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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부터 바뀌어야 국면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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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부터 바뀌어야 국면이 바뀐다

[기고] 불안한 야당, 연립정부·선거개혁 준비하라

야당이 국민을 불안하게 한다

국민들은 박근혜를 이미 마음속으로 탄핵했다. 이미 그는 대통령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 국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야당의 현실이고 야당이 정권을 잡는 미래에 관한 것이다.

과연 야당은 능력과 개혁의 의지가 있을 것인가 그리고 그들은 얼마나 다를 수 있다는 것인가에 대하여 국민들은 도무지 마음을 놓지 못한다.

야당은 또 관료집단을 우군으로 할 것인가?

지금 막무가내 한일군사정보협정 체결을 밀어부치는 국방부를 보라. 도대체 무슨 목적인지 과연 누구를 위해서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고, 심지어 어느 나라 국방부인지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국민의 공복으로서의 본분을 저버리고 오로지 박근혜-최순실 부역자로서의 역할에만 충실했던 문체부의 치졸한 행태를 여기에 부연할 필요도 없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그리고 외교부 등등도 마찬가지다.

이 지점에서 민주 진영은 이전 참여정부에 충성했던 송민순, 반기문, 허준영, 김만복 등의 '당연한 배신'을 반성하고 거울로 삼아야 한다. 그들은 단지 권력의 강압에 의해서가 아니라 본래 근본적으로 보수 체질이고, 권력에 무조건 아부하는 집단이라는 점을 야당은 분명히 파악해야만 한다.

현재의 관료시스템은 아무리 뛰어난 국가관과 도덕심으로 무장된 젊은이도 일단 관료사회에 진입하면 최소한 3년 내에 반드시 마음 깊숙이까지 보수화하게 되어 있는 구조다. 그렇지 않고서는 남은 기간 아무 권한이 없는 변방으로만 떠도는 '왕따 공무원'으로 전락될 수밖에 없다.

박근혜-최순실 부역자 중 책임이 중한 경우는 단죄되어야 하고, 이를 계기로 근본적인 관료시스템 개혁이 모색되어야 한다. 국민의 공복 임무를 저버린 고위 관료에 대한 소환제를 시행해야 함과 함께 다른 나라의 공무원 시스템처럼 현재와 같이 진입이 봉쇄된 관료 시스템에 능력 있고 자격을 갖춘 국민들이 진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할 때 이 땅의 공무원조직이 본래 존재 목적대로 국민의 뜻에 복무할 수 있고 동시에 경쟁력을 갖춘 조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누구나 과오를 한번은 할 수 있다. 그러나 동일한 과오를 동일하게 되풀이하면, 그것은 바보다.

창업과 수성은 다르다, 측근 정치는 반드시 망한다

그간 우리의 대통령제는 반드시 주변 측근들의 국정농단을 초래하였고 그로 인하여 대통령은 항상 몰락했다. 물론 대통령 자신이 근본적 문제이지만, 국민들은 대통령을 둘러싼 그 '완장 찬' 측근들의 탐욕과 거들먹거림에 절망하였고 신물이 났다.

지금 야권의 유력 대권후보 주변에는 수많은 측근들이 포진되어 있다. 그리고 이들 측근 중에는 이른바 흔히 '정치브로커'로 칭해지는 집단이 존재한다. 국민들은 이들 정치브로커, 측근들이 반드시 차기 권력을 독점, 농단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국민들 사이에서 한편으로는 "하야하고 탄핵된들 뭐가 얼마나 바뀌겠나?"라는 회의론과 절망론도 이어지고 있다.

지금 국민들은 비단 정권 교체의 희망만에 그치지 않는다. 국민들은 야당이 지금까지 보여준 그리고 앞으로도 뻔히 예측되는 극히 보수적이고 기성정치적이며 정치공학적인 한계, 그것을 바꾸기 원한다.

창업(創業)과 수성(守成)은 달라야 한다. 야당이 여전히 이를 인식하지 못한다면 창업에 성공할지라도 그 정권을 온전히 지켜내기 어렵다.

연립정부, 정책연대를 조직화해야

최소한 지금까지만 보면, 민주 진영은 참으로 개혁 능력이 부족하고 우선 개혁 필요성에 대한 최소한의 의지조차 박약하다. 그저 대통령 한 명 바꾸고 열과 성을 다하여 측근들을 국가의 고위직에 앉히는 생각만으로 충만되어 있다. 그러면서 예전 그대로 관료집단에 의존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야말로 기성 보수정치의 적나라한 모습이고 합법을 가장한 매관매직이다.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국민을 배제한, 또 다시 국민을 개돼지로 간주하는 기성정치의 판박이, 연장선상이다.

이제 그런 식으로 정치하면 망한다. 임기 반환점을 돈 그 시각부터 이미 각종 사달이 나고 파탄날 게 분명하다. 그런 정권교체라면 아마도 다시 보수정권 재창출에 충실하게 기여할 것이고 그 뒤 10년 이상 다시 공포스러운 극보수 정치를 경험하게 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보수 진영 역시 마찬가지이기는 하지만) 민주 진영에 정책역량이 매우 부족한 현실을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대선 주자들이 일종의 연립정부, 섀도우캐비넷(Shadow Cabinet, 예비내각)을 구성하고, 그러한 토대 위에서 민주 진영 내의 정책역량을 극대화하고 정책연대를 조직화해나가야 할 것이다.

이 길이 부족한 야당의 현실을 보완하고 내일을 희망적으로 기대해볼 수 있는 정도(正道)다.

정당명부제 선거제도는 1인1표, 여성참정권처럼 혁명적 사안

대부분 최순실 사태로 상징되는 부정부패와 선거제도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살펴볼 때, 의원 소환제를 비롯하여 다당제, 정당명부제 등 민의가 반영될 수 있는 선거제도를 채택하는 북유럽과 독일에서 부정부패가 가장 적게 나타나고 있다.

현재의 선거제도는 다른 정당의 진입을 제도적으로 봉쇄하려는 여야 거대 정당의 의도에 정확히 봉사해왔고, 그리하여 민의의 반영을 철저하게 왜곡시켜왔다.

숲이란 다양한 나무 품종을 심을 때 숲이 가장 번성하는 법이다.

독일식 정당명부제로 칭해지는 이 제도는 인류의 민주주의 발전 역사에서 가히 1인1표 제도와 여성참정권 허용과 같은 정도로 중요한 제도라 할 수 있다. 이번에는 반드시 이 정당명부제 선거제도를 도입하여 민주주의를 살려내야 한다.


만약 야당이 이를 거부한다면 야당도 극복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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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준섭

1970년대말부터 90년대 중반까지 학생운동과 민주화 운동에 몸담았으며, 1998년 중국 상하이 푸단(復旦)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2004년 국제관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일했다.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2019), <광주백서>(2018), <대한민국 민주주의처방전>(2015) , <사마천 사기 56>(2016), <논어>(2018), <도덕경>(2019)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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