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시나리오 작가들이 글을 못 쓰고 있습니다. 어떻게 써도 스펙터클하지 않고, 권력무상에 대해서 글을 쓰려고 해도 현실이 영화를 압도합니다."
현실이 영화를 압도한 현 정국을 보다 못한 문화 예술계 인사 7449명이 시국 선언에 나섰다.
4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는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예술행동위원회' 시국선언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회견이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발표 직후 열린 만큼, 박 대통령 발언 한 마디 한 마디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들은 박 대통령이 '제가 이러려고 대통령했나' 라고 한 발언에 대해 "우리는 이러려고 예술한다. 예술로써 박근혜를 끌어내리겠다"고 했다.
이들은 무엇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중심에 문화체육관광부가 있는 데 대해 통탄했다.
이들은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부터 김종 전 문체부 제2차관 등 이 정권의 문체부 산하 기관장들 상당수가 최순실, 차은택의 인맥과 학연으로 그 자리를 차지하고 문체부 인사와 예산 장악의 주역 혹은 부역 노릇을 했다"며 "문화 융성, 창조 문화 융합이란 국가 문화정책의 슬로건은 오로지 최순실, 차은택의 사익을 위한 허울 좋은 수사에 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공개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명단도 최순실-차은택의 문체부 장악 시점과 맞물려 청와대의 지시로 이루어진 것이 더욱 분명해졌다. 예술 검열, 블랙리스트, 문화 행정 파괴의 실체는 박근혜 대통령"이라며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문화 예술계 인사들이 돌아가며 마이크를 잡아 한 시간을 훌쩍 넘긴 회견이 끝난 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 퇴진 때까지 광화문 광장에서 무기한 '텐트 투쟁'에 돌입하겠다"며 텐트를 꺼냈다.
시국 선언 도중 '현수막을 펼치거나 구호를 외치는 것은 집시법 위반'이라고 경고 방송하던 경찰은 광장에 난입해 텐트 수거를 시도했다. 시국 선언 참가자들은 경찰 제지에도 텐트를 펼치며 "박근혜 퇴진"을 외쳤고, 양측은 결국 충돌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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