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망치와 정, 쇠지렛대(빠루)를 동원해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회의실 한 쪽 문을 뜯어냈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봉쇄에 막혀 '진입'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한미 FTA 비준동의안 상정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가 극으로 치닫고 있다.
18일 정오 현재, 통외통위 회의실 앞에선 한나라당 의원 및 당직자와 국회경위들과 민주당 의원 및 당직자들의 공방이 여전하다.
고성과 욕설, 치열한 몸싸움이 진행되고 있고 한겨울이지만 통외통위 앞 복도는 땀냄새로 진동하는 상황이다. 회의장 문이 봉쇄된 가운데, 민주당 최규식 의원이 오전 일찍 혼전 양상을 틈타 회의장 안에 들어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가 전쟁을 벌이는 와중에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와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가 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즉석 회동을 가졌지만 별다른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홍 원내대표는 한미 FTA 비준안 상정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여야 간사 협의를 제안했지만 원 원내대표는 비준안 상정을 전제로 한 오후 회의를 철회하고 회의장 밖에 배치된 국회 경위를 철수시켜야 간사협의에 임할 수 있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홍 원내대표는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자 "박 진 위원장과 협의한 뒤 빠른 시간 내에 알려주겠다"는 말을 남겼다.
앞서 민주당 박병석 정책위의장은 김형오 국회의장을 만나 "질서유지권 발동을 취소해야 한다. 이번에도 한나라당이 무리하게 안건을 처리하면 장외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민주당의 전투력이 통외통위로 집중된 사이 국방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렸다. 민주당 의원들이 불참한 국방위에서는 주한미군기지 이전 관련 법, 방위사업관련 법 등 총 5건의 법안이 법안심사소위에 회부됐다. 또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도 소집된 상황이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부족한 머릿수로 효율적인 전술을 짜느라 진땀을 흘리는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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