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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미피케이션은 북미와 유럽지역이 앞서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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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미피케이션은 북미와 유럽지역이 앞서가고 있다

[김상균 교수의 ‘대학의 미래-교육혁신에서 길을 찾다’] ①게이미피케이션, 대학교육에 재미를 더하다

게이미피케이션, 대학교육에 재미를 더하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공부시간은 OECD 평균의 150%에 달한다. 다른 나라 학생들이 하루 6시간을 공부한다면, 우리 학생들은 9시간을 공부하는 셈이다.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노동시간은 OECD에서 1, 2위를 지속적으로 다투고 있다. 학습과 노동환경의 만족도는 후순위를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 기준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 수명은 대략 80세 정도라고 한다. 지속적으로 수명이 늘어나는 추세이니 지금의 청춘들은 대략 90세는 족히 살 듯하다.

앞서 언급한 OECD 자료를 놓고 우리 청춘들의 90년 삶을 3등분으로 단순화 시키면 대략 이러하다.

처음 30년은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해 인내심을 갖고 공부한다. 그 다음 30년은 마지막 남은 30년의 평온함을 기대하며 인내심을 갖고 일한다. 미래의 행복을 바라보며, 현재의 즐거움을 포기하는 이런 삶이 온전한 것인가?

이 의문에 내가 답을 하기는 어렵지만 최소한 우리가 대학에서 마주치는 청춘들이 지금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오늘의 공부를 즐기길 바라며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을 소개한다.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 속에 있는 스토리, 다양한 미션, 재미 요소 등을 게임이 아닌 영역에 접목해 사람들이 싫어하거나 어려워하는 것을 게임처럼 즐기도록 만드는 방법이다.

공공 서비스, 기업경영, 의료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성공사례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교육에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과학, 공학, 인문, 사회, 예술 등 다양한 학문 영역에서 게이미피케이션을 접목해 재미있는 교육 프로그램들을 만들고 있다.

주로 북미와 유럽지역이 앞서가고 있다. 아쉽지만 국내에서는 교육 게이미피케이션이 아직 도입기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로 판단된다.

▲게이미피케이션에 대한 관심도. ⓒ구글트렌드

게임의 기본구조는 플레이어가 미션을 수행해서 포인트를 받고 누적된 포인트로 보상을 교환하는 형태이다.

여기에 플레어이들 간에 자유로운 소통을 돕는 다양한 장치를 제공하는 구조이다. 교육에 게임을 접목하는 방법은 일면 단순하다.

게임의 기본 구조인 명확하고 도전해볼만한 미션, 공정하고 빠르게 지급되는 포인트, 플레이어가 좋아하는 시기적절한 보상, 이 세 요소의 순환구조를 닮도록 수업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학생들 간, 학생과 교수 간에 편안한 소통을 돕는 장치를 만들어주는 방식이다.

▲교육 게이미피케이션의 기본 구조. ⓒ김상균 강원대 교수

기존의 대학 수업은 이와 정반대의 모습에 가깝다. 교수가 학생들에게 제시하는 과제는 모호하거나 지나치게 어려운 경우가 많다.

과제를 제출한 10팀 중 8팀에게 0점을 줬다는 이야기를 자랑스럽게 하는 교수들이 있는데, 이는 학생의 문제라기보다는 처음부터 잘못된 과제를 제시한 교수의 문제이다. 과제에 대한 피드백과 평가가 매우 느리다.

내가 학부를 다니던 시절보다는 많이 개선된 듯하지만, 여전히 학기말이 되어서야 출석, 시험, 과제 점수 등을 몰아서 공개하는 교수들이 많다. 일부는 아무런 피드백 없이 학점만 덩그러니 보여주기도 한다.

그리고 학생들 간, 학생과 교수 간 정서적 교류를 위한 요소가 거의 없다. 학생 수가 30명이건, 100명이건 그저 1대 N의 관계로 교수의 강의를 한 학기 내내 받아 적기만 하는 경우가 흔하다. 학습과정에서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성장시키는 과정이 빠진 셈이다.

교육 게이미피케이션은 대학 수업에 현란한 그래픽이나 음향 효과를 넣자는 접근이 아니다. 실현 가능한 과제를 구체적인 작은 단위로 나누어 학생들에게 제시하고, 학생들의 성과를 빠르게 평가해서 피드백하며 좋은 결과에 대해서는 작은 보상이라도 만들어서 재미있게 제공하자는 취지이다.

여기에 수업에 참여하는 모든 구성원들이 매수업마다 서로 즐겁게 의견을 나눌 기회를 더하면 된다.

▲김상균 교수가 수업에서 사용하는 보상 수단인 마법카드. ⓒ김상균 강원대 교수

▲팀과제 수행 후 진행되는 미니인터뷰. ⓒ김상균 강원대 교수

국내에도 교육 게이미피케이션을 시도하는 교수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으나 아직은 교육 게이미피케이션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불안감이 가시지는 않은 듯하다.

첫째, 재미를 가지고 학생들을 몰입시키는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있다.

전통적인 교육에서는 학생들을 몰입하게 만들기 위해, 교수가 학생들에게 배움의 의미와 목적을 잘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의미를 알고 몰입해서 공부하다보면, 공부가 재미있어진다는 접근이다. 취지는 공감하지만, 실효성에는 큰 의문이 든다. 15주 수업 중에 몇 주차가 지나서야 학생들이 그 과목을 배우는 의미를 온전히 파악할 수 있을까? 단언컨대 빨라야 중간고사 이후이다.

교육 게이미피케이션은 배움의 의미전달을 포기하는 방식이 아니다. 다만 순서를 뒤집었을 뿐이다. 재미가 있어서 몰입해서 공부하다가 그 배움에 담긴 의미를 알도록 하자는 취지이다.

둘째, 공부에 재미를 더하려는 방법을 거북하게 느끼는 분들이 있다.

“공부는 원래 인내심을 갖고, 참으면서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모대학에서 게이미피케이션을 주제로 특강을 했을 때, 한 참가자가 내게 던진 질문이다.

이 질문에는 공부에 대한 우리의 오해 또는 세뇌가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 의미있는 작업은 고통스러워야 한다는 기본가정이 깔려있다. 그래서 공부나 일처럼 의미를 두고 해야 하는 무언가는 고통스러운 게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내가 철학자는 아니지만, 되묻고 싶다. “의미있는 작업은 왜 꼭 고통스러워야 하는가?” 고통스럽게 공부한 결과와 재미있게 공부한 결과 중 무엇이 우리의 삶에 더 이로울 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는 몇 회에 걸쳐 국내외 대학의 교육 게이미피케이션 사례와 더불어 대학 교육의 게이미피케이션을 위해 함께 풀어야할 문제들을 제시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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