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봇물 터진 '최순실 관련 증언'…검찰 수사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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봇물 터진 '최순실 관련 증언'…검찰 수사 향방은?

검찰, 미르·K스포츠 핵심인사 소환 조사…새누리 "수사 결과 빨리 나왔으면"

눈덩이처럼 커진 '최순실 게이트' 의혹에, 검찰이 미르·K스포츠 재단 관계자들을 잇달아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언론 보도를 통해 추가 의혹들이 더 불거지고 있는 와중에서다. 새누리당에서는 "의혹들이 검찰 조사를 통해 재판으로 빨리 이어져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이정현 대표)라는 반응이 나왔다.

검찰은 일요일인 23일 김형수 전 미르재단 이사장과 김필승 K스포츠 재단 이사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 조사했다.

김 전 이사장은 박근혜 정부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는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의 대학 은사로, 지난해 10월 미르 재단이 출범할 때 초대 이사장으로 초빙됐다. 검찰은 김 전 이사장을 상대로, 재단 인사나 운영 등에 차 전 단장이나 최순실 씨가 개입했는지 여부를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이사장은 조사를 받기 전 취재진에게 "학생들에게 부끄러운 것 하나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필승 이사를 상대로도 K스포츠 재단 설립과 운영 과정에 최 씨가 영향을 미쳤는지 조사했다. 최 씨가 '재단 자금을 유용'했는지 여부도 검찰의 수사 대상이었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일 "어느 누구라도 재단과 관련해서 자금 유용 등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면 엄정히 처벌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는 검찰 조사 전 기자들에게 "최 씨를 잘 모른다"고 말했다.

최순실, 추가 의혹은?

박근혜 대통령 '비선 실세' 행세를 한 것으로 알려진 최순실 씨는 한국과 독일에 '더블루K', '비덱' 등의 회사를 차려 K스포츠 재단의 돈을 빼돌리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전날인 22일 JTBC 방송은 "K스포츠 재단이 최 씨의 회사 '더블루K'의 해외 협약을 위해 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더블루K의 사업 파트너가 된 독일 스포츠 단체 '노르딕장애인스키협회'의 협회장이 "K스포츠 재단이 더블루K를 위해 일하는 하부 조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22일에는 최 씨가 자신 소유의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물에서 카페를 운영하면서, 이 카페를 정·관·재계 인사들을 만나는 '아지트'로 활용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최 씨가 지난 8월까지 운영한 이 카페 '테스타 로사'의 이사는 바로 미르 재단 사무실을 재단 설립 이전부터 임차했던 김모 씨였다.

김 씨는 차 전 단장의 최측근 후배로 알려진 인물이다. 신문은 "이 카페를 통해 ‘최순실→김 씨→차은택→미르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라며 "카페 운영을 잘 알고 있는 한 인사는 정권 실세 친인척과 대기업 회장 등이 이 카페에 자주 왔다고 주변에 말했다. 소문이 퍼지면서 검찰이 기소해 재판 중인 대기업 총수가 최 씨를 면담하려고 시도했지만 최 씨가 만나주지 않은 일도 있었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또 같은날 <한겨레>는 대한항공이 모 부장을 승진 발령시킨 이유는 청와대 모 수석비서관의 인사 청탁 전화 때문이었으며, 이 수석비서관은 "내 개인적 부탁이 아니라 '윗분'의 뜻"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대한항공이 '윗분'이라는 소리에 놀라 알아보니, 해당 부장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근무하는 사람으로 최 씨가 해당 공항을 이용할 때 친절하게 편의를 봐 줬던 사람이었다고 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신문에 "최 씨가 그 부장에 대해 대단히 고마워하며 박 대통령에게 '매우 훌륭한 사람이 있더라'고 말한 것으로 파악이 됐다"고 말했다.

최순실, 朴대통령과 무슨 관계?

박 대통령과 최 씨의 관계에 대한 주변 인물의 증언도 나왔다. <주간경향>은 최 씨의 전남편이자 박 대통령의 전 보좌관인 정윤회 씨의 아버지 정모 씨를 인터뷰했다며, 정 씨가 "최태민 목사가 돌아가신 후 사모님, 그러니까 최순실 씨 어머니 팔순 잔치가 열렸는데 거기에 박 대통령이 참석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정 씨는 '아들 정윤회 씨보다 며느리였던 최 씨가 더 실세라는 소문이 있다'는 질문에 "진짜다. 사실이다. 대통령도 인정하고 실제로 그렇다"며 "(정윤회는) 대통령이 자기보다는 (최순실을) 더 신뢰하고 신임하고 인정하는구나 하고 생각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정 씨는 또 아들 부부가 이혼한 이유에 대해 "애비(정윤회)가 좀 힘을 많이 받았다. 대통령이 믿고 하셨나 보다. 그리고 애(정윤회)는 너무 자신을 가졌는데, 그게 유연이 애미(최순실) 보기에는 좀 불안했었나 보다. 활동하는 것을 조금 억제했나 보다"라며 "그 전에(대통령 당선 전에) 이미 대통령이 (정윤회를) 인정 안 하게끔, 그렇게 이미 애미가 이야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 유연이 애미가 대통령에게 진언한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나 보다"고 했다.

검찰은 최 씨가 독일로 출국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날 <중앙일보> 일요판은 최 씨가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그라벤비젠벡가(街)의 단독주택에 최근까지 머물렀던 것이 확인됐다면서, 이 주택 뒤뜰 쓰레기통에서 영문으로 '정유라'라고 쓰인 4월 30일자 대한항공 비행기 티켓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정유라는 최 씨의 딸이다. 인근 주민들은 이 집에 최 씨와 정 씨 외에도 "이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아이" 한 명이 살았다고 증언했다고 한다.

이정현 "빨리 재판 결과 나왔으면…"


검찰이 갑자기 수사에 속도를 낸 것은 지난 20일 박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 공개 발언을 통해 메시지를 던진 다음부터다. 우연일까. 다음날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새누리 인천시당 주요 당직자 워크숍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박근혜 정부가 많은 부분들에서 의혹을 사고 있다. 저는 조금도 편을 들고 싶지 않다. 저는 차라리 지금 제기되고 있는 그런 의혹들이 검찰의 조사를 통해서, 정말 재판으로 빨리 이어져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 누가 됐든 저는 빨리 검찰 조사가 끝나서, 검찰 조사를 제대로 해서, 그 사람들이 구속되거나 문제가 있으면 판결을 받았으면 좋겠다."

이 대표는 과거의 '십상시' 의혹 등을 언급하면서 "이 정권 출범하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야당에 의해서 수없이 많은 의혹들이 제기됐지만, 그 결과 감옥에 간 사례가 몇 건이나 있나 생각해 보시라"며 "그렇기 때문에 저는 지금 거론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 법적으로 고발을 하고, 검찰에서 수사를 받고, 법원 판결을 받고, 이렇게 빨리빨리 정리가 되서 명백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22일 충북 방문 일정에서도 "비행기에서도 조는 모습 한 번 보이지 않던 박 대통령이 몸이 흐트러진 적이 한 번 있었다. 2005년, 동생 박지만 EG 회장이 아이를 낳았을 때"라며 "(그러나) 대통령이 된 후 4년 동안 그렇게 좋아하는 남동생, 올케, 조카를 청와대에 단 한 발자국도 못 들어오게 한 사람이 박 대통령이다. 그런 대통령을 계속해서 억지스럽게 공격하는 것이 야당"이라고 '최순실 게이트' 관련 의혹 제기를 '억지'라고 몰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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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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