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6·15남북공동선언범국민실천대회에 불참한 한나라당은 이날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 정책', 6·15 공동 선언 등을 맹비난하는데 열중했다.
한나라당은 당초 안상수 원내대표의 대회 참석을 긍정적으로 검토했으나 지난 12일 이를 취소했다. 조윤선 대변인은 "정병국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공동상임의장 등이 주축이 돼 안 원내대표의 참석을 추진하려고 했지만 초청장을 받은 일도 없고 일부 주최 측 참여 단체의 반발로 불참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대회 참석 대신 한나라당 장광근 사무총장은 14일 오전 기자 간담회를 통해 "6·15 이후 (대북 지원이) 핵의 종잣돈이 돼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 대부분의 인식"이라며 6·15남북공동선언을 비판했다.
장 총장은 김 전 대통령의 6·15 선언 9주년 기념식 연설을 거론하며 "북한이 억울한 일을 당하고 있다고 한 것은 본말이 심하게 전도된 것"이라며 "연설 내용에 금강산 관광객 피살 문제, 억류돼 있는 개성공단 직원의 안위 문제는 전혀 없었다"고 비난했다.
장 총장은 이어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양손에 쥐고 근로자를 볼모로 잡고 터무니없는 조건을 내세우고 위협하는데, 과연 (개성공단 노동자) '숙소 약속 이행'만을 강조할 정도로 안이한 시국인지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다"고 김 전 대통령을 거듭 비난했다.
장 총장의 이같은 강경 발언처럼 한나라당은 대북 문제를 놓고 연일 자극성 이슈를 꺼냈다. 당 정책위원회는 그 일환으로 '핵 폐기물 재처리 금지 완화' 문제를 오는 16일 한미정상회담의 의제에 반영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할 예정이다. 하지만 정부 측은 물론이고 미국이 이런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한나라당, 'DJ 때리기'에 '몰두'?
장광근 사무총장은 김 전 대통령의 '독재' 등의 발언을 문제삼고 "4월 재보선 결과와 조문 정국에 도취돼 결국 6월, 아주 특별하고 민감한 달에 투쟁 방향, 즉 정권 타도 투쟁으로 연결하라는 교시를 내린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지난 12일 김 전 대통령을 "아프리카 반군 지도자"로 비유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좌파 세력들이 이구동성으로 김 전 대통령의 발언에 열정적인 지지를 하는 것은 김 전 대통령 교시에 따라 움직이는 맹신도 정당의 모습"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한나라당의 'DJ 때리기'는 이뿐이 아니다. 전여옥 의원 팬클럽 '전여옥을 지지하는 모임' 최정수 회장은 지난 12일 팬클럽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김대중 씨도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자살하라"고 막말을 쏟아냈다.
최 회장은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정권에 항거하라고 하는 (걸 보니) 김대중 씨는 이젠 살만큼 살았다고 생각하는 바, 차라리 국민 앞에서 사라지든지 아니면 본인이 은덕을 베푼 북한으로 돌아가 편한 여생을 보내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바위에 올라갈 힘이 없으면 본인 자택 2층 옥상에서도 가능할 것이다. 자신이 없으면 본인의 마음의 고향 북으로 돌아가길 우리는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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