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민주당은 당내에 '탄핵 추진 기구'를 설치해 법리적 검토 등 실무 준비를 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야3당 공조는 물론이고 시민사회와 새누리당 비박근혜계 등 모든 세력과 대응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관련 기사 : 탄핵 본격화…추미애 "탄핵 추진 검토 기구 설치")
탄핵 시점이나 구체적인 방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탄핵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점을 선택할 것"이라며 "국민의 뜻이 최고조에 달하고, 의석 수 3분의 2 이상을 확인하면 제반 과정을 섬세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변재일 의원은 "대규모 촛불 집회가 예고된 오는 26일 이전에 추진하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야권이 촛불 민심에 기대지만 말고 적극적인 조치를 하자는 취지에서, 탄핵안은 나중에 내더라도 26일 전부터 구체적인 탄핵 움직임을 보이자는 의견이다.
'국회 추천 총리'에 대해서는 "실효성과 의미, 현실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빠른 시일 내에 (추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의총에서는 황교안 현 국무총리가 권한 대행을 맡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국회에서 새 총리를 추천하자는 의견과 그 실효성에 회의적인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민의당은 이날 의원 총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더불어 '여야 3당이 거국 총리 임명을 위해 공조한다'는 내용을 당론으로 확정했는데,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회의적인 태도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회담을 열자는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의 제안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같이 테이블에 앉으라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반대했다.
송영길 "황교안도 탄핵해야"
일각에서는 '총리 문제'와 관련해 황교안 총리를 박근혜 대통령과 동시에 탄핵해야 한다는 방안도 제안했지만, 의총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황교안 총리도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탄핵해야 한다. 두 분의 권한이 동시에 정리되면, 유일호 권한 대행과 국회가 새로운 총리를 협의해 국정 공백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헌법상 대통령의 경우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탄핵할 수 있고, 국무총리는 재적 의원 과반수만 찬성해도 탄핵할 수 있다. 대통령이 탄핵되면 서열상 대통령 권한 대행은 국무총리가 맡고, 국무총리가 탄핵되면 다시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권한 대행이 된다. 박근혜 대통령과 황교안 총리 탄핵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동시에 처리해서 유일호 경제부총리와 협의해 새로운 '대통령 권한 대행 국무총리'를 세우자는 주장이다.
송영길 의원은 "황교안 총리야말로 부역 세력의 핵심이다. 2014년 정윤회 문건 파동 때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우병우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공조해서 국정 농단 사건을 은폐시킨 것 아니겠나. 그때만 제대로 됐어도 최순실 국정 농단이 이렇게까지 안 왔다"며 황교안 총리를 '직무 유기'로 탄핵하자고 했다.
그러나 이 의견은 의원총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탄핵을 하려면 '헌법과 법률 위반'한다는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황교안 총리는 박근혜 대통령과는 달리 검찰 수사 대상이 아니고, 법률을 위반했다는 법적 근거를 찾기 어려운 탓이다. 설사 국회가 황교안 국무총리 탄핵안 가결에 성공하더라도, 헌법재판소에서 뒤집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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