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그룹이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탈 말 구입비 등으로 35억 원이라는 거액을 직접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삼성 계열사 자금이 최순실 씨의 계좌로 흘러들어간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최순실 특별수사본부(이영렬 본부장)'는 삼성이 독일에 있는 최순실 씨의 모녀가 100% 지분을 소유한 회사인 비덱스포츠에 280만 유로(35억 원)을 건넨 흔적을 포착했다. 이 돈 가운데 10억 원가량이 정유라 씨가 타고 있는 그랑프리대회 우승마인 '비타나V'를 사는 데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2015년 9월~10월 최순실 씨 모녀의 회사 비덱스포츠(당시 이름 코레스포츠)와 명마 구입 및 관리, 말 이동을 취한 특수 차량 대여, 현지 대회 참가 지원 등을 위한 10개월짜리 컨설팅 계약을 맺었다고 <조선일보>가 2일 보도했다. 2020년 도쿄 올림픽 승마 유망주를 육성한다는 명목에서다. 삼성이 35억 원을 오로지 정유라 씨의 도쿄 올림픽 진출을 위해 지원한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승마 국가 대표였던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를 지원하긴 했지만, 승마협회장(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회사로서 이뤄진 후원"이라고 말했다고 <중앙일보>가 2일 보도했다. 삼성 관계자는 "승마협회를 통해 국가 대표를 지원하기로 했으나 협회 시스템이 미비해 당시 국가 대표였던 정유라를 직접 지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애초 삼성이 정유라 씨를 위해 말을 지원해줬다는 보도가 나왔을 당시, 삼성 측은 "사실 관계가 확인되지 않는다", "사실 무근"이라며 부인한 바 있다. 하지만 검찰이 미르 재단, K스포츠 재단에 출연금을 낸 16개 대기업들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자, 삼성 측은 말을 바꿨다.
삼성 그룹은 미르 재단과 K스포츠 재단에 204억 원을 출연했다. 대기업 54개사가 낸 총 774억 원 가운데 26%가 넘는 돈을 내놓아 가장 많은 지원을 했다.
삼성 그룹은 정유라 씨의 독일 현지 승마장을 샀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문구업체인 모나미사가 독일에 있는 루돌프 질링거 승마장을 샀는데, 이 자금의 출처가 삼성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정유라 씨는 국제승마연맹 홈페이지에 자신을 '삼성팀 소속'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삼성, 최순실 딸 위해 독일 승마 경기장 구입?", 최순실 딸 "나는 삼성팀 소속…아버지는 대통령 보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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