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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복지 국가'를 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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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복지 국가'를 말하자

[프레시안 books] <이상이의 복지국가 강의>

복지 국가 담론은 지난 대선을 기점으로 좌우를 가리지 않고 거론된다. 고성장 시대가 끝나고 그간의 질주 뒤 남은 부작용을 이제야 한국 사회가 직면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 중에서도 심각한 수준의 경제 불평등이 고착화한 사회를 바꿀 방법으로 복지 시스템 강화가 이야기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복지 강화로 나아가는 방법은 정치적 이해에 따라 엇갈리며 충분히 논의되지 못한다. 전면적 복지가 여전히 우리 사회 한편에서 시혜처럼 이해되는 이유다.

<이상이의 복지 국가 강의>(이상이·박은선 지음, 밈 펴냄)는 지난 2007년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출범 이후 9년간 복지 국가 시스템 도입을 강조한 이상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가 그간의 강의 내용과 생각을 전직 고교 교사인 박은선 씨와 함께 정리한 책이다.

책은 크게 세 단락으로 나뉜다. 복지 국가 체제가 왜 필요한지를 설명한 후, 우리 사회가 추구할 복지 국가 모델을 제시한다. 이어 그 길로 나갈 방법론을 제안했다. 바람직한 복지 국가 체제를 우리 사회에 안착시키기 위한 A부터 Z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책인 셈이다.

책은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복지 국가 체제에 관한 오해를 바로잡아야 함을 강조한다. 대표적인 오해의 하나로 '경제와 복지는 대립한다'는 생각을 꼽는다. 실제 한국 정치 상황과 맞물리며 복지 국가 체제는 성장 동력을 갉아먹는 체제 정도로 이해되는 경향이 있다. 여당이 이 같은 담론을 퍼뜨리며 전면적 복지 시스템 도입을 반대하고 선별적 복지 체제 도입을 이야기하는 게 대표적 사례다.

책은 이처럼 경제와 복지가 떨어진 영역이라는 오해가 복지 시스템 도입을 방해하는 큰 장애물이라고 강조한다. 오히려 바람직한 복지 국가 모델은 경제와 복지가 유기적으로 결합한 '경제-복지 통합 체제'라고 강조한다. 나아가 책은 복지에 무관심한 경제학자, 경제에 무지한 사회복지학자가 경제와 복지의 통합적 사고를 낳지 못하는 인식론적 한계를 낳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상이의 복지 국가 강의>가 이와 같은 한계를 스스로 돌파하고자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이상이의 복지국가 강의>(이상이·박은선 지음, 밈 펴냄). ⓒ밈
책은 신자유주의 체제를 강화하는 한편, 선별적 복지 체제를 도입한 영국과 북유럽 모델, 그리고 둘을 절충한 중부 유럽 모델의 세 가지 사례를 설명한 후, 북유럽 복지 국가 모델을 우리 사회의 바람직한 추구 모델로 꼽는다. 여러 사회적·경제적 지표를 들어 책은 신자유주의적 사고가 휩쓰는 한국과 북유럽 국가의 오늘을 선명히 비교한다.

특히 책의 10장은 이상이 교수가 그리는 복지 국가 모델의 세부 시스템을 정리했기에, 대선을 앞두고 여야의 복지 정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법하다. 책은 ▲ 국민건강보험 강화 ▲ 아동 수당 제도 도입 ▲ 청년 고용 소득 보장 제도 도입 ▲ 기초연금 확충 ▲ 최저 임금 인상 및 노동 환경 개선 ▲ 노동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제도 도입 ▲ 사회 서비스의 공공성 확충 등의 방법론을 제안했다.

책은 특히 복지 국가 체제로 나가기 위해 정치의 중요성을 언급한다. 정당이 올바른 복지 국가 모델을 우리 사회에 도입하려 노력하고, 유권자가 이 모델에 관심을 가져야만 더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책은 강조한다. 책은 대선을 앞두고 정당 정책가는 물론, 유권자에게도 바람직한 복지 국가 모델을 제시하는 이에게 표를 줘야 한다고 강조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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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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