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성난 100만 민심은 청와대를 향했다. 법원이 이날 청와대 인근 구간 행진을 허용하면서 '합법 행진' 길을 열어줬지만, 경찰은 이를 막았다. 오후 9시 현재 집회 참가자들은 경복궁역 인근에서 경찰과 약 3시간 반째 대치 중이다.
오후 4시에 시작된 민중총궐기 집회가 마무리된 뒤, 집회 참가자들은 "오늘 집회의 목표는 박근혜 퇴진"이라며 청와대를 향해 행진을 시작했다. 그 시각, 광화문광장에서는 문화제가 열리고 있어 행진 대오는 세종문화회관 뒤 정부청사 골목을 통해 나아갔다.
"박근혜는 하야하라"를 외치며 순조롭게 거리 행진을 이어가던 행진 대오는 경복궁역 사거리에서 미리 대기 중이던 수백 명의 경찰 병력과 맞닥뜨렸다.
경찰은 '평화로운 집회, 성숙한 시민의식, 여러분이 지켜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도 띄웠다.
경찰이 행진 마지노선으로 설정한 경복궁역 인근은 청와대 앞 청운효자주민센터와도 약 950여 미터 거리가 있다. '청와대 100미터 이내부터 집회·시위 금지구역'으로 정한 현행 집회와시위에관한법률과는 큰 차이가 난다.
시민들은 "평화로운 행진을 막는 게 누구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시민들은 "경찰 비켜라", "합법 행진 보장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폴리스라인 앞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했다.
'의경은 박근혜의 방패가 아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도 등장했다. 군인권센터에서 마련한 것이었다.
현장에 나온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저희가 집회에서 의무경찰을 전면 배치하는 데 대해 위헌 소지가 있다고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요청과 진정을 제기한 상태"라며 "의경이 투입될 경우 치안보조 업무에 국한돼야 하는데 전면 배치돼있다"며 "전부 끌어왔는데 이러면 민생 치안에도 공백이 생기므로 권력 남용이고, 의경에게는 가혹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후 8시를 지나며, 경복궁 앞에는 광화문광장 등에서 온 시민들로 더욱 북적였다. 시민들은 청와대까지 들리도록 구호는 크게 외쳤으나, 경찰과의 충돌은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좌하며 자유 발언을 이어갔다.
그러나 농민들이 준비한 '박근혜 퇴진 상여'가 이곳에 들어서면서, 시민들은 환호를 보내는 한편 다소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시민들은 더욱 열띠게 "경찰은 물러나라"고 함성을 질렀다.
경찰은 "이곳에 계신 여러분, 광화문 광장에 참여하시라.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달라"며 철수를 유도했다. 그러나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었다. 앉아있던 시민들은 모두 일어나 청와대와 경찰을 향해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집회 참가자들과 경찰의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오후 9시 현재, 약간의 충돌이 발행, 시민 1명이 쓰러져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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