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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의 ‘흥망성쇠’ 함께한 태백관광호텔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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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의 ‘흥망성쇠’ 함께한 태백관광호텔 사라진다

탄광경기 흥청이던 1986년 개장 후 30년 만에 철거

탄광촌 태백과 흥망성쇠를 함께했던 태백관광호텔이 30년 만에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진다.

11일 강원 태백시에 따르면 태백시 황지동 낙동강 발원지 황지연못에 위치한 메르디앙 호텔이 태백문화광장 조성사업 계획에 의해 내달 2일 다이너마이트 발파공법으로 철거된다.

‘강아지도 지폐를 물고 다닌다’는 전설 같은 탄광촌 호경기 시절인 지난 1986년 12월 개장된 메르디앙 호텔은 객실 55개와 사우나, 예식장, 나이트클럽, 빠친코, 커피숍 등을 갖춘 2급 관광호텔이었다.

▲낙동강 발원지 황지연못 공원. ⓒ프레시안(홍춘봉)

당시 태백관광호텔을 세운 사람은 탄광업을 하던 이선형(작고)씨 였고 그는 탄광경기가 오래도록 호황을 누릴 것으로 생각하고 은행대출을 받아 관광호텔업을 시작한 것이다.


태백지역에서 경관이 가장 빼어난 시내 중심지, 황지연못에 빠친코를 갖춘 관광호텔이 들어서자 당시 주변에서는 특혜의혹 논란이 일기도 했다.

낙동강 발원지와 황지지역 주민들의 상수원이면서 근린공원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관광명소, 황지연못에 관광호텔이 들어서자 ‘관광호텔 정원’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석탄산업의 사양화로 인해 폐광의 회오리가 휩쓸면서 탄광촌 경기는 벼랑에 내몰리자 관광호텔은 경영난으로 은행 빚을 상환하지 못해 경매에 넘어갔다.

몇 차례 주인이 바뀐 관광호텔은 한 의료인이 인수해 병원을 개원하려다 주민반대로 무산됐고 다시 주인이 바뀌어 메르디앙 호텔로 운영하다가 태백시가 매입하면서 30년 만에 철거하게 된 것이다.

김강산 향토사학자는 “태백관광호텔은 탄광경기가 호황이던 시절에 개장했으나 경영난으로 주인이 몇 차례 바뀌는 우여곡절을 겪은 건물”이라며 “낙동강 발원지인 황지연못에 관광호텔이 개장하면서 특혜의혹이 일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낙동강 1300리 발원지인 황지연못은 낙동강 유역주민 1300만과 함께 하는 특별한 의미를 간직한 곳”이라며 “먼 미래를 내다보고 낙동강 발원지와 황부자 전설의 의미를 함께 하는 태백의 보물적 가치를 살릴 수 있도록 광장을 조성하기를 기대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태백시는 호텔을 철거한 뒤 내년 7월까지 이곳에 약 20억 원을 들여 다목적광장, 휴게광장, 야외공연장, 종각, 야외편의시설, 산책로, 녹지광장 등을 갖춘 태백의 명소로 조성할 방침이다.

▲내달 2일 철거를 앞두고 영업이 종료된 메르디앙 호텔. ⓒ프레시안(홍춘봉)

태백시 관계자는 “내년 제2회 양대강 발원지축제 개최에 맞춰 공원 확장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시민휴식공원과 태백의 랜드마크로 손색이 없도록 명품공원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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