은 목화 해충인 분홍솜벌레학명(Pectinophora gossypiella)를 죽이는 병원체를 가지고 있어 목화 생산 효율성을 높인다. 이런 특성을 가진 GMO 목화는 2011년 기준으로 인도에서 약 10만 제곱킬로미터, 미국에서 약 4만 제곱킬로미터 규모로 재배했다. 이 면적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비싼 BT 면화 씨앗으로 농사를 지었지만 해충은 줄지 않았다. 여러 해 동안 개량한 목화씨로 목화를 재배하면, 내성이 생긴 해충들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결국 유전자변형으로 개량한 BT 목화에도 강력한 제초제와 살충제를 써야 하는 악순환이 일어나 생태계 교란과 환경오염이 발생한다. 또 비싼 BT 목화씨 구매비용에 제초제, 살충제 같은 농약 구입비, 추가 인건비가 더해져 생산비용이 늘어난다. 더 큰 문제는 BT 면화가 보급되면서 오랫동안 이어온 토종씨앗이 빠르게 사라졌고, 농민들은 씨앗에 대한 권리를 '몬산토' 같은 다국적 종자기업에 빼앗겼다는 사실이다.

목화 재배는 흙, 공기, 지하수를 오염시키는 화학물질에 의존한다. 화학물질은 대부분 전쟁 과정에서 개발한 신경가스에 뿌리를 두고 있고, 생물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해충들은 농약에 바로 적응하지만, 인간과 동물들은 지속해서 고통을 겪는다. 특히 목화 생산 농민들은 직접 여러 가지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미국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면 티셔츠 한 장을 만드는데 필요한 목화를 재배할 때 티스푼 17개 정도 합성화학비료가 들어간다고 한다.

친환경 목화는 가능할까

▲ 2014년 기준으로 세계 목화 가운데 유기농은 약 0.44퍼센트 정도이다. 재배면적도 0.5퍼센트 정도이다.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위해 유기농목화의 생태적 가치를 확인하고, 농민들이 종자 주도권을 되찾아야 한다. ⓒ작은것이아름답다(김기돈)
우리는 환경 파괴를 막고 자원고갈을 최소화해 다음 세대에도 지속가능한 아름다운 지구를 물려줘야 할 책임이 있다. 현재 직면한 환경문제 해결방법을 자연에서 찾을 필요가 있다. 과거 섬유 산업의 목표는 효율 있는 대량생산이었다. 반면 현재는 소비자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 의류소재 개발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친환경 웰빙소재'는 자연이 주는 편안함과 안락함을 느낄 수 있는 친환경 의류소재이다. 제조과정이 환경에 유해하지 않고 소재가 생분해돼 생산에서 폐기까지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아 환경과 인간에게 이롭다. 원료에 따라 크게 식물성, 동물성, 광물성으로 나눈다. 식물성 친환경 소재를 대표하는 것으로 '유기 면(organic cotton)'과 '천연착색 면'이 있다.

유기 면은 '3년 동안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은 농지에서 제초제와 화학비료 대신 천연 거름으로 재배된 목화'이다. 유기 목화 생산과정을 살펴보면, 건강한 토양에 발아억제제나 살균제를 사용하지 않은 씨를 뿌리고, 전체 과정에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재배해 수확한다. 보통 목화를 재배할 때 제초제를 많이 쓰는 반면, 유기 목화는 삭과(蒴果)가 말라 잎이 떨어지고 자연스럽게 목화가 결실할 때 수확한다. 일반 목화에 비해 수확시기가 늦고 생산량도 적지만, 환경유해물질 걱정 없는 목화를 얻을 수 있다. 수확한 유기 면 솜(ball)은 국제인증기관 기준에 따라 방적, 제직, 염색 과정을 거쳐 제품이 된다. 면사와 면직물을 만드는 공정에서도 염색표백제나 방축가공 유연제 같은 화학약품을 쓰지 않는다. 100퍼센트 친환경 방식으로 만들어야 유기 면제품으로 인증을 받을 수 있다. 환경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늘어나면서 농약을 많이 쓴 일반 목화보다 유기 면을 선호하게 됐다. 일반 목화 경작지는 세계 전체 경작지 가운데 약 2.5퍼센트인데, 여기에 쓰인 농약은 세계 농약 사용량 가운데 약 10퍼센트에 달한다. 2013~2014년 기준으로 세계 재배 목화 가운데 유기농은 약 0.44퍼센트 정도이다.

1982년 미국 곤충학자 샐리 폭스(Sally F4ox는) 우연히 베이지, 녹색, 보라색 돌연변이 목화를 발견했다. 그 뒤 연구를 거듭해 갈색과 초록 목화 품종을 확립하고, 1985년 '내추럴 코튼 컬러(Natural Cotton Colours)사'를 설립했다. 가공 없이 천연 상태에서 베이지, 녹색, 갈색을 띠는 목화를 '천연착색 면(NaCOC, Naturally Colored Cotton)'이라 한다. 천연착색 면의 가장 큰 장점은 염색, 표백 공정을 거치지 않아 생산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물, 전기, 에너지 절약, 화학약품 사용량 감소를 가져와 환경오염을 줄인다. 또 갈색 목화는 인체에 유해한 자외선 파장을 96∼99퍼센트 막아 피부를 보호해준다. 흰 면의 자외선 차단율이 85퍼센트인 것에 비해 높은 자외선 차단 효과를 가진다. 유기농 면은 세계 면 소비량 가운데 1퍼센트도 안 된다. 재배면적도 0.5퍼센트 정도이다.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위해 농민들이 씨앗에 대한 주도권을 되찾고, GMO 목화가 드리운 그늘에서 벗어나야 한다. 유기농 면의 가치를 다시 확인하고 함께 지켜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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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작은것이 아름답다>는 1996년 창간된 우리나라 최초 생태 환경 문화 월간지입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위한 이야기와 정보를 전합니다. 생태 감성을 깨우는 녹색 생활 문화 운동과 지구의 원시림을 지키는 재생 종이 운동을 일굽니다. 달마다 '작아의 날'을 정해 즐거운 변화를 만드는 환경 운동을 펼칩니다. 자연의 흐름을 담은 우리말 달이름과 우리말을 살려 쓰려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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