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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언론에 예민 반응…줄줄 새는 '오프더레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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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언론에 예민 반응…줄줄 새는 '오프더레코드'

조직 개편기 '내부 갈등'이 원인?

최근 언론보도에 대해 청와대가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고 있다. 2009년을 국정운영의 '터닝포인트'로 보고 내부 정비를 서두르는 와중에 이런저런 구설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민감한 발언이 곧바로 신문에…

실제로 최근에는 비공개 회의석상에서 나온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이 고스란히 언론에 보도되면서 파문이 벌어진 일이 적지 않았다.

대운하 '우회 상장' 논란을 일으킨 "4대강 정비사업이면 어떻고, 운하면 어떠냐. 비판이 있더라도 나라에 도움이 된다면 추진해야 한다"는 발언이 대표적인 예다.

보수진영이 추진하고 있는 '교과서 개정' 파동과 관련해 이 대통령이 "그 출판사(금성출판사)는 정부가 두렵지 않느냐"고 한 발언도 비공개 회의석상에서 나온 말이었다.

정정길 대통령 실장의 경우에도 최근 한나라당 내 친박(親朴)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내년 2월이 되면 대졸 실업자들이 쏟아지고, 3~4월이 되면 많은 중소기업들이 부도가 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며 "이들이 (상황을) 구조적 문제로 돌리게 되면 현 정부나 체제에 대한 위협세력이 될 수 있다"고 말한 게 보도돼 파문이 일었다.

일각에선 가시권에 들어온 청와대 조직개편과 맞물려 일부 참모들이 기자들과 '위험한 장난'을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자신들의 자리보전을 위해 대통령의 민감성 발언 등 '고급정보'를 줄줄이 흘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

하지만 최근 이 대통령이 참모진에게 "기자를 만날 경우 사전에 보고하라"고 '함구령'을 내린 것까지 같은 과정을 통해 언론에 보도되고 말았다. 일종의 '보안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뉴시스

'비보도 요청' 묵살 사례도

청와대가 '오프 더 레코드(비보도)'를 요청한 이 대통령의 발언이 그대로 보도되는 일도 있었다.

지난 2일 이 대통령은 제45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이희범 무역협회장과 환담하면서 "내년 상반기가 최악의 상태고, 그 다음에 2~3% 마이너스 할 것이다. 하반기에는 성장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자칫하면 내년 한국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었다.

논란을 의식한 청와대 측은 "'마이너스 2~3%'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불분명할 뿐 아니라 실제 발언여부도 명확치 않은 만큼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당시 현장에 있었던 기자는 "해당 발언을 분명히 들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고, 일부 언론은 이를 그대로 기사화했다. 청와대 대변인실의 '협조요청'이 묵살된 셈.

이밖에 청와대 조직개편과 개각을 둘러싼 여권 내부의 힘겨루기,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설정을 둘러싼 각종 '정치 시나리오'에 대한 보도에 대해서도 청와대 측은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이 선정적 경쟁에 치우쳐…가끔은 '위기극복'에 초점을"

이와 관련해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3일 기자들과 만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위기를 어떻게 넘을까 하는 문제가 아니냐"면서 "언론도 가끔은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춰 달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선정적 경쟁에만 치우치지 말아 달라"며 "재미있는 기사가 꼭 좋은 기사는 아니지 않느냐"고 거듭 강조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민주당 최영희 의원이 최근 청와대의 '2008년 월별 신규 취득한 재물현황'을 공개하면서 "취임 7개월 만에 14억 원이 넘는 돈을 물품구입비로 썼다"고 지적한 것과 관련해서도 이 대변인은 이를 인용해 보도한 언론을 문제삼았다.

이 대변인은 "이런 기사가 나오면 기자들이 야단을 쳐 줘야 하는 게 아니냐"며 "시비 걸 것을 걸어야지…"라고 말했다.

특히 이 대변인은 "노무현 정부 출범 첫해인 2003년 한 해 동안 청와대의 물품구입비가 32억 원이었다. 뭐가 많다는 것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 대변인은 "정권이 교체되면서 하다못해 로고도 바뀌었고, 명함부터 사무용품까지 비용이 든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14억 원에 '0'이 하나 더 붙으면 모를까, 이 정도를 문제삼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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